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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일즈 명인
김진형 외 지음 / 거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세 명의 머니투데이 기자가 쓴 한국의 세일즈 名人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험,자동차,화장품,전자제품,홈쇼핑,학습지교사,네트워크마케팅 부문에서 성공한 12명의 세일즈 맨 이야기입니다.
이런 책을 읽으면 즐겁습니다. 책 뒷표지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공개한다!"라고 되어 있지만, '노하우'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거니와, 세일즈 달인들의 노하우는 결국은 한결같이 '집중적인 고민과 실천'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책이 좋습니다. 어쩌면 예전에 TV에서 방연한 <성공시대>처럼 진부하고 뻔~한 얘기를 다루고 있지만, 저는 그런 진부하고 뻔~한 얘기가 진실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 하나 -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집념과 의지, 그리고 지독하리만치 끈질긴 실천력 - 바로 이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 외에 어느날 갑자기, 또는 환경이 좋은 탓에 부자가 되거나 쉽게 성공한 경우도 있겠지만, 아니 많겠지만, 그건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따라하거나' '실천하기' 위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책을 읽는 목적은 '열정을 다시 지피기 위함'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제 삶의 주제는 '열정'입니다. 평생토록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는 뜻입니다. 노령화를 지나 노령 사회에서, 평생토록 배우고 일해야하는 시대에 '열정'이 없다면 삶은 매우 비참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열정이라는 것이 마음 먹는다고 해서 언제나 나와 함께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열정을 지필 수 있는 노력과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이런 류의 책을 읽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말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생기는 힘 - 그것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들 月 수천에서 年 수억 대의 연봉을 받습니다. 그러나 원래부터 가진 게 많아서, 또는 우연히 땅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 '허탈감'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나는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살지 못했으며, 아직 그들과 같이 까무러칠 정도로 일해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와 비슷한 일의 종류를 좋아하지도 않고, 아직 그런 일을 미치도록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한 나는 그들이 받는 수 억원 대의 연봉을 부러워할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서 열정과 땀 냄새를 맡습니다. 지독한 오기와 프로 의식을 배웁니다. 성공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웁니다. 이는 로또가 주는 현실의 초라함이 아닙니다. 로또를 주머니에 넣고, 로또가 당첨되었을 때의 기대를 상상하면 문득 자신의 현실이 초라해집니다. 기대하고 희망할수록 현실이 초라해보이는 로또와는 달리 좀 더 열심히 부지런히 그리고 무엇보다 끈질긴 집념으로 현실과 부딪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입사 6개월만에 MDRT, 입사 1년 후에 TOT를 달성한 푸르덴셜생명의 권효곤(MDRT는 연간 거둬들이는 보험료가 100만 달러가 넘을 때, TOT는 MDRT보다 6배 정도 많아서 신규 계약 보험으로 받는 수당이 32만 달러 - 즉 3억 8천이 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나이 서른 여섯에 주부 판매사원으로 시작해 11년 동안 10번이나 판매왕을 차지한 LG전자의 김정애, 남편 회사가 부도나면서 나이 마흔이 넘어 시작한 KFG의 김희성 FA(Financial Advisor)도 월 급여 5,000~6,000만 원을 가져가는 잘 나가는 세일즈 퀸입니다. 아이 둘의 평범한 가정주부가 국내 첫 번째 상용차 영업사원이 되어 판매왕에 오른 대우자동차의 박은화 차장. 10억대 연봉을 받는 1급 장애인인 AIG의 이대균 세일즈 리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잠시 주춤한 나의 열정을 다시 지펴올립니다. '절박함'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