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는데, 눈이 참 많이도 온다.
올 들어 처음 내리는 눈인데 대설 주의보라니...
初雪이 大雪이니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무언가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과 강과 눈이 섞여 뭐가 뭔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눈이 하얗다는 건 알았지만 하얀 것도 지나치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얀 것이 맑은 건 아니라는 걸 처음 깨달았다.
흰 색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출근길이었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다짐을 한다.
나는 자신있다.
나와 내 가족,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드디어 몰입해야 할 무언가가 생겼으니, 이제 그 끝을 보리라.
2003년 12월 8일 월요일,
참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