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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암브로시오 성당의 수녀들 - 1858년 하느님의 성전에서 벌어진 최초의 종교 스캔들
후베르트 볼프 지음, 김신종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책의 두께가 만만치않다. 제목 아래 보이는 문구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더구나 수녀를 묘사한 그림 또한 왠지 수상쩍다.
1858년 하느님의 성전에서 벌어진 최초의 종교 스캔들, 이 얼마나 유혹적인 문구인지... 보여주지 않는 것에 대하여, 혹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강한 끌림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인간의
속성중 하나가 아닐까? 보여주기 싫다는데도 굳이 봐야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아마도 그런 속성중의 하나를 자극하기 위한 문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꾸며진 소설도 많았으니까. 분명 그런 걸거라고 짐작하며 책을
펼쳤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한가지 생각이 나를 사로잡고 놔주지 않았다. 도대체 이 책은 뭘 말하고 싶은거야? 왜 이런 책을
세상에 내보낸거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나를 밀어붙인듯
하다.
인간에게는 도대체 몇가지의 감정이 존재하는 것일까? 四端七情이면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의 착한 본성에서 나온다는 惻隱之心, 羞惡之心, 辭讓之心, 是非之心의 네 가지 감정을 四端이라 하고 喜, 怒, 哀, 樂, 愛, 惡, 欲의 7가지 감정을
七情이라 한다고 우리는 학창시절에 배웠다. 그 7가지 감정을 더 세밀하게
표현한다면 상당히 많은 감정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을거라는 호기심이 생겨 인간의 감정에 대한 주제를 한번 찾아보았다. 한국어로 표현되어질 수
있는 감정이 434종이나 된다는 말이 보인다. 그 중에서 기분좋은 상태를 표현한 것이 28%이고 기분나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72%라는 말도 보인다. 놀랍지 않은가! 느닷없이 왜
감정타령이냐고?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셀 수 없이 많은 규율밑에 깔린 인간의 본성이란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다.
다시말해 왠지 신비롭게 다가오는 그들 역시 인간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그렇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으로는
신의 계율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만용(?)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까?
얼핏 보면 소설일것 같지만 이건 그냥 기록일 뿐이다. 그러나 그다지 유쾌해보이지 않는
내용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샅샅히 열거해야만 했던 이유를 모르겠다. 종교의 신성성에 반기를 들었거나 그 반대로 그 신성성을 더 돝보이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이분법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수도원에서 벌어졌던 수녀들의 동성애, 수녀와 수사가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그
과정들이 왠지 역겨운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세상에 밝혀지길 꺼려했으나 끝내는 역사가 후베르트 보프가 바티칸의 기록보관실에서 찾아냈다는 문서들.
그리고 적나라하게 까발려진 그들의 추잡함.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종교재판소에서 다루었다는 그 사건으로 인해
종교에 무슨 변화가 생겼을까? 아마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모든 종교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으니.. 아직 종교가 없는 나의 지론으로 볼 때 세상 어디나 사람사는 모습은 똑같다! 그들에게 신성성을 요구하는 것이
욕심일지도...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