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주말여행 -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셀프 여행법
안혜연 지음 / 시공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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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EBL 패스? 그렇게 돌아다녔으면서도 이런 게 있다는 걸 몰랐다. EBL 패스... 한마디로 말해 정액권 버스티켓이다. 일정기간 내 무제한으로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표를 말하는데 금,토,일을 빼고 나머지 주중에는 고속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버스를 타도 상관없다. 우등을 타고 싶으면 우등을 타고 심야버스를 타고 싶으면 심야버스를 타면 된다. 단,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이용하는 건 안된다. 좌석표를 얻기 위해서 당일 창구예매만 가능하다는 건 조금 불편하겠지만 모든 걸 앉아서 해결하려고만 하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여행은 가야할 목적지를 정하고 준비를 시작하는 그때부터가 시작인 까닭이다. 어디서 표를 구하냐고? EBL 패스 사이트에서 하면 된다. 친절하게도 고속버스의 노선별 운행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는 코버스 사이트와 이치티켓 사이트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이 얼마나 반가운가! 이걸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대박!


답사를 많이 다니면서 자동차도 타보고 대중교통도 이용해 보았다. 희안하게도 기차를 탄 기억은 별로 없어서 기차에 대한 낭만은 별로 없지만 이러니저러니해도 여행은 버스여행이 참 좋았다. 쭈욱 뻗은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그 맛도 좋지만 구불구불 국도를 지나치며 볼 수 있는 사람사는 풍경들은 그 맛이 또 일품이다. 지금이야 길어진 전철노선으로 왠만한 곳은 다 갈 수 있게 편해진 세상이라 시간과의 싸움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시외버스나 그곳만의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 배차시간과 배차간격을 확인하는 건 필수다. 터미널에서 내려 내가 가고자하는 곳의 버스시간표를 알아보면서 다시 나올 때의 시간또한 잊지 않고 챙겨야만 한다. 안 그랬다가는 낭패를 보는 일이 많을테니 말이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고속버스 환승제도를 제대로 알 수 있어 좋았다. 역시 프로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기억해둬야 할 것은 고속버스 환승정류소. 출발지에서 정안, 횡성, 선산, 인삼랜드 휴게소까지의 승차권을 끊고 환승정류소에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승차권을 사면 된다. 나처럼 기차보다는 버스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대중교통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서가 왜 없을까? 사를 다니면서 늘 아쉬웠던 점 중의 하나였다. 쉽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러 여행서를 들여보았지만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었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밑줄 쫙! 알아두기 코너가 알차다. 답사를 다니면서 내가 마주쳤던 당황스러움과 곤혹스러웠던 점들을 콕콕 짚어주고 있다. 거기다 하나더 보태자면 우물쭈물하지말고 그곳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입은 먹을때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이 책속에 나와 있는 정보만으로도 왠만한 관광지는 접수(?)할 수 있을 듯 하다. 동선을 생각한 여행코스부터 그곳의 버스정보나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지 말라고 맛있는 식당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잠은 어디서 자냐고? 물론 숙소 정보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 숙소들이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니 발빠른 움직임은 필수조건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이 나오기 위해 다녔던 곳은 어디인지. 1박2일로 다녀 온 버스여행길이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생각보다 많다. 대부분 가까운 이웃 고장끼리 묶은 코스였지만 짧은 시간안에 많은 걸 보고 느낄 수 있기를 원한다면 당연한 절차다. 그 중에서 군산과 전주를 함께 돌아보는 여행, 공주와 부여를 함께 돌아보는 여행은 나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솔직하게 말해 1박2일로 느끼기에는 살짝 벅찬 감이 없진 않다. 그러나 욕심을 버린다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여행코스가 아닐까 싶다. 시간에 쫓기는 여행은 그다지 많은 여운을 남기지 못하는 까닭이다.


거두절미하고 딱딱하고 무거운 양장본이 아니라 더 좋았다. 여행서답게 볼거리, 먹을거리, 잠잘곳에 대한 사진도 상당하다. 작은 책속에 많은 것을 담기위해 자신의 욕심을 버린 배려심이 돋보인다. 다시말해 이쁜 책이 아니라 알찬 책으로 만들었다는 말이다. 이 책이라면 베낭에 넣고 함께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겠다. 한가지 흠이라면 유명세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름만 대면 아하. 거기! 할 수 있는 곳들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소도시의 구석구석까지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여행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들고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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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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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반전은 뭐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걸려들고 말았다. 그러니까 이 세상이 아직까지는 정의롭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별것 없을 것 같은 인생이라도 한번쯤은 최선을 다해 살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일까?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마지막 날의 대화가 왠지 낯설다. 이제 마지막인데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 같은거 하나씩 말해보기로 할까? 엄마의 제안에 아빠도 나도 그저 심드렁할 뿐, 이제와서 그런게 왜 필요하냐고 묻고 싶을 때 느닷없이 랜덤으로 걸려온 메세지 하나가 우연처럼 모두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조차도 뜬금없어 보인다. 모르지, 우리의 삶은 어쩌면 그렇게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모든 것과 관계되어지는 건지도.


'이사카 코타로' 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아 손을 내밀었던 책인데,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수월하게 넘어가지만 은근하게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서 당신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입니다, 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정말 꿈같은 말이 아닐수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말이다. 내 인생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처럼 살거야, 라는 식으로 바꿔버린다면...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일단 마음가짐만이라도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휴가를 가기 위한 우리의 마음자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다지 나쁘지 않다!  느닷없었던 문자메세지 '우리 친구해요. 드라이브도 하고 밥도 먹고...' 로 만나게 되어 그야말로 생각지도 않았던 가족여행을 하게 되는 사키네 가족과 오카다. 그 네사람의 뒤를 따라가는 게 심심하지 않았다.


오카다의 직업은 한마디로 말해 '해결사' 다. 아니 해결사였다. 남의 고통은 외면한 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러 다니는 그런 '해결사' 말이다. 하지만 남을 아프게 하고, 눈물나게 하면서 일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그 방식이 너무 싫어서 지금 막, 그 일을 그만 두기로 했다. 그리고 친구를 만들었다. 사키네 가족을.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있을까? 오카다도, 오카다와 함께 일했던 미조구치도, 사키네 가족도, 오카다와 미조구치가 만났던 모든 사람도 저마다의 사연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이 사회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아름답지도 않다. 그러나 불합리하고 거칠지만 그 속에서도 한송이 꽃처럼, 살랑거리는 바람처럼 가끔씩은 사람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나 하나만이라도 남의 눈에서 눈물나게 하며 살지 않겠노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게 세상인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에게 보여지는 사회라는 세상은 먹먹하기만 하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소수에 의해 평가되어지는 이 세상의 모순을 어찌해야 할지...


과거와 현재가 서로 얽혀있는 이야기다. 오카다의 어린시절속에서 늘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오카다를 두고서 '문제' 아가 있으면 '대답' 아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닐까.(-154쪽) 라고 말했던 책속의 한줄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누군가 문제를 내면 다른 누군가는 대답을 해야하는거라고. 정말 기막힌 발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문제'와, 그 '대답'에 대하여. 해결사를 그만 둔 오카다도, 여전히 해결사로 남은 미조구치도, 각각의 삶속으로 들어간 사키네 가족도 모두 잘 지내고 있을까? 여러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 소설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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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에게 고한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0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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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다보면 언제 이렇게 읽은거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겨우 이만큼밖에 못읽었나?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전자의 경우가 아닐까 싶다. 일단 책의 두께감이 주는 무게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모르는 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어버린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좋다는 말일수도 있다. 이렇다 할 극적 요소가 보이지 않는 듯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누가 이길까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마력이라면 마력일 듯하다. 형사와 범인의 대치 상황을 보여주는 소설치고는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이다. 잡히지 않는 연쇄살인범을 향해 "범인에게 고한다" 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수사관의 눈빛을 상상하게 된다. 


실종되고 살해당한 남자아이가 네 명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도록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경찰은 결국 매스컴을 이용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할 사람이 6년전 처음의 실종사건에서 수사실패의 책임을 지고 좌천되었던 마키시마 형사다. 범인을 잡기 위한 경찰측의 미끼? 뭐, 그렇게 생각한다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듯 하다.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수사관과 범인의 심리전이 펼쳐지는데 그 범인의 심리마저도 수사관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이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추측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묻고 있는 것만 같아 왠지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왜냐하면 현실속의 우리네 삶도 그렇게 내 식대로의 추론으로 남의 사생활을 들춰보고 싶어하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아닐까 싶어서. 


사람이 일을 하다보면 정석대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옆사람의 동선도 체크해가면서 요령껏 저만 편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뿐이라면 다행인데 그 일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며 함께 가야할 길임에도 불구하고 슬쩍 슬쩍 옆길로 새며 묻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 책 속에 녹아든 그런 부류의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연민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세상에는 누군가를 발판으로 삼아 자신의 출세를 꿈꾸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누군가를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그 모든 것의 불합리와 부조리함을 싫어한다는 범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찌된 일인지 범인이 꿈꾸는 이상에 대해 동조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범인에게 고한다" 라는 말로 맞짱뜬 수사관에게 범인의 편지가 배달되고, 그 편지로 인해 두뇌싸움과 심리전의 치열함이 극에 달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카메라를 응시한 수사관의 눈빛에 비해 이야기의 흐름을 살짝 비틀기까지 하는 범인의 의연함 앞에 알 수 없는 당혹감이 생겨나기도 한다. TV화면을 통한 수사관의 비장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범인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설까? 이렇다 할 극적인 요소가 없이도 이만큼의 몰입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너는 포위됐다. 마침내 우리는 너를 추적해 냈다. 부디 오늘 밤은 두려움에 떨며 잠들기 바란다"  안으로는 자기 자신과, 밖으로는 썪어빠진 조직의 알력과 싸우며 마키시마가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향해 뱉어냈던 저 한마디속에는 수많은 것이 들어있다.  


형사 일을 하다보면 문득, 자신이 쫓는 범인에게 왠지 모를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 대개는 상대의 형체가 보이지 않아서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읽게 되는 처음의 두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내가 반드시 너를 잡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시작해도 될까 말까한데 처음부터 기가 죽어버린 형사의 태도는 뭐란 말인가! 그만큼 보여지지 않는 사람의 깊은 속내에는 들키고 싶지않은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말일터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은 여러가지 형태로 보여진다. わし(와시).. 마키시마가 상대해야 할 범인의 이름이다. 자기자신을 일컫는 일본말이기도 하다.마키시마에게 찾아왔던 공포는 결국 우리 모두가 느껴야 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은 아니었을까? 이 책속에서 드러내보이고 있는 많은 사람의 속내가 낯설지 않다. 껄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뒹굴고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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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자신만만 떠나는 우리나라 완벽 여행 코스, 개정판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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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는데 있어 그만큼 자신있었다는 말일까? 자신감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다가온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대한민국 어디라도 찾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책 한 권이라면 대한민국의 어디라도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그거야 이 책을 읽고 보는 이들의 몫일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관광지가 이렇게 많았나 싶다. 아니 어쩌면 이 책에 소개되지 못한 곳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연휴나 휴가철에 찾아가는 곳은 한정되어 있는 듯한 이 껄끄러움은 뭐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무엇을 주제로 정했을까 궁금했다. 사실 이런저런 주제를 달고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은 많다. 정말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책의 목록을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작금의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했다는 말처럼 많이 보고 많이 들었음직한 곳들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갔던 곳이 모두 89개 지역이고, 동선을 따라 그 주변까지 훑어볼 수 있도록 하여 모두 700여개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나는 일단 여행책자를 보면 대중교통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교통편이나 소요시간을 소개하고 있는가부터 찾아보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여행을 자동차로만 하는 게 아닌 까닭이다. 심지어는 일부러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다. 여행이란 것이 편하자고 들면 끝도없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것을 감수하며 그 곳만의 정서에 젖어드는 게 멋진 여행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교통정보를 가장 위쪽에 배치해두어서 보기에 편하기도 했고, 마음씀이 느껴져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먹을 것, 잠잘 곳이야 개인적인 차이로 인해 딱히 여기가 맛있고, 여기가 편하다, 라고 말하기엔 좀 그럴테지만 교통편만큼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장을 넘기다보니 나는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도 많았다. 관광지를 많이 찾아다니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솔직히 노는 걸 잘하지 못하다보니 답사위주의 여행만을 고집했던 이유도 있다. 내가 찾아다닌 답사지 역시 어느 정도는 관광지와 겹쳐진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진이 끝내준다. 충분히 유혹적이다. 사진 한장만으로도 그곳에 가고싶다는 충동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주요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근처의 가볼만한 곳을 추천하고 동선까지 체크한 것은 상당한 배려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근처 여행지에 관한 것은 정보전달 수준이다. 그만큼의 발품을 팔았을 걸 생각하면 대단한 일임엔 분명하다. 목아발물관도 그렇고 한택식물원이나 고운식물원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목록에 올라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한 미황사와 대왕암공원을 다시만나 반가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부피가 여행파트너로 동행하기엔 너무 크고 무겁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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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 속에 숨은 인문학 - 옛시의 상상력 코드를 풀다
이상국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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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 방송에서 '중국한시기행' 이라는 프로를 본 적이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그 경치의 아름다움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사이사이에 낭송해주던 소식의 싯구절들이 참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소식은 아버지 소순, 동생 소철과 함께 당송8대가에 속하는 사람인데 아마도 그 소식의 흔적을 따가갔던 일정이 아니었나 싶다. 文人이라하면 시와 글, 그림에 모두 능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을 터다. 그러니 3부자가 나란히 시대를 대표하는 文人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일 것이다. 소식의 호가 동파거사이니 우리 귀에 익숙한 소동파가 바로 소식이다. 재주정이나 서련정과 어울어지던 소식의 일화들이 재미있었다. 載酒亭, 소식이 술을 싣고와서 즐겼다는 곳으로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었다. 瑞蓮亭은 두 아들을 시험장에 보내놓고 애를 태우던 아버지 소순이 이 곳을 지날 때 한가지에 연꽃이 두개가 피어서 두 아들 모두 합격할거라고 기뻐했다는 곳으로 상서로운 연꽃이 피었던 곳이라하여 그 이름을 붙였다 한다. 보면서 문득 담양의 息影亭 이 떠올랐다.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았을 당시의 풍경을 떠올리며 그곳에서 잠시 머물렀었는데, 좋다는 중국의 풍경속을 주유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모든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을 것이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이말이다.

 

까놓고 말해 '詩'라는 건 참 어렵다. 은유적인 표현때문에 그 뜻을 헤아리기가 만만찮은 글도 꽤나 많다. 그래서인지 나는 너무 어려운 자신만의 말로 쓰여진 글이나 詩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거기다가 옛시라니.. 당연히 더 어려울밖에. 우선 한자를 알아야 하고 같은 한자라도 그 글자가 품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야하니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단 한줄의 문구에도 수많은 뜻이 담겨있을 수 있다. 그 몇구절의 시구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때로는 역사의 현장을 담기도 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담기도 하며, 그때그때의 감정을 담기도 한다. 때로는 넓게, 때로는 깊게, 때로는 크게, 때로는 소심하게 숨겨져 있다는 말이다. 그것뿐일까? 한편의 옛시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처했던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하는 경우도 있고, 그때에 그가 머물렀던 곳이 어디였는가를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시를 지은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옛시의 풍미를 제대로 느낀다는 게 나같은 사람에게는 녹녹치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그 안타까움으로 이렇게 옛시를 소개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틈새마다 끼워넣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이란 부제가 눈길을 잡는다. 어라? 읽다가 다시 꼼꼼하게 읽게 된다. 이런! 그러다가 실소를 터트리기도 한다. 일단 재미있다. 이렇게 해석할수도 있구나 싶어 지금까지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짧은 지식과 비교하며 읽게 된다. 가시리, 처용가, 쌍화점, 만전춘... 단 네개뿐인 이야기가 상당히 큰 여운을 남긴다. 처용가만 신라향가이고 가시리, 쌍화점, 만전춘은 고려가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프디 슬픈 이야기였는데 그저 글로만 익혀놓고 치기어린 마음으로 옛가요를 외웠던 순간들이 부끄러워진다. 쌍화점의 끝부분에서 지은이의 촌철살인같은 글을 보게 된다. 신라의 사랑은 처용가에서 치명적으로 무르익었고, 고려의 사랑은 쌍화점에서 뼈와 살이 타들어 갔다. 조선은 처용가와 쌍화점을 두려워하여 그것을 가리고 욕하고 바꿨지만, 틈날 때마다 욕정과 불륜의 이 노래들은 튀어나왔다. 처용가를 유교의 관습 속에 끌어들이고 쌍화점을 통제 가능한 욕망으로 조절해 나간 것이, 조선의 관기 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189쪽) '詩' 라는 짧은 문구속에 담아내지 못할 것이 없구나!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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