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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락 - 즐기고(樂), 배우고(學), 통(通)하다
윤승일 지음 / 중앙위즈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고 조금은 뜨악한 마음이 앞섰다. 이 책,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싶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樂' 이라는 딱 한 글자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구나...했다. 간단하게 즐기고(樂), 배우고(學), 통(通)하다 라는 문장을 앞세운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사실 '古典' 이란 말은 오래된 냄새를 풀풀 풍긴다. 그래서 왠지 머리 아플 것 같고, 그래서 왠지 가까이 가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이 책, 복잡한 설명 다 집어치웠다. 정말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삶속에 흥건하게 젖어들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풀어놓고 있다. 漢字가 어려울까봐 친절하게 글자마다 풀이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사자성어라고 말하는 고사성어는 주로 중국의 古事에서 유래된 내용들이다. 그 짧은 말속에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 또는 심리와 같은 것들을 숨겨놓았다. 그래서인지 대화중에 이런 고사성어를 잘 버무려 말하는 사람이 달리 보이는 것도 이유가 있다. 책을 펼쳐 목차를 훑어내리다가 입이 딱 벌어졌다. 이 책속에 담긴 古事가 340여개나 된단다. 얼핏 생각하면 따분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많고 많은 자기계발서의 뻔한 말에 비하면 一石二鳥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일게다.
생겨난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들을 말하는 게 '古典' 이라고 한다. 문학도 있고 예술도 있다. 오랜기간동아 꾸준하게 팔린다는 'steadyseller' 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각 나라마다 내세우는 고전도 있을 것이고, 동서양의 고전이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전도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무슨 통과의례처럼 읽어야했던 세계고전소설도 있긴 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학생들이 읽어야 한다는 한국고전소설도 만만치않게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책속에서는 그야말로 '故事成語', 즉 중국의 古事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漢字가 따분하고 관심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풀이하는 내용을 옛날 이야기 삼아 들어준다면 좋을 듯 하다.
솔직히 나는 중국고전을 그다지 많이 읽지 못했다. 겨우 몇 권쯤? 그것도 쉽게 풀이해 놓았다는 책만을 보았을 뿐이다. 숱한 책중에 <논어>, <사기>, <후한서>, <장자>, <삼국지>등에서 추려냈다고는 하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기는 있다. <삼국지>나 <초한지>와 같이 소설로 다가왔던 책만큼 쉽지 않다는 게 맞는 말일 게다. 그 많은 고전이 우리에게 삶의 좌표를 제시해주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처세술을 가르쳐준다해도 그 뜻을 음미하고 새기지 않는 한 내 것이 되지는 못한다.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없었다. 더딘 시간이었지만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렇게 읽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 실감나게 옛날이야기 하듯이 구수하게 들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어 피식 웃어보기도 했다.
"옛날 옛날에~~" 처럼 비록 정감어린 말투로 시작되지는 않지만 새길수록 멋진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될까? 그리고 그 문제의 몇 퍼센트쯤을 해결하며 살아왔을까? 예정에도 없었던 문제와 선택앞에서 얼마나 많이 갈등하고 아파하고 눈물흘리며 가슴을 쥐어 뜯었을까? 그런 순간들을 얼마나 원망했었는지... 그럴때마다 무언가 하나쯤 위안 삼을 수 있는 게 필요했을테다. 그럴 때 이런 책속의 말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면 그것도 괜찮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漢字와 가까이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 글자의 유래를 알 수 있었던 것도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地名에 얽힌 배경을 알게되면 그 곳에 대한 생각과 시선이 달라지듯이 평소 귀로만 들어왔던 많은 부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이비생각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