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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다이어리 활용법
니시무라 아키라 지음, 권일영 옮김 / 황금부엉이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또 월요일입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갑니다. 게다가 연말이 다가옵니다. 곧 있으면 새해가 시작됩니다. 지나간 날을 정리해야하고 새로운 날들을 설계해야 합니다.
살면서 수 많은 계획을 세웁니다. 짧게는 하루의 일을 설계하고, 한 주의 계획을 세우고, 한 달의 목표를 점검합니다. 길게는 1년의 목표를 세우고, 몇 년 혹은 몇 십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계획과 실천에 관해서는 살면서 점점 더 확신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루를 충실히 살지 아니하고 한 주를 부지런히 살지 아니하면서 일년의 목표를 이루고 수 년 뒤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는 것입니다. 단 하루, 단 일주일의 계획조차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면서 인생의 목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굳이 성공한 아무개들의 이름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너무나 자명한 진리입니다.
직장인이 일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적극적으로 일처리를 하면서 무엇보다 계획한 임무를 제때에 실수 없이 완수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는 고위 간부나 경영자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일들 중에서 해야할 일을 취사선택하고 일의 경중을 나누고 우선순위를 매겨 제시간에 완수하는 것 - 이는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때로는 의지가 없어서, 때로는 잘못된 관리 방법으로 인해 중요한 일을 놓치거나, 잘못된 시간 배분으로 인해 제시간에 끝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기록하고 메모하는 습관이 없이는 현실의 모든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가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연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새 다이어리를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인연과 인맥을 관리하기 위해, 나아가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하나씩 장만합니다. 걔중에는 다이어리라는 말에 반기(?)를 들고 차별화를 선언하여 '플래너'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고가의 제품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고가의 <프랭클린 플래너>를 포함하여 많은 다이어리를 써 본 결과,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을 관찰해본 결과, 다이어리를 제대로 사용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결국 쓰는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대개 <프랭클린 플래너>와 같이 보다 전문화된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들보다 계획과 관리의 중요성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플래너에 담긴 철학을 이해하고 그 활용법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잘 만나 보질 못했습니다. 그저 보통의 다이어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이 책의 저자는 평범한 - 시중에서 널리 파는 일반적인 A5 사이즈의 다이어리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활용하여 상당한 '경지'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다이어리나 메모 습관, 활용 방식 따위에 관해서는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다고 느낀 저 역시 저자로부터 한 수 배웠습니다.
저자가 터득한 다이어리 활용법의 핵심은 '포스트잇'에 있습니다. 하루에 100장이 넘는 포스트잇을 사용하면서, 거기에 정보와 아이디어, 해야할 일들을, '한 장에 하나씩' 적습니다. 그리고 다이어리의 적당한 부분에 붙입니다. 급하게 해야할 일, 오늘 중으로 해야할 일, 그리고 몇월몇일에 해야할 일 등, 자신의 경험으로 정리한 방식에 다라 포스트잇을 붙입니다. 그리고 일을 끝낼 때마다 하나씩 떼어냅니다. 즉 해야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적어 작은 포스트잇에 적어 다이어리에 붙여놓고, 일을 완수할 때마다 떼어냅니다.
책을 보니 저자는 주간 스케줄을 주로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다이어리를 펼쳤을 때 왼쪽에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날짜별로 칸이 마련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다이어리를 이용하는데, 이 오른쪽 공간에 메모지를 붙입니다. 이 공간 역시 둘로 나누어 한쪽은 오늘 중으로 해야할 일, 또 한쪽은 주말까지 완료해야할 일을 붙여둡니다. 정말 급한 일은 왼쪽면의 주간 스케줄 위에 붙여 둡니다. 그에게 있어 일을 한다는 것은 붙여둔 포스트잇을 하나씩 떼어내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날 밤에 하루 일을 점검하여, 아직 끝내지 못했거나 마감 일정이 바뀐 일들이 적힌 포스트잇은 또 적당한 자리로 옮겨 놓습니다.
그의 포스트잇 활용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왠만한 메모는 모두 포스트잇을 사용합니다. 특히 커다란 다이어리를 펼쳐들고 메모하면 어색한 대화 자리에서는 와이셔츠 주머니의 포스트잇이 톡톡히 그 역할을 다합니다. 재빨리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이어리에 붙여둡니다.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다시 옮겨적는 불편이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의 다이어리는 '정보'와 '인맥'과 '시간'을 관리하는 둘도 없는 도구입니다. 그는 일본에서 꽤 유명한 정보통이자 저널리스트입니다. NHK와 TV도쿄에서 근 20년 간 경제캐스터와 프로듀서, 기자로 일했고, 지금은 연간 300여 차례의 강연회와 10여 권이 넘는 책을 쓰면서 작은 컨설팅 회사까지 운영할 정도로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시간관리의 프로입니다. 아마 우리나라의 공병호 소장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 저자의 《퇴근 후 3시간》이라는 책을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참 '독한'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었는데^^ ☞ 관련 리뷰 보기)
아직 내년 다이어리를 마련하지 못했다면, 이번 주에는 다이어리 하나 장만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이왕 큰 맘 먹고 장만하려면, 나의 일에 가장 적합한 다이어리는 어떤 것인지, 나만의 정리 방식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장만하는 것은 어떨까요? 겨우 몇 일 끄적거리다가 그저 '비싼 공책'으로 전락할 수도, '업무'와 '인생'을 설계하는 훌륭한 도구로 거듭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다이어리 사용에 대한 유용한 길잡이 또는 사고 전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