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중고차 사기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들
이일구 지음 / 참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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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최대 목적은 이익이다.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장사라면 당장 접어야 옳다. 손해보고 판다느니, 남는게 없다느니하는 말들은 분명 거짓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기에 조금이라도 깎아 싸게 사려고 하는 게 또한 사는 사람의 심정이다. 그런데 물건을 보고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물론 어떤 종류의 상품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더구나 조금이라도 제품의 구조나 상태를 알아야 하는 것이라면 더욱 더 어려워진다. 그러니 전문적인 분석을 요하는 제품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차가 그런것 같다. 나처럼 운전은 하되 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중고차를 산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경제적인 여건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중고차를 찾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중고차매매를 하는 사람을 알고 있으면 소개시켜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거두절미하고 모른다고 딱 잡아뗐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그 사건 하나로 좋았던 관계가 원수처럼 변하게 될까 두려웠던 탓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세상에 너무도 많은 탓이기도 하다. 세상을 믿지 못하고 어떻게 사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믿음이라는 게 쉽게 생겨나지 않는 까닭을 생각하면 가끔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말도 될테니 말이다.

 

책을 읽고나서 남편과 가장 먼저 주고 받았던 말은, "우리가 중고차를 사기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정말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었을까?" 였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속이자고 드는 사람 이겨낼 재간은 없었을 듯 싶다. 나는 필요해서 찾아간 사람이고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 팔아야 하는 쪽이니.. 그럴까봐 믿을만한 사람을 통해서 찾아간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팔고나서 나몰라라하는 태도에 엄청 화가 났었다.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해봐도 중고차는 살 때 그 진실된 모습을 알 수 없다. 그럼 언제 아느냐고? 당연히 그 차를 되팔때다. 나에게 팔 때는 있는 흠도 어떻게해서든 가려 좋게 포장하려 할 것이고, 내게서 살 때는 없는 흠도 어떻게해서든 잡아내야 하는 게 그들이 할 일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법적으로 아무리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한다고 한들 그다지 큰 효과는 없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종종 이런 생각도 해본다.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이 있을까? 물론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삶의 이치로 따져보면 싸고 좋은 물건을 만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며느리도 모른다는 중고차의 가격.. 그래서 중고차 사기전에 이런 저런 정보도 많이 얻고, 여기저기 기웃거려가며 나름대로 알아보기는 한다. 중고차를 사고자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중고차 구입절차라거나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한다는 것쯤은 아마 알고 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좋은 딜러를 만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것이다. 우리가 중고차 시장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중고차 딜러가 어떤 사람들인가도 어느정도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고차를 사러 가기전에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주워 들을만큼은 들었다. 자, 이제 중고차 시장으로 가보자. 과연 좋은 물건을 싸게 살수 있을까? 해마다 중고차를 사고파는 문제로 신고되는 건수가 많아진다고 하는데 과연 얼만큼이나 알고 있어야 속지않고 살 수 있는것인지.....

 

걱정, 걱정, 걱정.... 모든 일에는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상식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왜 이리도 무지한가 한심스러울 때도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중고차를 제대로 사기 위한 협상의 기술> 정도는 알고 가야지 한다. 타이밍도 중요하고, 분위기도 중요하고, 밀고 당기는 순간의 어법도 중요하고... 이것도 일종의 심리전이다. 많이 알고 있는 자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전. 나를 속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덜 속을까하는 심리전. 그리고 어떻게하면 저 사람을 조금이라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하는 심리전. 세상 모든 일은 심리전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씁쓸하게 웃으며 책장을 덮는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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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 1
고광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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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격정의 세월이 있었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거리를 날아다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처음엔 너만의 일이었다가 점점 나의 일, 우리의 일로 변화되었던 그런 사건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나오던 그런 때가 있었다는 말이다. "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 는 말도 안되는 말이 세상속을 떠다니고 우리는 너나 할 것없이 어이없음에 치를 떨었었다. 세상의 모든 고요가 모여들던 그 아침을 나는 기억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교복을 입고 등교하던 단발머리 여학생들의 궁금증이 풀리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일이 생겨났고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아닌 누구라 할지라도 그 영화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화려한 휴가>... 그 영화가 개봉되고 나는 아들녀석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았다. 어린 녀석이 무엇을 알까마는 엄마의 기억속에는 이런 일들도 있었단다, 말해주고 싶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원하지 않았던 일과 마주치는 순간도 있을거라고. 나 역시 그 공간속에 있어보지 않아 그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중의 한명일테지만 한시대를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은 아팠다. 정말 저런 일이 있었나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던 아들녀석의 목소리를 내가 기억하는 한, 많은 사람의 기억속에 아픔으로 남겨질 저 날들을 작가는 다시 되새김질하여 꺼내놓고 있다. 아직 다 삭지도 않은 그것에 대해 다시 말하고 싶어하는 작가의 그 마음을 가늠해보고 싶은 욕심이 인다.

 

5.18... 이야기는 처참했던 광주를 배경으로 두고 시작되어진다. 지방신문의 한 기자가 나이어린 깡패의 칼에 찔려죽고, 그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고자 하는 또 한명의 기자를 따라가며 무서운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과연 이 시대의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추리형식을 택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를 너무 장황하게 펼쳐놓아 짐짓 이야기가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에 하는 말이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전해주고 있는 이야기속에서 긴장감이나 긴박한 그 무엇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자료조사와 수많은 수정을 거쳐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는 말을 보았다. 작가는 아마도 더 많은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을 다 담아낼 수 없음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책속 어딘가에서 스멀스멀 돌아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알 수 없는 지루함이 밀려오기까지 했다. 무언가를 사러 재래시장을 갔는데 길 양편에 늘어선 상인들의 물건을 보며 아무것도 사지못한채 스쳐지나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는 진실은 많다. 굳이 들춰내지 않아도 모두가 해답을 알고 있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밖으로 끌려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우리를 미칠것 같게 만드는 일도 많다. 이 책속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가슴속에 구멍하나씩 안고 산다. 누구나 가슴속에 오래된 뿔 하나쯤 숨기고 산다. 그 구멍속으로 세월이라는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시린 가슴 부여안고 꺽꺽거리며 속울음 삼키는 순간이 있다. 누가 되었든 무슨 일이 되었든 하나쯤 걸려들기만 하면 그 감춰둔 뿔을 드러내 들이받아버리겠다고 벼르며 살아가고 있는 순간들도 있다. 이렇게 아픈 이야기가 잊혀질 수 없는 까닭은 나보다 더 큰 구멍, 나보다 더 오래된 뿔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 때문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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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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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저마다 살아가는 모양새가 각각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삶의 형태가 특별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얼만큼을 가졌는가에 의해 좌우되겠지만 제각각 다르게 보여지는 형태는 한편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느낌을 말하는 사람들, 똑같이 영화를 보았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그 안에서 강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순간은 서로 다른 사람들.. 왜 그런걸까? 내가 궁금했던 건 그거였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반응이 다르다는 것은 인간마다 가지고 있는 어떤 고유의 것이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 나의 그 단순한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너무 무겁다. 솔직히 말해 뇌가 어쩌고, 실험이 어쩌고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면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조금은 쉬운 말로 접근을 시도했다면 좀 더 이해하기 편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주제다. 나와 너는 왜 다르게 느끼는 것일까? 요즘의 화두는 단연 마음조절이다. 힐링이라는 것도 사실 따지고보면 마음조절을 하자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굳이 좀 더 가까운 말로 표현하자면 마음내려놓기나 마음비우기쯤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과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는 마음훈련이 필요하다고.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하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심장에 있다거나 뇌에 있다거나 둘 중 하나로 답이 나온다.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답은 달라지겠지만 이 책을 빌어 말해본다면 마음은 뇌에 있다. 뇌의 움직임이 바로 그 마음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변화된다고 한다.

 

책에 나와있는 질문을 따라가며 나는 어떤 정서를 가진 사람인가 테스트를 한번 해 보았다. 첫번째 질문, 빠른 회복자형인가 느린 회복자형인가에 대한 답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회복형이다. 두번째 질문,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대한 답은 긍정적 관점형에 가깝고, 세번째로 나는 민감한쪽인가 둔한쪽인가를 체크해보니 어느정도는 사회적 둔감형쪽에 속한다고 나온다. 그런 반면에 네번째, 자기 인식능력은 그다지 부족하지 않고 조화를 잘 이루어내는 눈치백단형에 가깝다고 나온다. 다섯번째, 산만하지 않고 주의집중력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마지막 결론을 보니 바로 앞의 질문에 어느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속에서 말하고 있는 그런 결론에 대해 맹신한다는 건 아니다. 우리가 심심풀이로 가끔 말하는 혈액형의 성격과 무엇이 다를까 싶어 하는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신빙성은 충분히 갖고 있을테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어낸 결론은 이렇다. 사람의 뇌는 완성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정서별 유형조차도 뇌의 움직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인데 쉽게 말해 타고난 정서유형은 없다는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 지내는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인 까닭이다. 놀라운 것은 어린시절에 사람의 뇌가 어느정도는 굳어진다고 알고 있던 지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의 정서 유형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내 몸에 새겨지는 정서 유형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거기에 맞춰 변화된다는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그 말에 공감한다. 양육이 천성을 이긴다는 저자의 말이 큰 울림을 내게 전해주었다. 조금은 딱딱하고 장황하게 전개된 내용이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지 어느정도 알 것도 같다. 나를 다시한번 돌아본다. 어떤 사람일까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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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정착에서 성공까지 - 베이비부머 은퇴 후 인생 2막을 위한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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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처음으로 논에서 피뽑기하는 장면을 보았던 때가 떠올랐다. 사실 나는 도시에서만 자라 논에 모를 내거나 추수하는 것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결혼하고나서야 그런 장면을 처음으로 보았다고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장남이었던 남편은 무슨 때만 되면 불려가 일을 하곤 했다. 지금이야 추석전에 벌초하러가는 일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 제대로 허리를 펴지 못하는 남편을 도와주겠다고 굳이 말리는 데도 논으로 들어가려다가 동네 어르신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정말 그랬다. 우리가 가장 쉽게 뱉어내는 말중에 '농사나 짓지' 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생활보다는 촌생활이 훨씬 사람사는 맛이 난다고 말하는 남편때문에 우리는 나이들면 촌으로 내려가자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아들녀석이 제 자리를 찾으면 미련없이 접고 떠나자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무슨 수로?  늙어서 살아내야 할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현실은 사실 가장 두려운 문제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내려가면? 그래 내려가면 뭘 먹고 살건데? 이렇게 묻는 친정엄마의 말씀에도 이렇다하게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많은 사람이 꿈에 부풀어 귀농과 귀촌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도시에서의 생활보다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야말로 모아놓은 돈이 많아서 땅사고 집짓고 꿈같은 전원생활을 누리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촌에 가서 농사짓고 산다고하여 생활비가 안드는 것도 아니니 그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그래서 여러 방면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예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보여주고는 있지만 결정내리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을 듯 하다. 각 지자체마다 교육도 시키고 지원도 해 준다고는 하지만 막연한 생각만으로 실행에 옮길 수 없는 일임엔 분명하다. 내용중에서 귀농보다는 우선 귀촌을 하라는 말에 시선이 갔다. 농사부터 지을 게 아니라 (굳이 농사가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이라해도) 우선은 촌에 가서 살아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무엇을 해도 하라는 말인데 어느 정도는 공감하게 된다. 귀촌이라는 말은 우리가 잠시 이 도시의 일상을 떠나 쉬고 올 수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잠시 즐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더 나이들면 촌으로 가서 살자는 인생의 목표는 정해졌지만 지금 생각해도 깜깜한 일이다. 남들은 노후대책이다 뭐다 한참 준비하고 있다는 데 아직 그런 걸 준비할 만큼의 여유도 없고. 그러다 더 나이가 들면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내려갈수도 없는 일이니. 정착금을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도 없는 일일게다. 그렇다고 수중에 가진 것 없으니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면 그건 더 비참하다. 어차피 멋진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귀촌을 꿈꾸었던 건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이것저것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본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런 책에 담겨진 정보도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각 지자체마다 귀농과 귀촌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마련해 놓은 프로그램이 그렇게나 많다는 걸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씁쓸하게 결론을 내려보자면 이렇다. 수중에 가진 게 없으면 귀농귀촌도 어렵다는 것... 귀농귀촌도 하나의 사업이다. 먹고 사는 일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니 촌이라해서 도시와 다를 게 무에 있겠나 싶다.

 

귀농 붐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평범했던 월급쟁이가 촌으로 내려가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 한 예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분야에 도전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귀농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정부 지원시스템과 같은 걸 이용하라거나, 귀농귀촌을 위한 교육센터까지 책속에서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지금 귀농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끝부분에 부록으로 처리해 놓은 귀농귀촌 정보 사이트 는 귀농귀촌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라해도 좋은 정보가 아닐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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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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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들.. 제목을 다시한번 들여다 본다. 나쁜 것들이란 말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까닭이다. 이 책속의 주인공은 도대체 무엇을 두고 나쁜 것들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향해 뱉어낸 독백이었는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작가의 생각속에 이런 것이 바로 나쁜 것들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세가지 모두가 다 맞는 듯 하다. 주인공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말하는 것도 같고, 주인공이 누군가를 향해 뱉어내는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작가의 의중이 숨겨진 말같기도 하다. 무엇이 되었든 그 세가지 모두가 좋은 것이 아니었다는 건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게 독백을 뱉어내기 이전에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은 누군가를 탓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은 결국 나로부터 비롯되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감정 몰입이 힘들었다. 책이 어렵거나 어려운 말이 많아서? 그렇지는 않다. 책 속에서 마주치는 모든 상황과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나를 엄청난 무게로 짓눌러왔던 까닭이다. 답답했다. 얼른 그 안의 감정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뭐지?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째서 이렇게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거지?  자꾸만 흩어지는 혼자만의 감정을 추스리며 책장을 넘기고 그 마지막을 덮는 순간 나는 다시 그 속으로 들어가 말해주고 싶었다. 한번만, 딱 한번만이라도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는 없겠느냐고. 어쩌면 그렇게 이기적일 수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모든 아픔은 상처를 남긴다. 단지 그 상처를 어떻게 치료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를 막론하고 내 아픔부터 알아주었으면 한다. 너도 아프겠지만 너보다 내가 더 많이 아프니 제발 내 상처부터 봐달라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렇게 내 아픔부터 챙겨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한 아이의 아버지였고, 또 한 여자의 남편이었기에 저만의 아픈 기억만을 끌어안고 있기엔 너무 이기적으로 보였다는 말이다.

 

한 남자가 자동차 사고로 눈앞에서 아내와 큰 딸을 잃었다. 불행하게도 그들을 잃었던 싯점은 과거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와 겹쳐 있었기에 그 남자는 더욱이나 힘겨웠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딸이 있었다. 자신과 똑같이 눈앞에서 엄마와 언니를 잃었던 어린 아이. 남자에게는 그 어린 딸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픔과 고통만을 생각한 채 어린 딸을 방치했다. 그리하여 그 어린 아이는 두번의 상처를 입었다. 가슴속 깊이 각인되어질만큼. 엄마와 언니를 잃었다는 고통과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또하나의 고통을 여물지 않은 가슴속에 받아들여야만 했다는 말이다. 서로가 치유되지 못한 고통을 안은 채 세월이 흐른 후 딸은 배우가 되었지만 끝내 아버지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온갖 못된 짓으로 아버지를 괴롭혔지만 자신의 결혼생활조차도 제대로 꾸려갈 수 없었다. 우울하고 불행한 나날의 연속, 그러면서도 끝없이 아버지와 대치한다. 괴롭히려고 그랬던 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당하는 자의 입장에서 괴롭힘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그 남자가 현실을 부정한다는 데 있다. 자신이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듯 하다. 딸 역시 그렇다.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그 사랑은 오지 않을거라고 스스로가 결론을 내려버린 채 역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어찌되었든 어린 아이를 먼저 보호해주었어야 할 아버지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이 더 나쁘게 보인다. 솔직하게 말해본다면 나 역시 자신만을 위해 살았던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딸중의 한명인 까닭에, 나는 딸의 입장에 더 많은 공감을 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답답함에 시달려야 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듣는 이의 입장은 모른다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아주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아버지의 말투에 화가 나기도 했다. 딱 한번만이라도 딸을 이해하려고, 보듬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내 마음까지도 풀렸을 것만 같다.

 

어찌되었든 가족이라는 화두가 새삼스럽게 낯선 느낌으로 찾아온다. 내 부모, 그리고 내 부모의 부모가 살았던 시절속의 가족과 지금 현재의 가족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는 분명 다르다. 가족애라느니 정이라느니 아무리 외쳐봐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나만 그렇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세상은 아직 살아볼 만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이다. 비뚤어진 문명이 만들어낸 불협화음이다. 지금 우리의 삶에서 놓치고 살아가는 것중의 하나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보게 된다. 끝없는 메아리로 영원히 우리 주변을 맴돌지도 모를 그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나쁜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순간이 바로 이 책의 마지막을 덮는 그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이비생각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인의 고통과 관련해서는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들에게 초래한 피해 상황을 확이한 후에야 놀라서 얼이 빠지고 기겁을 한다. 길거리 싸움판에서 멋모르고 휘두른 주먹 한 방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일처럼.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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