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여기에 [손병목의 독서노트]라는 제목으로 올린 서평이 꼭 100권입니다. 재작년에 첫 글을 쓰긴 했으나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작년 10월부터입니다. 그때부터 따지면 95권입니다. 7개월간 95권의 책에 대해 서평 아닌 서평을 남겼습니다.

매달 10~15권 정도씩 꼬박꼬박 읽고 썼습니다. 이는 제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글을 쓰고 싶으나 내공이 '심하게' 부족하여 多讀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예전에 〈가벼운 글쓰기의 유혹〉이라는 글을 통해 말 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어느 순간 책을 멀리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알량한 과거의 지식과 현재의 경험 뿐인 나의 몸을 회오리치는 현실에 던져 놓고 방관하는 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는 건, 그래도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예전에 〈실용적 책 읽기, 실용적 글 쓰기〉라는 글을 통해 말 한 적이 있습니다.)

나의 일을 충실히 하면서도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쓴다'는 약속은, 아직까지는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이 약속만큼은 지킬 것입니다. 일 할 시간을 쪼개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외부 약속이 있어 이동할 때,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무심결에 TV 앞에 앉아있는 시간들을 긁어모으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면, 하루의 생활이 전혀 여유가 없고 생활이 너무 팍팍할 것 같죠?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낸 시간은 뜻밖에도 삶에 활력을 주고 자신감을 줍니다. 나와의 작은 약속을 지켰다는 것은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자신감을 줍니다. 하루가 즐거워집니다.

비가 내립니다. 일요일이 저물어갑니다. 충분히 쉬었으니, 즐거운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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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일주일의 시작이 일요일인가요? 월요일인가요?
모든 달력에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 주의 시작은 휴일입니다. 하루 푹~ 쉬고 일을 시작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주의 끝을 일요일로 보고 있습니다. 일요일만 보며 억지로 일을 합니다. 그러니 월요일이 고통일 수밖에요.
이미 이번 주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내일은 벌써 둘째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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