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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지영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일단은 노후가 불안한 싱글을 위한 경제 지침서라는 말에 많은 사람이 유혹을 느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마치 분량이 많아 무거운 숙제를 떠안은 것마냥 모두가 늙어진 후의 삶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하고 말한다. 그렇다면 밝은 노후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내야만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처럼 누군가 당신에게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 라고 묻는다면? 그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라는 말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노후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노후를 잘 보내기 위해서 지금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복지' 라는 뜨거운 감자를 앞에 두고 산다. 덥썩 집어먹자니 너무 뜨겁고 안먹자니 아까운 뭐 그런거 말이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그 뜨거운 감자에 대해 왈가왈부 할 만큼의 성장을 가져왔는가를. 복지열풍에 데여 끝없이 추락해버린 나라의 예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먹여 살릴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돈이 모이지 않은 걸까?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이 한마디는 정말이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왜 그럴까? 돈은 왜 나만 피해가는 걸까? 왜 나만 이렇게 맨날 허덕이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웬만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해보았을 생각이다. 그렇다면 정말 돈이 나만 피해가는 것일까? 맨날 나만 이렇게 허덕이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한번만 눈을 돌려 주변을 바라보면 알 수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대체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저런 질문 따위는 내 안에서 얼른 버려야만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책, 정말 무섭다. 어쩌면 읽다가 휙하니 던져버리고 싶어질런지도 모르겠다. 하나같이 바보같은 내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으니 은근슬쩍 화가 날만도 하겠다. 하나같이 내가 한번쯤은 해 보았을 그런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슬그머니 짜증이 날만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직시해야만 하는 것을!
연애, 결혼, 자녀를 포기한 삼포세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탓일까? 사회탓이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의 생활자체가 어쩐지 비틀어져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 비틀어짐을 유도하는 첫번째 공격자는 허세다. 싱글이든 싱글이 아니든 그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몇 안될 것이다. 'Sale이라 쓰고 살래!로 읽는다' 는 말이 우스워보여도 전혀 우스운 말이 아닌 까닭이다.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정말로 나는 고객일까, 호구일까? 를. 두번째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은 어설픈 사람노릇하기다. 이 부분 역시 백퍼센트 공감하는 바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보다는 남들의 현실에 자신을 꿰어맞추며 살아가고 있다. 남이 그렇게 하는데 나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는 너무도 흔하게 볼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남이 내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굳이 남의 흐름속에 나자신을 꾸역꾸역 밀어넣으며 힘겨워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세번째 공격자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푸어(Poor)가 되어야만 했는지, 빚의 노예가 되어야만 했는지, 어째서 그렇게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런 아픔을 갖고 있는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말하고 있음이다. 더 답답하고 가슴 쓰린 현실은 국가가 더 이상은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다음으로 가짜 재태크와 노후를 공격자로 들었지만 굳이 세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짐작하고도 남을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의하면 재테크는 단 1%의 사람들만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니 싱글들이여 재테크의 상상에서 벗어나라!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한번만 더 생각해 보라! 과연 나는 나로써 살아가고 있는지 돌이켜보라! 남의 틀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닌 것이다. 나를 주어로 내세울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겠지만 앞서 말한 공격자들의 유형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의외로 답은 아주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내세우고 있는 저성장, 저고용, 저소득 시대의 생존 5계명(-179쪽) 을 한번 되새겨보자. 하나, 무조건 빚부터 갚아라. 빚이라 하면 거창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 쓰고 있는 카드의 할부금도 역시 빚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내가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둘, 버는 돈 한도 내에서만 써라. 조금 벌면서 많이 쓰고자 하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욕망과 욕심은 끝도 없다. 그러나 그 욕망과 욕심을 채우는 것도 내 돈안에서 해결해야만 한다. 남의 돈으로 내 욕망을 채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편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말은 아마도 누구나 다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셋, 내 삶의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라.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당연한 일을 우리는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치부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사회나 타인의 기준에 내 삶의 기준을 맞춰가는 것은 나만의 기준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탓이다. 남의 기준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삶은 이제 그만하자. 넷, 다양한 직업과 직종을 경험하라. 한 우물 파던 시대는 지났다. 한가지만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먹고 살수 있는 방법 또한 그 흐름에 맞춰 변할 수 밖에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말로만 멀티(multi-)를 외칠 게 아니라 실제로도 멀티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안정된 직업, 안정된 삶이라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테니. 다섯, 돈 관리가 답이다. 관리할 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런 말조차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적든 많든 내가 버는 돈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이니 삐죽 입부터 내밀 일은 아니지 싶다.
자, 이제 푸어(Poor)가 되지 않기 위한 결론을 한마디로 내려보자. 지금까지 했던 여러말은 모두 다 잊어버려도 이 한마다만 기억하면 될 것 같다. 돈을 더 많이 벌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조바심 내기보다는 주변의 시선과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연봉 1억이라도 17평 아파트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부터 갖는 것이 더 필요하다.(-160쪽) 콧방귀 뀔 일이 아니다. 내가 생각해봐도 절대진리가 맞다. 자신의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남의 기준에만 맞추려고 하다보니 탈이 나고,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한다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누군가 원망할 대상을 찾게 되는 쳇바퀴를 연신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입맛이 쓰다. 그러나 입에 쓴 것은 몸에 좋다고 했으니 이런 잔소리가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직 오지않은 노후를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의 내 삶을 다시한번 더 체크해보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일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