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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마지막 왜구' 3명이 2011년 한반도를 침구했다! 책띠의 말이 섬뜩하다. 일전에 일본국회의원 3명이 막무가내로 입국을 시도했던 그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왜구'라~~ 우선 이 책을 통해 '왜구'라는 말에 대해 한번 짚고 넘어가자. '왜구'는 '倭'와 '寇'의 합성어다. '倭'라는 글자는 고대 일본에 대한 호징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서에서 쓰여져 온 말이라고 한다. '寇'는 '떼도둑' 또는 '겁탈함'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寇'자만 보더라도 도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왜구'라는 말이 왜인들의 집단 도둑 행위나 도둑집단, 또는 일본에 의해 저질러진 침구 행위를 총칭하는 말이라는 걸 솔직히 지금까지는 몰랐다. 그저 일본인을 격하시켜 하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왜구의 주체가 나중에 '도망자 무리'라는 뜻을 가진 '포도배'로 바뀌기도 한다. 악한 사람의 무리라는 '惡黨'이란 말조차도 일본에서 비법 행위를 자행하는 무리였단다. 우리가 쓰고 있는 '악당'이란 말의 유래다. 그렇게 따지고보니 저 한 문장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섬뜩하게 다가온다는 말이다.
역사강의를 들으면서 간혹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웃을 잘못 만났다고. 위에서는 중국이, 아래에서는 일본이 끝도없이 우리를 친다. 그런데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가만히 살펴보면 이웃들만의 탓도 아닌 것 같다. 내 집안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점도 인정해야만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이 책과 같은 일본의 '남왜공정'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원인을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인연중에는 좋은 인연도 있지만 '악연'도 있게 마련이다. 모든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리자고 한다면 끝도 없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도 그런게 아니었을까?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그들은 그렇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팔짱끼고 바라보고만 있는 건 아닌지 한두번 해 본게 아닌 까닭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이는 건 멍청한 짓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등줄기가 서늘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공감대가 점점 커져갔다.
처음엔 격한 개인의 감정이 글로 표현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책날개에서 소개하는 저자의 이력이 그런 편견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꼼꼼하고 세세하게 근거를 제시하는 저자의 강력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깊은 울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누누이 듣고 말해왔던 것처럼 모든 문제의 해답은 역사속에 존재한다는 걸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저자 한사람만의 생각일까? 단지 저자 한사람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주장이다. 너무나도 오랜세월을 우리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속에서 지내왔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세계가 놀랄만한 속도로 모든 상처를 씻어내고 어느날 우뚝 선 골리앗처럼 보이는 우리의 뒷모습은 어떤가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는 말이다. 과연 우리가 숨겨놓은 내면은 어떤 모습일까?
여러장에 걸쳐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바를 말하고 있는 '남왜공정'이란 낯선 단어에 대해 설득력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냥 한때 지나가는, 한번쯤 해 본 생각이 아니라는 걸 말하려는 듯 반복되어지는 사료들은 충분히 저자의 심정을 짐작하고도 남게 한다.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4장. 왜구, 전쟁으로 전쟁을 말하다...에서 보여주는 왜구의 속성은 정말 놀라웠다. 많은 말이 있었지만 병상신속兵尙神速 치고 빠지는 약탈 근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침소분용侵消紛用 내외부 혼란을 통해 자국의 분란을 해소한다, 만무근린萬無近隣 철저하게 ‘이웃이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병이사립兵以詐立 사실왜곡으로 끈질기게 목적한 바를 사취한다, 위국개동僞國個動 국가적 활동을 개별집단의 준동으로 위장한다 와 같은 부분은 굳이 역사적인 사료를 들추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점입대담漸入大膽 초기에 불씨를 끄지 않으면 점점 대담해 진다, 우물찬적優物纂敵 상대의 우위요소를 재침구 수단으로 활용한다 와 같은 경우는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았을 때, 그리고 현재의 우리를 되새겨보면 우리가 정말 그랬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누구나 말하는 냄비근성을 여기서 보게 된다는 말이다. 쉽게 끓어오르니 쉽게 식을 수 밖에 없다. 큰 불만 잡았다고 불을 다 끈건 아닐텐데도...
5장. 왜구, 어떻게 막을 것인가? 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늘 말로만 외치는 우리의 못된 습성이 부끄러워진다. 현장 중심 사고의 필요성... 중요한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저하나만의 욕심때문에 지금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바다에서 오는 적을 막는 데 수군이 아니고 누가 한단 말입니까? 수전, 육전의 어느 한 쪽인들 없앨 수 없습니다" 바다의 적은 기필코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던 이순신장군의 그 의지가 있었기에 그만했다는 말은 백퍼센트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선공후비先攻後備 문제의 근원을 초기부터 뿌리째 뽑아라, 초비응왜招備應倭 국가혁신으로 대왜구전 우위를 갖춰라, 병형상수兵形象水 적의 형세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짜라 와 같은 대처방법은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들어야 할 말이다.
'남왜공정'이라는 용어는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보았다. 저자도 말한다. 우리의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고자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귀에 익지만 일본의 팽창주의적 행태와 재침을 우려하는 '남왜공정'에 대해서는 우리 내부에서조차 공론화된 적이 없다고. 독도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종군위안부 문제와 같이 '문제'로 인식되고 국한되어 왔을 뿐이라고. 그런데 나는 실질에 준하는 침략,침탈,침구 행위를 '문제'로만 한정해 보는 것도 실은 일본이 오랫동안 벌여온 '남왜공정'의 성과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왜구주의'라는 말 자체도 왠지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지가 않았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우리의 아픈 진실인지도 모를 일이다. 독도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많은 사람이 말했었다. 감정적으로 대처할 일이 아니라고.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고 있는 '신왜구주의' 대처법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2045년 일본은 재침한다 라는 책띠의 말이 근거없는 말로 여겨지지 않는 건 왜일까? 설사 그저 그런 가상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우리가 일본에 대한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남왜공정'이란 제목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이 세상은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내 아이가 살아가야 할 미래가 서늘해지는 것이다. /아이비생각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격변이 몰아치는 동북아 현실에 한반도는 늘 긴장의 정중앙에 놓여있다. 지정학적으로 서로 접해있는 특성상 3국은 오랜 기간 서로 얽히고 섥히며 뿌리 깊은 약육강식의 관계망을 형성해 왔다. 또한 이해국 간 상반된 흐름 속에서 국제 질서를 새롭게 재편해 왔다. (중략) 모든 국제정세의 변화는 복잡한 역사적 맥락과 이해관계 하에 놓여있다. 이같은 역사 전개 방식은 현재성을 띠며 지금도 우리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있다. (중략) 역사에는 두 가지 뚜렷한 명제가 있다. 항시 반복적이라는 것과 대비하는 자에게나 생존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이다. 이같은 원칙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변함없다. 현재의 모순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외부요인을 찬찬히 살펴봄으로써 내부의 동력을 이끌 필요가 있다. (-맺음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