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주와 채 열 시도 안 되어 일찍 잠이 들었더니 오늘 새벽 두 시 반에 눈이 떠졌습니다. 어제 하루 쉬었더니 몸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책을 좀 읽다가 다섯 시 반쯤인가 주말농장으로 향했습니다. 아내와 딸이 자고 있기도 하지만 원래 비도 오고 해서 오늘은 혼자 다녀오리라 마음 먹었었던 터였습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잦습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오는 농장에 도착하여 차문을 여니 맑은 산 공기를 머금은 빗내음에 코가 즐거워졌습니다. 푸른 내음 가득한 곳에서 깊은 숨을 들이쉬는 이 기분, 아 서울 어느 곳에서나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 그대로 꿈이겠지요.

지난 주에 잡초를 뽑고 밭을 갈아 엎어 오늘은 따로 할 일은 없고, 수확만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빈 밭에 잡초가 조금 자라기는 했으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삽으로 다시 갈아 엎었습니다.

가지가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올해 첫 가지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몇 그루 심지도 않았는데 제법 많이 열려 큰 놈으로만 열 개 정도 땄습니다. 지난 주에 시들시들하던 깻잎도 비를 많이 먹어서인지 싱싱했습니다. 고추도 제법 자랐고 방울 토마토도 꽤 열렸습니다.

가지를 보더니 아내가 좋아합니다. 오늘 우리 가족 처가에 놀러가는데 가서 보여주고 싶답니다. 우리 가족 안심하고 먹을 농약 하나 치지 않은 깨끗한 먹거리를 수확했다는 즐거움보다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보는 마음이 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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