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무척이나 일이 많아 주말이 다가오자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얼굴 빛도 좋지 않고 눈도 파르르 떨리고... 뜻하지 않은 여러 일들로 인해 고민도 많았던 데다가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 보니 체력의 한계에 다다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에는, 아내도 일이 많고 딸도 아파서 제대로 쉬지도, 책 한 줄 읽을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한 주를 위해 재충전이 필요했던 주말을 '망쳤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몸의 피로도 덜 풀리고 책 한 줄 제대로 못 읽었지만, 이틀의 시간을 온전히 딸과 함께 살 부대끼며 지낸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또는 조금만 재롱을 떨어도 그 귀여운 모습에 한없이 즐거워했습니다.
밥 먹이고 약 먹이고 목욕시키고 장난치며 놀다가 고사리만한 손 꼭 붙들고 곁에서 함께 잠을 자면서, 오랜만에 아빠 노릇 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행복했습니다.
비록 근래에 자주 잔병치례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좀 더 크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면 그리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엄마와 함께 병원에 다녀와야 합니다.
그 사이 전 회사에서 우리 딸이 볼만한 책을 좀 주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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