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에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교수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친구의 말이 대기업 어느 부서에 한국 엔지니어 20명, 미국 엔지니어 3명이 일하고 있는데, 미국 엔지니어 3명이 하는 일의 양이 한국 사람 20명이 하는 양보다 더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지 알아보았더니 미국 엔지니어들은 업무 중 막힐 때마다 미국에 연락을 해서 답을 찾아오는 반면, 한국 엔지니어들은 뭐든지 혼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선배가 하던 말이 있다. 업무를 시키면 똑똑한 직원은 어디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금방 발견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친구, 선후배를 총동원해서 물어보는 것이었다. 일을 못하는 친구는 혼자 밤새며 열심히 일은 하나 결과는 형편없다고 했다. 물어봐서 5분이면 해결이 가능한 것을 혼자서 찾거나, 결국은 못찾고 개발을 하려고 한다면 생산성이 수십 배 수백 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제 얘기가 아닙니다. 김익환의 《대한민국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회사에서의 '일'이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노력과 성실성보다는 그 사람의 '문제 해결력'에 크게 좌우됩니다. 노력과 성실함도 결국은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노력과 성실함을 통해 문제 해결력이 차츰 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 요체는 문제 해결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력은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을까?
제가 생각하기에, 핵심은 '학습'과 '경험'과 '합리적 사고방식'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첫번째는 합리적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합리적이란 말은 논리적이라는 말입니다. 논리적이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판단을 말합니다. 말은 쉽지만 꽤 많은 훈련이 필요한 능력입니다.

다음으로 '경험'입니다. 경험은 스스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경험은 자기 주도적인 행동 양식입니다. 어떤 일이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냥 하는 것은 경험이 아닙니다. 똑같은 일이라도 이것이 나의 인생에 중대한 기회를 찾게해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할 때, '일'은 '경험'으로 질적 전환을 하게 됩니다. 직관이라는 것도 결국 경험과 학습 결과에 대한 비논리적 발현 형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습'에 대해서는 여러 말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정보와 지식의 유효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학습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이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나이 어린 놈이 일장 연설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저 자신에게 한 얘기이니, 너무 거북해하거나 눈 흘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많은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돈까지 받아가며 쌓아가는 나의 새로운 경험들, 이 어찌 즐겁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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