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꽁꽁 얼었습니다.
현재(10시 15분) 서울 기온 영하 15도, 체감 온도 영하 23도입니다.
어젯밤에 잠시 처가에 있던 딸을 데리러 인천으로 갔습니다. 밤에 데려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서울 시내는 움직이는 주차장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마치 스케이트장 위로 차가 다니는듯했습니다. 겨우 겨우 4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철을 타고 가는 거였는데...
되돌아 오려고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평소 1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5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습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무사히 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전철을 타고 왔습니다.
TV에서는 서울-대전 7시간 걸린다고, 날씨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5도라고... 체감 온도는 영하 23도라고 연신 떠들댔습니다. 이런 상황을 전혀 예측도 못하고 얇은 옷에 차를 끌고 내려갔으니, 돌아오는 길은 얼마나 추웠겠습니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우리 딸과 함께 오는 길은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커가는 딸을 보면 어디선가 힘이 불뚝불뚝 솟아납니다.
그야말로 살을 에는듯한 추위 속에 숨을 쉬는 동안 콧속이 얼어버리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도 가벼웠습니다.
빈틈없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제가 사는 이문동의 풍경입니다. 지붕엔 하얀 눈이 그대로 쌓여있구요.
사람사는 맛이 느껴지지 않나요? (제 아내는 별루 좋아하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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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