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옛사람을 만났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맞닥뜨렸고, 그리 길지 않게 만났다. 친구가 친구이고 선후배가 선후배인 것은, 나의 살붙이가 살붙이인 것처럼 명확하다. 10여년만에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웠다.
사는 모습은 달랐고, 어떻게 다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그저 일찍 술기운이 돌아 말을 깊게 나누지 못해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2.
나의 좌우명은 <방법은 없다>이다. 무슨 좌우명이 <방법은 없다>이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이처럼 명확한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노신의 말이다. 언제 어떤 책을 통해서 이 말을 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의 좌우명은 <방법은 없다>였다.

책장을 뒤지다 노신의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를 발견했다. 몇 페이지를 넘기가다 <방법은 없다>라는 구절을 만났다. 감격! 눈물이 핑 돌았다.

"결론지어 말하자면 내 자신이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은 오로지 덮쳐드는 고통에 대하여 교란하며 망나니 같은 짓으로 승리를 삼고 억지로 개선가를 부르는 것을 낙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것이 혹 장석침 선생이 말하는설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에 가서는 여전히 <방법이 없다>는 데로 귀결됩니다.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부딪쳐 해결하는 것 외에,
정말!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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