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일종의 '아침을 여는 의식'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의식이 깨어나기도 전에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합니다. 한 7~8분쯤 받으면 작은 욕조에 반 정도 물이 찹니다. 대개 그때까지 반수면 상태에 있습니다. 나의 뇌는 아직까지는 잠을 자고 있는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욕조에 물이 어느 정도 차면 수온계로 온도를 잽니다. 반신욕을 하기에는 경험상 38~40도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미 이 자리를 빌어 몇 번 언급했던 반신욕을 위한 것입니다.

내가 처음 반신욕에 대해 안 것은 작년 10월 경이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해보겠다고 맘 먹은 것은 올 3월부터입니다. 아내가 반신욕을 위한 욕조 덮개를 사왔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다소 불규칙하게 해오던 것을 두어달 전부터는 이렇듯 잠이 완전히 깨어나는 매우 중요한 '의식'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미지근한 물에 몸을 반도 안 담그고 있지만 15분여 지나면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나 나의 몸과 마음은 이제 새로운 아침이 왔음을 자각하면서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삼십 여분 지나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그때 몸을 씻고 나옵니다. 요즘은 아침 공기가 선선하여 더없이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이때 쯤 되면, 말은 하지 않아도 "자! 이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라는 강력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 느낌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지근한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어찌보면 매우 평범한 이 행위가 나에게는 '아침을 여는 성대한 의식'이 되는 것은 바로 이 느낌 때문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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