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회사 일 때문에 새벽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그래도 ‘맥주만 마시는 사람’으로 인식된 덕분에 아무도 소주를 권하지 않았습니다. 삽겹살과 된장찌개를 앞에 두고 맥주만 몇 병 마시고 말았습니다. 자리를 옮겨서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런데도 아침에 일어나는데 머리가 천근만근이요 속은 배멀미를 하는 듯 울렁거렸습니다.
내 몸이 참 ‘맛’이 갔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에 규칙적인 소식(小食)과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책상 앞에 붙어있는 저의 ‘미션 선언서’를 읽다가 문득 또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저의 미션 선언서는 “나 손병목은,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며”로 시작합니다.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술을 마실 때는 참 의도하지 않게 많이 마시게 됩니다. 남들이 ‘뭐, 별로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제 몸이 아프면 그건 누가 뭐래도 과하게 마신 것입니다.
왜 그렇게 과음했을까? 사실 그 때 술을 조금 덜 마셨다고 해서 그리 어색한 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이것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일인가?
이건 내 자신을 스스로 학대하는 일이지 않은가?

사람을 만나야하는 입장에서 술을 완전히 ‘끊어 버릴’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나 자신을 학대하는 일만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것뿐만 아니었습니다.
무심결에 면봉으로 귀를 파다가 귀가 상한 일 (이건 거의 매일 일어나는 습관입니다), 머리 한 곳을 심하게 긁적거려 두피가 상한 일 등 최근에 저의 ‘왼손’이 나에게 가한 나쁜 행동 역시 스스로를 학대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생각해보면 꽤 많습니다.
이를 두고 그냥 ‘습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나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믿고 확신한다’는 의미에서 사용한 것이었지만, 이 작은 습관들조차 못 고치고서야 어찌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오늘부터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학대하는 이런 작은 습관들부터 고쳐나가야겠습니다.
나의 ‘미션 선언서’의 첫 줄부터 제대로 실천하는 하루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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