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다녀왔습니다.
휴가 기간이었으나 겸사겸사 업무차 다녀왔습니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업 아이템이 실제 수행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저와 사장님, 그리고 다른 업체 사장님, 이렇게 세 명이서 다녀왔습니다.
8월 5일에 출국해서 8월 10일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글을 쓰려고 했으나, 몸이 매우 피곤하고 지친 상태라 오늘에서야 겨우 원기를 회복하여 글을 씁니다. 모든 기억을 되살려 상세하게 써도 되겠지만, 그래봐야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고, 간략하게 5박 6일간의 여정을 소개하려 합니다.

  1. 2004.8.5(목) 서울→北京

    휴가 시즌이라 비행기 잡기가 너무 어려워, 8월 5일 저녁 비행기로 베이징(北京)에 갔습니다. 공항에서 다른 업체 사장님 친구와 요녕일보 조선어판 기자를 만났습니다. 숙소인 베이징 호텔(北京飯店)로 바로 향했습니다.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라 다른 약속은 잡지 못하고 저녁에 술한잔 하며 중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2. 2004.8.6(금) 北京

    둘째날, 요녕일보 기자 덕분으로 중국중앙라디오 관계자 세 명을 만났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사람은 한족(漢族), 한 사람은 조선족이었습니다. 마침 조선족 기자(기자이지만 실제로는 PD에 아나운서 등 모든 역할을 함)의 딸이 이번에 대학에 들어가서, 중국의 대학 입시 제도와 입시 지도 방법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사전에 중국의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부하고 간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여러 대학들이 모여 있는 우따오코우(五道口) 입구에 위치한 中國應用技術大學 軟件學院의 呂軍 이라는 분을 만났습니다. 중국 IT 산업에 대해 뭣 좀 물어보려고 했는데, 다소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대답을 하는 바람에 매우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곳은 주로 일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청받아 개발하는 곳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인터넷 교육 서비스 사업에 대해 질문하기에는 분야가 너무 달랐습니다.

    이어서, 북경사범대학 대학원에서 어떤 분을 만났는데, 요녕일보 기자의 친구였습니다. 대학 구내 매점에서 두 시간 가량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얘기 주제는 대학 입시에서부터 인터넷 교육 서비스, 중국 대학생들의 화장품 사용 실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

    저녁에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장님 선배를 만나 술한잔하면서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3. 2004.8.7(토) 北京→天津

    우따오코우(五道口)에 한국 유학생들에게 유명한 곰집(식당 이름)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 곰집 사장님께 친구가 선물을 전해주라고 해서 왔는데, 결국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몇 일 동안 계속 전화를 했으나 무엇이 그리 바쁘신지... 결국 선물과 메모만 남겨두고 왔습니다.

    다시 숙소인 베이징 호텔(北京飯店)로 돌아와 현재 중국에서 대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 학생을 만났습니다. 중국 온 첫날부터 후배에게 실제 학생을 섭외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입니다.
    호텔 옆의 東方新天地(이거 정말 무지무지 큰 건물) 지하 어느 가게에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학생으로부터 생생한 얘기를 들을 수는 있었으나, 사업적으로 고민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습니다.
    Q : 입시 부담이 크냐?
    A : 무척 크다.
    Q : 그래서 어떻게 준비하냐?
    A : 뭐, 달리 준비하는 건 없다.
    Q : 학원에는 다니냐?
    A : 학원같은 거 없다.
    Q : 그럼 과외를 받느냐?
    A : 과외를 받지는 않는다...
    이런 식의 얘기였습니다^^

    이날도 원래는 베이징 호텔에서 하루 더 묵기로 했지만, 사장님 선배가 천진에서 사업하는 관계로, 천진에 한번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정을 바꿔, 천진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천진까지 갔습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천진까지 가긴 갔는데, 거기서 사장님 선배와의 약속 장소로 가기까지 그야말로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이놈의 택시 기사가 원래 몰랐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 약속 장소인 호텔에 내려주지 않고 그 선배의 공장 앞에다 데려다놓았습니다. 그것도 택시비가 100원 넘게 나왔구요.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천진 온천 호텔로 갔고, 곧바로 북한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북한 사람... 호기심에 괜히 몇 마디 말을 걸어봤습니다. 호기심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뭔가 애틋하고 가슴저린 마음이 있었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아주 큰일날만한 일일텐데 말입니다.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 테이블의 주문을 받고 서비스를 했던 북한 복무원의 이름은 유종미였습니다^^

    천진의 모습은 북경과 사뭇 달랐습니다. 중국의 3대 도시치고는 너무나도 시골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우뚝우뚝 솟아올라가는 건물들을 보면서, "중국은 지금 건설중"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4. 2004,8.8(일) 天津→北京→上海

    아침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베이징 공항으로 바로 갔습니다. 택시 기사와 사전에 협의하여 350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약 2시간 남짓 달려서 공항에 도착했고, 처음 약속대로 350원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까지 모두 합해 깔끔하게 350원에 마무리했습니다.

    공항까지는 순조롭게 왔으니, 상해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발권을 해야하는데, 표를 사는 곳에서 한참동안 기다리다가 시간을 보내고, 발권은 했는데, 막상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가려니 공항세를 내지 않았다고 하여 또 다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항세를 내려고 돌아다녔는데 물어보는 사람들마다 모두 대충 저~쪽으로 가라고만 할뿐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지 않아 한참 헤맸습니다. 차라리 그냥 표지판 보고 가는 것이 더 빠를 뻔 했습니다.

    상해에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포서에 있는 상해 힐튼 호텔로 갔습니다. 여기까지는 매우 순조로왔는데, 막상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전화 연락을 해도 되지 않고... 결국은 우리끼리 손짓발짓하여 예약한 방을 잡았습니다. 급하게 상해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저녁 안내를 해달라고 부탁해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중국에 온지 만 3년 정도 된 친구인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우리 입맛에 맛는 광동 음식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다 같이 근처에서 발마사지를 받았습니다. 1인당 50원.

  5. 2004.8.9(월) 上海

    휴가를 반납하고 온 것이니만큼(^^) 상해에서는 다소 여유있게 보내려고 했습니다.
    오전에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었던 홍구 공원(지금은 노신 공원으로 개명)과 상해 임시 정부 청사를 들렀습니다. (예전에 다 봤던 것이라 별로 재미없었음)
    점심 때에는 상해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선배를 만났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발전 속도와 인프라, 기타 인터넷 사업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배는 중국에서 화상 채팅 사이트를 만들어 곧 론칭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음란 사이트 단속 때문에 화상 채팅 자체가 엄청난 감시의 대상이 되어 오픈을 다소 늦춘다고 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후에는 예원과 옥불사에 갔습니다. 역시 예전에 다 보았던 곳이라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우리 말로 짝퉁 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에도 가봤습니다. 허름한 골목으로 들어가 아무나 못들어가게 만들어놓은 철문으로 들어갔는데, 쩝~ 허접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저녁에는 상해에 있는 동기들을 만나 정말~ 오랜만에 술한잔 했습니다. 역시 수년을 못봐도 친구는 친구인가 봅니다. 그저 반갑고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6. 2004.8.10(화) 上海→서울

    이날은 특별한 일정이 하나도 없어 시간이 좀 여유로울 것 같았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오전에 상해 박물관을 들렀다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살겸 진주 파는 가게에 들렀다가 시간을 다 써버렸습니다. 저도 아내를 위해 큰맘 먹고 선물 하나 샀습니다.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여, 상해에서 가장 높은 동방명주 타워에 헐레벌떡 올라가서 대충 한바퀴 돌고 다시 내려와 바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5박 6일간의 중국 방문기를 비록 이렇게 짧게 썼으나, 서울 돌아오던 날, 마치 몇 달여를 중국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출국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알차게 보내기도 했거니와 중국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돌아오기 전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던 탓에 시간 감각이 없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록 육체적으로 다소 힘들기는 했으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다음에 또 가고 싶습니다. 그 사이 또 얼마나 발전되어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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