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커 100년의 철학 - 한권으로 읽는
피터 드러커 지음, 남상진 옮김 / 청림출판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피터 드러커를 어떻게 소개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케팅이나 경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들어보지 않았을리 없을 것이구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현대 경영학 이론을 정립하여 '경영의 구루'로까지 불리우며, 지금까지 출간한 약 30여권의 책이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직간접적으로 한번씩은 들어들 보았을 테니 달리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올해 나이가 아흔 다섯 정도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 드러커는, 사는 모습이나 그 성과 면에서 따르고 본받기를 주저할 필요 없는 확실한 역할 모델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으려면 기본적으로 질 좋은 연필을 준비해야합니다. 언제 어떤 명문(名文)이 나타날지 모르며, 그 문장 하나하나가 참 많은 것을 생각케하여, 내 삶의 자세나 일을 대하는 태도, 무엇보다 업무를 해나가는 방식을 돌이켜보고 개선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의 책 23권에서 드러커 자신이 고르고 고른 800여 개의 문장을, '일의 철학' '경영의 철학' '변혁의 철학' '역사의 철학' 등 4개의 주제로 재구성한 책입니다.

마치 '명언집'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유명한 문장만 따로 옮겨 놓은 명언집과는 그 성격과 내용에 있어 큰 차이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명언집은 문장이 조각조각 널려 있어 문장 상호 간의 연결고리가 매우 약해, 몇 개의 문장을 엮어 하나의 일관된 주제로 엮어 내기가 힘든 반면, 이 책은 드러커 자신이 그의 글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다시 연결해 놓은 또 하나의 완성된 책입니다. 이전에 그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책을 읽으며 중요하다고 밑줄을 그어 놓은 대부분의 문장을 만날 수 있으니, 각 문장만 떼어내어 곱씹어 보아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책이며, 혹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이 책만으로도 그의 글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그의 책 한 두 권 정도 읽고 이 책을 읽는다면 훨씬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곱씹어보는 과정에서 그의 뜻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읽은 그의 글 중, 여전히 감동적인 몇 구절을 옮겨 적는 것으로 오늘의 리뷰를 대신할까 합니다.



  • 개인 각자가 성과를 올린다는 것은 하나의 혁명이다. 개인, 특히 지식노동자에게는 전례없이 아주 새로운 것이 요구된다. 조직의 최고경영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 요구된다.


  • 습들이 불가능하며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러면서도 반드시 몸에 익히고 있어야 하는 자질이 있다. 그것은 어떠한 재능도 아닌, 바로 성실함이다.


  •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 최초의 일은 제비뽑기와 같다. 처음부터 적합한 일에 종사할 확률은 높지 않다. 더구나 자신에게 맞는 일로 알고, 그 일에 자리잡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 지식노동자는 스스로를 예전의 변호사, 교사, 성직자, 의사, 고급관료와 같은 부류로 간주한다. 실제로 이들은 높은 교육 수준에 더 많은 수입과 기회를 가진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이 있어야만 비로소 소득과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조직이 거액을 투자해야만이 비로소 자신의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조직이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 확실성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기업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한 사람은 정치가, 군장교, 외항선의 선장처럼 모든 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일에는 적합하지 않다. 의사결정의 본질은 불확실성에 있다.


  • 성공한 기업가는 행운의 여신의 입맞춤이나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일을 할 뿐 대박을 노리지 않는다.


  • 조직 내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마찰은 서로 상대의 일, 일하는 방법, 중시하고 있는 것, 추구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에 기인한다. 문제는 서로 듣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데에 있다.


  •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부리는 방법을 아는 남자, 여기 잠들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자신의 묘비에 새기게 한 이 문장은 실제로 대단한 자랑꺼리가 될 만한 자질이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한 특별한 처방 같은 것은 없다.


  • 커뮤니케이션을 성립시키는 것은 듣는 사람이지,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용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으면 그 커뮤니케이션은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 신뢰한다는 것은 리더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의 의견에 늘 동의한다는 뜻도 아니다. 리더가 하는 말이 진심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 그것은 성실함이라는 정말로 진부한 것을 기초로 한 확신이다.


  • 낡은 것의 계획적인 계획적인 폐기야말로 새로운 것을 강력하게 진행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디어가 부족한 조직은 없다. 창조력이 문제인 것도 아니다. 모처럼 나온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일할 조직이 모자란다는 것이 문제이다. 모두가 어제의 일로 바쁘다.


  • 아무리 훌륭한 전략계획일지라도 일로 구체화하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좋은 의도에 불과하다. 가능성 있고 생산적인 결과가 옛아되는 전락계획에는 조직의 주요 인재들을 할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약속과 희망에 그칠 뿐 전략계획은 될 수 없다.


  • 판매와 마케팅은 정반대이다. 같은 의미가 아닌 것은 물론 서로 보완적인 부분조차 없다. 어떤 형태의 판매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마케팅의 목표는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이 지향하는 것은 고객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 맞추어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 결합하는 능력이야말로 위대한 예술가뿐 아니라 다윈, 보어, 아인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의 특성이다. 그들의 능력은 천부적인 수준이어서, 천재성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합에 의해 지식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상당한 수준까지는 배울 수 있다.


  • 기업의 첫번째 임무는 존속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경제학의 으뜸가는 원리는 이익의 최대화가 아니라 손실의 회피이다. 따라서 기업은 사업에 동반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프리미엄(잉여금, 할증금)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의 원천은 하나밖에 없다.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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