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하루 - 실록과 사관이 미처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 하루 시리즈
이한우 지음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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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제목만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침에 눈을 뜨고 경연을 하고 신하들과 대립하는 왕의 하루 일정이다. 새벽 4,5시쯤에 일어나 왕실 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8시경이면 아침공부를 하고, 2시경이면 낮공부를 하고, 오후 6시경이면 저녁공부를 하고, 8시경이면 다시 어른들께 저녁인사를 하고, 11시경이면 잠을 잔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저렇게 빡빡한 일정속에서 올라온 상소를 읽어야 하며, 틈틈이 무예도 익혀야 했기에 왕이라고 다 편했던 것만은 아니구나 싶어 피식 웃어버릴 때도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왕의 하루는 시간적인 일정을 말하는 건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래서 간혹 그 선택에 대한 후회도 한다. 그 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말이다. 바로 그런 왕의 하루들이 이 책속에 담겨져 있음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앞서 말했던 그 후회라는 것도 사실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정말 그 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든 달라졌을거라고 우리는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떠오른 것은 역사의 해석은 주관적인 면이 없지 않다는 거였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학자들간에도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해도 역사에 대한 기록은 거짓이 없어야만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왜곡되어진 역사로 인하여 지금의 우리가 얼마나 많은 착오를 겪고 있는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주제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역사를 바꾼 운명의 하루, 군신이 격돌한 전쟁의 하루, 하루에 담긴 조선 왕의 모든 것... 이렇게 세가지로 분류된다고는 하지만 그 틀속에서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그 하루, 그 순간이 몰고 왔던 역사의 소용돌이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되는가를 말하고 있지만 어디 그 하루뿐이었을까? 파장을 일으킬만한 사건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그 날 하루를 불러낸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떤 이는 이 책속의 하루가 아닌 다른 날을 더 크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사실 이렇다하게 내세울만큼 특별한 하루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조금은 진부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단지 아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듯한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대체적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깝게 다가왔던 이야기들이라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조금은 욕심을 부린듯한 껄끄러움이 느껴졌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이라고 다를까만 역사의 모든 사건들은 '다름'을 '다름'으로 보지 않고 틀렸다고 생각했던 순간 일어난다. 원래부터 공존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더 많이 채우기 위해 공존할 수 없다고, 공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역사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누가 그렇게하라고 시킨것도 아닌데 판박이처럼 똑같이 재연되고 있는 현실의 권력구조만 보더라도 그 말에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모두를 위한 싸움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먼훗날의 우리는 말하는 것일게다. 그 하루가 없었다면, 그 순간이 없었다면, 그 때 그렇게만 하지 않았다면..... 또한번의 안타까움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책장을 덮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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