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시점이 달랐을 뿐이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다지 특별한 의미는 없어보인다.  말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시점과 다를바가 없었던 까닭이다. 이것이 실화라면?  실화였다면 조금은 달랐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 기적같은 우연이 일어난다는 게 놀랍고 신기한 일일테니... 무언가를 진정으로 가슴가득 원한다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뭐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멋진 일이긴 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마음을 다한 참사랑의 댓가쯤일까?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감이 이루어내는 감동은 작지 않다. 그만큼 순수한 사랑이 필요했을테니. 시점을 바꿔 말을 또하나의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그와 비슷한 주제들은 많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의인법의 위대함이다..

 

한쪽 손에는 휴지를 준비하라는 자극적(?)인 뒷표지의 말보다는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만들었다는데에 더 큰 유혹이 느껴진다. 어떻게 그렸을까 궁금해진다.  이 내용은 차라리 영화로 만나보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동물을 주제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그런대로 멋진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거라고 나름대로 기대감이 생겨난다. 평범한 듯 하지만 두어군데 가슴 찡한 울림을 전해주는 장면이 그려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짐수레를 끌며 보통의 농장생활을 하던 말 조이가 어느날 갑자기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고 그런 조이의 눈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고통이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운좋게도 조이 주변사람들은 하나같이 동물애호가들이다. 어쩌면 그리도 말에 대한 사랑이 독특한지... 얻고자하는 바를 위한 하나의 장치겠지만 그런 상황이 조금은 작위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문득 얼마전에 읽었던 <아버지의 길>이 떠오른다. 똑같이 전쟁의 참상을 그리고 있는 탓이리라. 주체가 말이었을 뿐이지 조이 또한 그 남자와 같이 국적을 달리하며 전쟁을 치루니 하는 말이다. 영국인의 말이었다가 독일인의 말이었다가 다시 프랑스인의 말이 되기도 한다. 결국 영국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조이의 여정만이 끝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버지의 길과 달랐을 뿐이다. 영화속의 장면이었다면 그 완충지대에서의 조이가 상당히 멋지게 그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다보니 양쪽으로 쳐진 철조망 사이에 서 있게 된 조이. 그 말을 향해 서로 이쪽으로 오라며 소리를 지르고 휘파람을 불어대던 병사들의 모습. 그러다가 끝내는 조이를 데려가기 위해 양쪽에서 한사람씩 뛰어나와 서로가 서로를 마음으로 보듬어안는 그 장면이 내게는 가장 뭉클했다. 서로 믿기만 한다면 사람들 사이의 문제는 얼마든지 풀 수 있다는 그들의 말이 내게는 커다란 울림을 전해주었다. 동전던지기로 조이의 거취를 정하던 그들처럼 상황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 크게 부풀려 문제를 만들어내는 건지도 모르는 일일거라고...

 

완충지대,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 사람과 사람사이의. 어쩌면 조이의 역할이었을지도 모를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이비생각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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