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낙엽들이 아무렇게나 떨어져 흩날리는 새벽 풍경은 음산하기까지 합니다.
올해도 채 두 달이 남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하면서 도로 위를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낙엽을 보며 잠깐이나마 올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목표는 핏빛보다 선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선명한 목표는 애초부터 없었고, 다만 '조금만 더 현실에 집중해 보자, 그러면 어떤 길이 보이겠지'라는 생각으로 비교적 현실을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올 한 해도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또렷한 나의 목표가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선명해지는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나를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진정 내가 해야할 일을 알게 되고, 그 때 나의 가슴 한 복판을 넓게 차지할 그런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요.
돈 10억을 만들자! - 정말 선명한 목표이기는 하지만 제 가슴을 '감동'시킬만한 것이 아니기에 이런 목표는 제게 별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요즘 들어 더욱 분명해 지는 것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에 몰입할 수 있을까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현실이 그렇게 불만족스럽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현실에 충실하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의 피끓는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을 정점으로 제 인생은 아직 저점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저점이 아직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내 인생을 손절매할 시기는 아직 아니라는 것입니다.
관망하되 좀 더 치열한 자기 노력이 뒤따라야 할 때입니다.
관망이 지나치면 무관심이 됩니다. 이를 깊이 경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