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함부로 하지마라 - 알면서 실수하고 무시해서 큰코다치는 일상의 대화법
스티브 나카모토 지음, 황혜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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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하고 싶나요? 물으면 생각해볼 것도 없이 '예'라고 대답할 것이다. 누군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준다면 더 좋겠지요? 하고 물어도 대답은 '예'다. 그런데 어떻게 말을 하면 말을 잘하는 것일까요? 다시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단지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은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만큼은 늘 가슴속에 품고 산다. 그러면서도 생각없이 뱉어낸 말때문에 자주 후회하곤 한다. 그 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어, 라거나 차라리 이렇게 말할 걸, 하는 후회... 누구나 그런 후회를 해 보았을 것이다. 수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말에 대해서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는 규칙 몇가지가 있다. 될수록 필요한 말만 할 것, 쓸데없이 나서지 말 것, 왠만하면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도록 노력할 것,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는 되도록 남의 말을 하지 않도록 할 것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해놓은 규칙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할 때가 많다. 말이라는 게 참 쉬워보여도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오죽했으면 칼로 상처받은 것보다 말로 상처받은 게 더 아프다고 했을까?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속에 있었던 말을 기억한다. yes, but 화법이라고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어지는 말이다. 일단은 긍정부터 하라는 의미가 참 좋아서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긍정적인 대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니 책 속의 대화법을 제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썩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우선 말을 할 때의 규칙을 보자면 이렇다.  항상 미소짓는 얼굴로 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을 잘 선택해야 하고,  칭찬에 인색하지 않아야 하고, 될수록 부정적인 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말을 들어줄 때의 규칙은 이렇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표현을 적절하게 보여주어야 하고, 그 사람이 어떤 의미로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빨리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 어렵다. 인간관계처럼 어려운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말하기가 그 인간관계를 쥐고 흔들만큼 중요하다보니 말만 잘해도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목차만 살펴봐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생각하기, 판단하기, 미소짓기, 선택하기(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 사로잡기(오랫동안 내 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균형잡기, 가끔은 "제 말 듣고 계시죠?" 라고 물으며 관찰하기, 경청하기, 통제하기, 칭찬하기, 질문하기, 알아채기, 조율하기, 대답하기... 각 단계별로 실천할 수 있는 명목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만만치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이 내게 각인되었던 부분은 통제하기와 조율하기, 알아채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말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감정에 휩싸여서 듣고 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릴 수가 있다. 그러다보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루해진다. 나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상대방이 내 말에 공감해준다면 신나는 일이다. 그런 것처럼 상대방도 나의 공감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바로 조율하기다. 그만큼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일게다. 알아채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속단하지 말자'다. 속단은 금물이라는 말도 있듯이 다 들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결론에 도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테니까.. 보너스처럼 하나 더 실천에 옮기고 싶은 게 있다면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거였다. 적당히 농담도 할 줄 알면서 재미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참 이상한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말하기가 더 무섭다는 거다. 그래도 한창 나이때는 많은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을 해도 떨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단 몇 명이 앞에 있기만해도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왜 그럴까? 그러면서도 늘 욕심부렸던 부분은 말을 정말 잘하고 싶다는 거였다.  말을 잘한다는 뜻으로 하는 청산유수니, 일사천리니 하는 표현처럼 유창하게 하는 말이 아니라 군더더기없이 요점만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거기다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게 끝맺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내가 한 말을 남들이 기억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러니 욕심이라는 거다. 그런데 그런 생각의 끝에는 항상 물음표가 따라온다. 그러는 너는 그렇게 하고 있니? ... 생각해본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었는지, 내가 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말도 흘려듣지는 않았는지, 혹시라도 틀린 부분을 지적하며 그 사람을 평가하려 했던 건 아니었는지, 그 사람이 했던 말을 꼬투리 잡아 논쟁거리로 만들지는 않았는지, 그 사람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했는지... 하지만 왠지 자신이 없다. 정말 그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아왔는지 자신이 없는 것이다. 문득 내가 부렸던 욕심이 부끄러워진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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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요정
김한민 글.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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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생뚱맞은 이야기부터 하자. 일전에 인왕산에 있다는  선바위를 찾아 간 적이 있었다. 나라의 큰일을 점쳤다는 국사당과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답사차원에서 잠시 들러본 곳이었다. 장삼을 입은 스님을 닮았다는 선바위는 무속신앙의 대상이 되는 바위이기도 하지만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전설이 전해지는 바위이기도 하다. 이 바위를 성 안에 두느냐  성 밖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그 의미가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읽게도 하는 전설이었다. 그곳으로 오르면서 나는 정말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무속신앙의 전설이 깊은 곳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지만 선바위까지 올라가는 길에 지속적으로 보이던 그 많은 무속인들의 거처는 기분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왠지 우리를 주눅들게 만들었었다. 어떻게 이런 곳이 없어지지 않고 아직까지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다. 서울성곽 아래라서?  그것도 아니라면 인왕산 자락이라 개발이 허가되지 않은 지역이라서?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이건 밀어내고 보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렇게 살아남은 곳도 있구나 싶어 놀랐던 것이다.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사라져갔다. 먹고 살기 바빠  우리의 문화 따위(?)는  따질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허물고 보자는 식의 도시개발이 뭉개버린 우리의 옛숨결이 어디 하나 둘인가 말이다.  

처음부터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은 이 책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문화유산들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아서다.  물론 찾아보면 아직은 많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피맛골처럼 특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와 외면은 뜻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다. '~~~터' 라는 이름표만 덜렁 남겨놓고 사라져간 흔적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개발이라는 괴물의 발에 밟혀 무참히 죽어간 것들이다. 다시 복원한다해도 그 숨결이 그대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기에 안타까운 것이다. 책의 제목 '공간의 요정'은 바로 그렇게 죽어간 곳에서 살아가던 요정이다. 자신이 머물던 공간이 사라져버려 더이상은 숨을 쉴 수 없게 된 작은 요정들을 어찌어찌 살려보려 애쓰는 작은 소녀 송이의 이야기다. 그림이 이야기와 함께 가고 있는데 내게는 왠지 글보다 그림이 더 깊이 들어온다. 그 작은 요정들을 살려내기 위한 유일한 도구가 바로 '詩'다. '詩'를 쓰는 詩지렁이와 그 詩를 먹고 사는 작은 요정들의 꿈같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기서 요정들이 먹고사는 詩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채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情이다. 우리가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너무 쉽게 잊어버린.. 잃어버리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었던 그것...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불러보는 것... 그런거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이야기다. 삭막한 현실속에서 무너져내리는 우리의 오래된 것들과 그 오래된 것들이 안고 있던 따스함.. 그러나 우리는 그 따스함을 아무 생각도 없이 버렸다. 행여나 눈이 마주칠까봐 외면해 버렸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우화라는 형식을 빌어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나 보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 너무 강한 은유가 오히려 독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생각하는 童話' 나 '어른을 위한 童話' 형식의 글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난해하지는 않았었다.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아주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던 형식이 바로 그런 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너무 깊다. 뭔가 보이기는 하는데 좀처럼 쉬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실타래처럼 꼬여있다. 그것을 내가 풀어가면서 읽어야 한다는 건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고역이다. 답답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 돌아간 듯 하여 그것이 조금은 아쉽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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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마르탱 파주 지음, 이승재 옮김, 정택영 그림 / 문이당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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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도 이런 하루 보낸 적 있다. 한두 번쯤? 아니 여러번이다. 삶이 팍팍하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저런 생각 안해봤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야말로 책의 제목처럼 아주 완벽하다. 아무도 읽을 수 없는 비밀스러운 생각이다. 아무에게도 들킬 수 없는 나만의 작전이다. 그러니 누가 뭐라고 할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나를 삼킨 이 괴물이 어느 순간 느닷없이 떨어져내려 박살이 난다거나 아니면 끝도 없이 치솟아 올라 아무도 없는 그곳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으면 하는 생각,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도 저 많은 차 중에서 어느 하나가 미친듯이 질주해 와 나와 포옹해주기를, 아니면 신호가 바뀌기 전에 그냥 확 뛰어가볼까?  하는 그런 생각, 솔직히 한번도 안해봤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그렇다는 말이다. 혹시라도 이런 나의 글을 읽으면서 음, 이 사람 좀 심각하군 혹시 우울증 아냐?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나 잘하세요"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작가는 도대체 왜 이런 글을 쓴 것일까?  어찌보면 황당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작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거나, 어쩌면 주변의 누군가가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다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세상의 많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었다거나... 뭐, 이유야 어떻든 나는 이 책속의 상황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말았다. 그럴 수 있다! 정말 충분히 그런 생각하며 살 수도 있는 일이다. 일종의 생각이었을 뿐인데 그것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게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이렇게도 글이 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거구나 싶었다. 살아가는 모습은 누구나 똑같다. 단지 그 방법에만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게까지 공감한다고 말하면서 나는 왜 가슴 한쪽이 아련해짐을 느껴야 했다. 무언가 잡힐 듯 하면서, 어떤 것을 본 듯 한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그 이상한 느낌이라니...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둘려 순간 책을 놓치고 말았다.  그 흔한 질문을 생각하게 된다. 왜 사는가?  사람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는가?  나의 삶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내 삶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끝도없이 밀려오는 우습지도 않은 생각들이라니...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놓친 것들이 많았구나, 하는 그런 생각... 알 수 없다.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 책속의 주인공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때문은 아닐까 싶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뭔가 가려웠으나 손이 닿지 않아 긁지 못했던 부분을 긁어준 느낌이랄까? 나만 그런가?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끼는 게?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느낌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는 중요하다. 이겨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즐거움을 맛보고 행복이 이런 것일까 묻고 싶어질테니까.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 대신 내가 이렇게 속시원한 생각을 해 줄테니 당신은 그저 앞만 보면서 달려가 주었으면 좋겠다는 메세지쯤으로 받아들여보는 건 어떨까 하는... 그래서 이 책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심각하지 않게 죽음에 대해 가까이 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또한 우리 삶의 한부분이기도 하겠기에. 평행선으로 달려가는 삶과 죽음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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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생물들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모든 문제 라루스 세계지식사전 시리즈 1
이브 시아마 지음, 심영섭 옮김 / 현실문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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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의 목차를 대충 훑어보자. 대부분의 우리가 무시하고 사는 생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장마다 특징을 잘 담아놓은 걸 볼 수가 있다. 많은 생물이 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지, 그들의 삶은 어떻게 유지되어져 왔는지... 하지만 책은 작다. '라루스 세계지식사전' 이라는 말처럼 손 안에 쏙 들어올 정도의 크기다. 그런 분량으로 이렇게나 무거운 주제을 다룰 수가 있다고? 그런데 책장을 하나씩 넘기면서 사전이라는 통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굳이 많은 쪽수를 할애하지 않고도 이렇게 딱 부러지게 보여줄 수도 있는거구나 싶었다. 학창시절에 단 하나의 문제라도 더 맞추기 위하여 열심히 외웠던 생물 분류 단계  '종→계'... 이 책은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파괴시켜가고 있는지, 우리 주변에서 어떤 것들이 아파하며 신음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테니까 말이다.

우리 시대는 사실상 자연에서 관찰된 '정상적'인 속도보다 1000배에서 1만배 빠른 멸종률을 보이고 있다. 지질학적 시대의 자연에서 관찰되는 정상적인 멸종속도는 대략 4년에 1종이었는데 현재는 하루에 대략 1종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32쪽-

따오기, 원앙사촌, 크낙새, 종어...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그러나 이런 생물의 이름은 이제 사전에서나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들어진 생물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조류 95종, 양서·파충류 43종, 어류 76종 등 멸종위기종 214종의 현황을 담은 『멸종위기종 적색자료집(Red Data Book)』을 발간했다는 기사를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적색자료집』이라는 명칭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빨간색 표지의 책자에 멸종위기종을 수록한 데서 유래됐다는데 멸종위기종을 수록한 총서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다급함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뜻있는 몇몇의 외침에 불과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발 우리도 이제는 경각심을 가지고 자연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하면서 노래를 부르던 어린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그 따오기가 이미 32년전에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니...

인간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운 자연 환경은 없다. -51쪽-

맞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모든 생물의 천적은 인간이라고 말을 할까?  위험지역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대개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라는 말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인간은 먹고 살기 위해서 자연을 훼손한다. 나무를 자르고 물길을 막고, 바다를 메우며 오직 인간만이 살 길을 찾아 헤맨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어놓아도 공공연하게 숲은 파괴되어진다. 그 힘이 때로는 만들어놓은 법조차 파괴시킨다. 파괴된 숲에서 동물이 살 수 없는 건 둘째치고 하다못해 작은 곤충이나 식물마져도 나무나 물이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풀들의 전략>이라는 책 속에 이런 말이 있었다. 잡초가 살 수 없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고.  점점 더 많은 곳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는데 그것이 누구 탓이냐고 물을 필요는 없다. 인간인 우리가 빠른 산업화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지구의 기온을 높여놓은 까닭이다. 지금 세계적인 추세로 나타나는 자연재해가 바로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물난리가 났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폭설 때문에 야단이다. 이쪽에서는 며칠 째 산이 불타고 있는데 저쪽에서는 골프공만한 우박이 내리기도 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애써 외면하려고만 한다.

인간에 의해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종은 증식을 잘하는 경향이 있다. -83쪽-

얼마전 방송에서 꿀벌이 사라져가고 있다,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었다. 왠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토종벌이 집단으로 죽는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우선 급한대로 서양벌들을 풀어놓았다. 토종벌보다는 생명력이 더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벌을 키우는 사람들은 걱정을 앞세웠다. 이로 인해서 우리의 토종벌들이 사라져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하고... 벌뿐일까? 곰쥐나 고양이는 새를 전멸시켰다. 모피용으로 뉴질랜드에 수출되었다는 주머니쥐가 숲과 새둥지를 파괴했다. 민물낚시용으로 들여놓았다던 나일퍼치는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강의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엉뚱한 곳으로 와서 '생태5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뉴트리아, 베스, 블루길,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같은 외래종들은 우리나라의 생태계를 단 몇 년만에 뒤흔들고 파괴했다. 그것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되는 경위를 살펴보면 모피용이나 식용이었다. 단지 인간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런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들어오는 외래종이 증식을 잘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금방 눈치챌 수가 있다. 사람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강해지려 한다는 걸 생각해보라! 다른 생물이라고 뭐가 다르겠는가 말이다. 단순히 인간들의 취미생활로 희생되는 것들도 많다. 인간의 몸에 좋다고 약용으로 쓰이는 동물이나 식물은 또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만약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21세기 말에는 식물종의 3분의 2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128쪽-

<툰드라> 라는 제목의 다큐를 시리즈로 본 적이 있다. 도시개발이라는 형태나 벌목 따위의 끔찍한 일 때문에 그곳에서 삶의 모든 걸 해결하던 원주민들조차 쫓겨가듯이 밀려나고 있었다. 아마존의 원시림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는 허파노릇을 하는 건 아닐게다. 그렇게 자연의 흐름에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긴 채 삶을 지탱하고 살아가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이 바로 우리의 허파이며 심장일 것이다.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던 물과 흙이 변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던 물고기와 동물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그곳을 들락거리는 트럭의 배기가스와 소음으로 인해 이미 숲은 병들어가고 있었다.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태계의 보고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글프게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환경은 자생능력이 없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의 환경쓰레기가 바다를 떠돌다 하와이까지 갔다. 대단히 먼여행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안은 물론이고 일본등을 살펴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환경쓰레기나 중국의 환경쓰레기등은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하와이의 해변에서도 그랬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어떻게 그토록이나 먼 곳까지 흘러갔느냐가 아니다. 흘러가는 동안 부서지고 분해되어져 물고기의 뱃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미세하게 분해되어진 환경쓰레기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미생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험삼아 잡아본 물고기 뱃속에서 나왔던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니!  우리는 그런 물고기들을 잡아먹고 산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재앙일 뿐이다. 그러니 누굴 탓하겠는가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멸종위기라는 것 역시 우리가 만들어내는 재앙이다. 문제를 만든 사람이 해답을 쥐고 있을테니 마냥 뒷짐지고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될 발등의 불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새가 없어지고 벌이 없어지면 그 다음은 식물이 사라질 것이다. 식물은 모든 생태계의 기본이다. 멸종위기라는 것이 단지 말로만, 글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조금 늦으면 어떤가. 이제는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세상이라는 걸 알아야만 한다.

이 책의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제목이 그냥 스쳐지날 수 없게 한다.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모든 문제'... 우리가 꼭 알아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겠지만 그 중요함 역시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에 조금은 신중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고 다 읽고나서도 나는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문제화시킬 수 있었는지 '자연의 적은 오직 인간뿐' 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산업화니 개발이니 하는 것을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산업화나 개발에 끼워넣기식으로 전개되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야만 한다. 개발의 한귀퉁이에 끼워맞추는 자연이 아니라 자연에게 먼저 맞춰주는 개발이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만 하다.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지구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당장 나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한다. 지금의 우리도 신음하는 자연의 대재앙을 몸으로 겪으며 살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 그것도 아주 작은 존재일 뿐이다. 자연을 떠나서 인간이 살 수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일테다. 동물이나 식물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해도.....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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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최성현 옮김, 미카미 오사무 그림 / 도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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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끝내주게 경이로운 책이다. 사람의 삶과 다르지 않았던 풀들의 삶..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그저 스쳐지나거나, 혹은 우리 발밑에 깔려 죽어간다해도 눈길한번 주지 않았을 그런 풀들마저도 저마다 살기 위한 전략을 짠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살아남기 위한, 그리하여 모든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그러나 그들에게서 욕심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살아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을 뿐이다. 소개되어지는 풀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늘 보아왔던 풀들이 저렇게도 이쁜 이름을 갖고 있었구나 싶었다.  가장 마음 아팠던 풀들은 원예용이었다가 자꾸만 밀리고 밀려 결국은 들판으로 쫓겨나야만 했던 꽃들이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저들만의 삶조차도 변화되어버리는 현실... 그것이 안타까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야생화를 사랑한다고 한다. 그래서 관심있게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갈수록, 크게 이야기하자면 자연이 살아나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식물.. 그 안에 속해있는 작은 풀.. 그리고 우리에게 잡초라고 불리워지는.. 하지만 그들은 정말 강인했다.

이 책에 소개되어진 이름만 기억해도 우리가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비꽃, 큰개불알꽃, 별꽃부터 시작해서 매혹적인 입술을 내밀고 있는 광대나물을 보게 되면 정말로 그 꽃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둑새풀, 살갈퀴, 쇠뜨기, 냉이, 민들레를 보면서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 싶기도 하고, 귀화식물의 대표격으로 귀하신 몸으로 들어왔다가 새로운 꽃들에게 밀려 하나의 잡초신세로 전락하게 된 개망초의 기구한 운명은 또 어떤가! 살아남기 위해 수시로 전략을 바꿔야만 했던 그들을 탓하기보다 그들을 그렇게까지 만든 우리는 뭐가 그리 잘났을까?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광대수염, 클로우버, 새포아풀, 참나리처럼 본 것도 같고, 보지 못한 것도 같은 이름들... 지은이는 친절하게도 그들과 대면할 수 있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세밀화를 통해 그들의 작은 특징까지도 잘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마치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살랑거릴 것처럼 보인다. 질경이 -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길, 타래난초 - 목숨을 건 전략, 쇠비름 - 기쁜 일이 있으면 문에 걸었던 풀, 닭의장풀(달개비) - 축구팀을 앞서는 조직 플레이, 개구리밥(부평초) - 떠돌이의 삶 처럼 저마다 나름대로의 특징을 살려낸 부제목과 함께 등장하는 풀들.. 그런가하면 아픔을 보여주는 제목도 눈에 띄어 다시한번 훑어보게도 한다.

강아지풀,  방동사니, 바랭이, 땅빈대, 반하(끼무릇), 피, 메귀리, 금방동사니 같은 풀들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마주쳤던 풀인데도 불구하고 그림을 보면서 아하, 그게 이거였어? 하는 반가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쯤에서 퀴즈를 하나 맞춰보자. 나팔꽃이 먼저일까? 메꽃이 먼저일까?  이 책을 보면서 아차,싶었던 것이 바로 이 대목이었는데 보통은 나팔꽃이 먼저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관찰일기를 써야 할 때 곁에 두었던 꽃이기도 하지만 메꽃보다는 크기도 크고 우리 주변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꽃이 나팔꽃이다. 하지만 자연도감에서 나팔꽃은 메꽃과의 식물로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비슷하지만 결코 비슷하지 않은 두 꽃.. 메꽃이 밭에 침입하면 엄청나게 성가신 잡초가 된다는데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 또한 엄청나다. 수를 늘리기 위해서 공포영화속의 주인공처럼 팔을 잘라도 다시 나고, 다리를 잘라도 다시 난다. 거기다가 잘려 떨어져 나간 팔과 다리마저 다시 살아나는 꽃이 메꽃이라고 하니 연약한 생김새와는 너무나도 다른 생존전략이다. 재미있게도 메꽃을 소개하는 부제목이 '그에게만은 지고 싶지 않다'이다. 나팔꽃을 겨냥한 제목같은데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살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내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던 것이 물옥잠과 물달개비였다. 자색의 수술이 오른쪽에 있느냐, 왼쪽에 있느냐에 따라 우형과 좌형으로 나뉜다는 물옥잠.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잡초의 세계에서  좋다, 나쁘다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분별하기보다 다양성이 풍부한 쪽을 선택한다는 물옥잠. 그렇게 사는 물옥잠의 방식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절로 숙연해진다. 그런 물옥잠도 멸종 우려가 있는 동식물 시리즈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한다. 그토록이나 강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조차도 멸종될 기미가 보인다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울리는 또하나의 경종이 아닐까 싶다.   잡초가 모두 죽는 날 우리는 살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쓸모없이 만들어진 것은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잡초가 잡초답게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으랴, 고 말하던 지은이의 말도 그냥 흘려버릴 수만은 없는 말이다.

또 하나가 바로 아래 사진으로 소개하는 물달개비다. 영어 이름이 '워터 히아신스'다. 그만큼 히아신스를 꼭 닮았고 기품과 품격으로 가득 차 있는 꽃이라고 한다. 이 물달개비가 연못이나 도랑을 덮으면 다른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릴 만큼 무서운 꽃이기도 하다. 그런 꽃을 없애기 위해서 억 단위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조건만 좋으면 일주일 만에 배로 늘어날 수 있는 무서운 생명력... 그런데 희안한 것은 이 꽃이 깨끗한 물에서는 살 수 없다는 거다. 더러운 물이어야만 살 수 있다는데 생활하수나 공업용 배수가 흘러든 물 속에는 질소나 인산과 같은 영양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물달개비가 질소와 인산을 흡수하는 힘이 대단히 강해서 수질 정화에 이용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는 걸 보면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물속의 오염물질을 자신의 체내에 받아들임으로써 물을 정화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꽃을 어찌할까? 
↖ 물달개비( - 책 속의 그림)


사실 나는 이 책을 보기전까지 물옥잠과 물달개비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 다 물속에서 피는 꽃이긴 하나 분명히 얼굴모양새도 달랐는데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꽃에게 너무 미안하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평소 관심은 있었으나 궁금하다고만 생각했었던 풀들에 대해 알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풀포기 하나마다 의인화해서 사람처럼 대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름은 있으나 불리워지지 못하고 이름없는 잡초로만 알고 있었던 작은 생명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지은이의 표현처럼 어쩌면 그리도 인간과 닮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들의 전략이 누구때문에 저렇게 지독스러워졌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때문이다. 인간이 저들을 저렇게 지독한 생활방식을 갖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세상은 인간도 살 수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싸아해진다. 옮긴이의 말이 또한 가슴을 울린다. 일본의 대학에서는 얼마전부터 잡초학이라는 학문이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연구를 했던 지은이가 그 성과를 책으로 풀어쓴 것이라 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잡초 50가지... 옮긴이의 말처럼 현대인의 삶은 자연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이런 책을 보면서도 에이, 뭐 이런 잡초를~~ 하며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나는 옮긴이의 말을 남겨주고자 한다.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해주기를... /아이비생각


"잡초는 지구의 건강에 긴급 사태가 생기면 달려가 처리하는 식물계의 적십자다. 다행히 지구가 위급한 상황을 넘기면 잡초는 성장 속도가 자기보다 느리지만 보다 크고 튼튼하게 자라는 나무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 알프레드 크로스비

"잡초는 가이아의 백혈구이자 부스럼 딱지이고 반창고이자 항생 물질이다." - 짐 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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