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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누가 듣는가 -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동효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평점 :
가끔씩은 이렇게 제목만으로는 아무것도 짐작할 수 없는 책이 시선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거기다가 ㅇㅇ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고 만다. 책을 펼쳐서 가장 먼저 찾아보았던 것이
심사평이었다. 작가의 이력부터 찾아보았던 보통때와는 다르게 수상작이 된 이유부터가 궁금했던 까닭이다. '진정성'이란 말이 보였다. 소설적
장치들이 없다는 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사여구가 없다는 건 날 것으로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어서.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시간을 책과 글에 빠졌을 법한 작가의 이력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전적인 냄새도 풀풀 풍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실감나게 그려낼 수가 없지,
싶어서. 그러나 모든 건 속까지 들춰봐야 안다.
80년대의 특징을 말하자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데모현장이다. LP판으로
음악을 틀어주던 음악다방도 꽤나 유행했던 시절이었고,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거나 '안녕하세요, 김기덕입니다'와 같은 라디오 방송을 열심히
들었으며, 사랑하는 연인들을 안타깝게 하던 통금이 해제되었고, 일본색이 남아있었던 아이들의 교복이 자율화되었고, 소니
워크맨 하나 갖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속에 품어보기도 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5공화국 시절이었다는 것이다. 올림픽이 개최되었으나 그 영향으로 많은 사람이 도심주변으로 쫓겨나야 하는
모순도 발생했다.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던 시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느닷없이 웬 80년대 타령이냐고? 맞다. 이 책의
배경이 바로 그 시대를 담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어느정도는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는 분위기로 그저 평범한 한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벗어나고 싶었던 집에 살았던 한 남자의 어린 시절과 그 남자의 학창시절을 거쳐서,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그리고 다시 돌아온 그자리....
그다지 돌이켜보고 싶지 않았을 기억을 꺼내며 주인공의 삶을 따라간다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청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았던 7,80년대의 기억들은 내게도 추억이라는 달콤한 말로 다가오지 않는 까닭이다. 지나간 것은 모두가
아름답다고? 그런 말은 그렇게 쉽게 하는 게 아니다. 성장소설을 읽는 것처럼 주인공이 살아내는 삶의 여정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자신의 꺾여진 욕망을 어쩌지 못한 채 현실을 부정하며 술로 달래는 아버지와,
어떻게든 삶의 고리를 연결시켜보고자 했던 어머니의 어긋난 사랑은 하나뿐인 자식에게 예리한 칼날처럼 가슴속에 박혀버리고 말았다. 그 아픔을
끌어안고 자신의 삶과 부딪쳐야 했던 주인공의 정서는 보여지는 것처럼 아주 당연한 수순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마지막에 보여준 어머니의 일기는 뭔가 알 수 없는 뭉클함에 젖어들게 한다. 누군가는 말해줘야만 할 것 같아서, 라는 어머니의 고백이
없었다면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를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 했다
그 노래를 들었던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겠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사랑에 아파하고 삶에
대해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그 노래가 어떤 노래가 되었든 저마다의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을 노래 한구절이 궁금해진다.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아있을
노래 한구절. 나는 그 시절에 어떤 노래를 들었던가. 책을 덮자 문득 뒷표지의 말이 가슴속을 파고 든다. 모두가 다 알지만 나만 모르는 비밀, 삶에는 언제나 그런 것이 숨겨져
있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