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을 보니 한달에 평균 15권 정도의 서평을 올렸습니다(이런 칼럼은 빼구요).
제가 좀 더 부지런하게 살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나의 지식과 경험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나마 이렇게 해야 나름대로 재미있게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루가 멀다하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립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정말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글 잘쓰는 사람이 노래 잘 부르는 사람만큼이나 부러웠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을 보면 대개 아는 것도 많습니다. 다시 말해 많이 알아야 제대로 된 글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多讀 多作 多商量'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말은 분명 진리입니다.

1997년 8월에 난생 처음으로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제가 컴퓨터 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워드프로세서 1급 시험이 처음 시행되기 몇 달 전이었구요. 그래서 처음 쓴 책은 '워드프로세서 1급 필기' 책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실리콘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됐구요.
처음 쓰는 책이었지만 정말 '심혈'을 기울여 썼습니다.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의 학원 강의를 마치고 - 또 그 때는 다른 일도 겸하고 있어서 밤 시간에 또 다른 일을 잠깐 하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새벽 서너시까지 썼습니다. 그렇게 한 달 하고도 보름을 쓰니 500여 페이지의 책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참 뜻깊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뒤 여러 계기가 있어 - 1년 뒤 컴퓨터 교재 전문 출판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약 3년 동안 그렇게 직접 쓰거나 아니면 기획을 한 책이 100여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인들에게 그리 유명한 책은 아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컴퓨터 학원의 교재로 납품되었습니다. 꽤 많이 팔았습니다.^^

그 때는 무조건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상관없었습니다. 책을 쓰고 만드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다릅니다. 책이라고 해서 다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컴퓨터 관련 책은 정말 쓰기 싫습니다. 거기에는 나의 생각과 내 삶이 녹아들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런 얘기를 할려고 한 게 아닌데 또 새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전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러나 정말 쓰고 싶은 글은 나의 삶과 경험이 오롯이 녹아 있는, 그래서 그 글을 읽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직은 요원한 듯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늦더라도 正道로 가자는 의미에서 가급적 많은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장르의 책을 두루 섭렵하기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일단은 제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서적을 집중적으로 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차차 그 범위를 넓혀나갈 것입니다. 몇 년 동안은 이 짓을 계속할 것입니다. 아니 평생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식과 경험을 두루 섭렵하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리하여 그들처럼 글을 쓰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글 쓰고 싶어하는 욕구가 이러하니 매일같이 글이 올라가지 않으면 조금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아무 글(?)이나 막 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요즘 한참 유행하는 블로그에서처럼 그때 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매우 가볍게 올리고 싶기도 합니다. 남의 서평을 많이 베끼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내 그 생각은 접습니다. '그래서 나와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남의 글을 퍼오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들도 많습니다. 저렇게라도 해볼까하는 유혹도 듭니다. 그러나 또 이내 접습니다. 아까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런 '조급함'을 버리고 느긋하게 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 아니 가능하다면 오랫동안, 이런 '조급함'을 즐기고 싶습니다. 출퇴근 길 짜투리 시간과 퇴근 후 집에서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 습관적으로 술 마시던 시간을 전적으로 '책 읽기'나 '생각하기'에 바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어차피 버려지는 시간들이었으니까요.

제목은 '가벼운 글 쓰기의  유혹'인데, 그와는 별 상관없이 제 멋대로 지껄이고 말았네요.
아직 수련이 부족한 탓입니다.
널리 이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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