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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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나고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한 젊은이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는 아이스크림 사업에 관심이 많고 사업 수완이 좋은 친척 동생 한 사람을 설득하여 함께 사업을 꾸려나갔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신제품을 개발하고, 나날이 점포수를 늘려나갔습니다. 창업한 지 10여 년 만에 그들은 미국 전역에 사업장을 갖게 되고, 제품수도 수십 종에 달해 그들의 가게를 찾는 고객은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0년이 지난 1967년, 창업자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업 수완이 좋았던 그 친척 동생이었는데, 당시 나이 54세, 한참 일할 나이였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
또 다른 창업자 역시 건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도 역시 비만과 고혈압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외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이스크림 재벌이 되어 그의 사업을 하나뿐인 아들이 이어주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나이 갓 스물을 넘긴 이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끝내 거역하고 가출해버립니다. 자기가 그렇게 존경하던 아저씨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이유가 아이스크림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 같지요? 눈치 빠른 분은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한 달 내내 매일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아이스크림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창업자의 이름은 어브 로빈스, 일찍 죽은 동생의 이름은 버트 배스킨. 이 둘의 이름을 딴 아이스크림 회사가 바로 배스킨 로빈스 31. 어브 로빈스의 외아들 이름은 존 로빈스. 세계적인 식품회사의 외아들로 엄청난 부의 계승자였지만, 모든 걸 포기하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안의 작은 섬으로 들어가 철저한 채식주의 생활을 실천한 그는 1980년대 후반 미국 육가공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Diet for a new America>의 저자입니다. 부친의 아이스크림 사업을 비롯하여 인간,자연,식품의 숭고한 질서를 거역하는 모든 제품을 비판하고 회사를 고발한 그는 지금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유명합니다.

이야기를 계속해서, 어브 로빈스의 건강은 매우 악화되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위험 수준을 훨씬 넘긴 300에 도달했고, 악화된 당뇨 증세는 실명과 괴저의 위험까지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아들의 권고로 식생활을 바꾸었고,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건강이 드디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는, 그가 만든 회사에서 나오는 식품을 먹지 않습니다. 그가 만든 제품은 그와 그의 가족만은 먹지 않습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국내 유명 제과업체의 제과 기술자로 10년이 넘게 일해 오다, 몇 년 전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고, 기분이 불쾌해진 그 원인이 바로 자신의 직업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결심을 했습니다. 집의 냉장고부터 비웠습니다. 과자 뿐만 아니라 청량 음료와 일체의 가공 식품을 거부하는 그의 반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이 책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얼핏 들었던 정제당과 나쁜 지방, 식품 첨가물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가히 충격적입니다.

'나쁜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냉장고에서 가공 식품을 모두 꺼내세요.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닙니다. 책 한 권 읽고 괜히 제가 호들갑 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 책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초코파이와 바나나우유, 각종 드링크제와 소세지를 예로 들어, 정제당이 몸에 흡수되어 인슐린의 과다 분비를 일으켜 치명적인 장애로 발전하는 원리, 식물성 지방이라고 포장된 정제유의 비밀, 독극물로 분류된 첨가물로 만들어진 가공 식품의 뒷 얘기를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 하나 직접 확인하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행동이 바뀌니까요.
저부터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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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의 육체와 정신적 고통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유전적 심리적으로 전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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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아이에게 과자 주느니 담배를 권하라" (2005.6.2 문화일보)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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