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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코드 -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ㅣ Business Insight 3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김상철 외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1월
평점 :
책 표지를 보면 지구를 열쇠로 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인간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비즈니스까지 이해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들어있다는 암시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인간에 대한 통찰이 담긴 인문서이면서 비즈니스를 다룬 경영서이기도 하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쓴 클로테르 라파이유 박사는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입니다. 일단 비즈니스 전공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요 저서를 보면 《7 secret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 《Creative Communication》과 같이 매우 실용적인 것들입니다. 심지어 그에 대한 소개에 '마케팅 구루'라는 표현까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한번 보죠. 1990년대 말에 크라이슬러에서 라파이유 박사에게 지프 랭글러(Jeep Wangler)에 관한 작업을 맡겼습니다. 지프 랭글러는 우리가 흔히 '지프'라고 부르는 4륜 구동차의 모델 중 하입니다. 이 차의 판매가 미국에서 곤두박질치고 있을 때, 이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회사는 이미 광범위한 시장조사를 끝냈고, 수십 개의 포커스 그룹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거의 알아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알아내야 할 그 무엇이 남아있을까요? 라파이유 박사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동차 또는 지프에게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대신 지프에 관한 '최초의 기억'을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물로 각양각색이었겠죠.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반복하여 되풀이되는 강한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드넓은 벌판으로 나가거나, 일반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험한 곳을 가거나, 장애물을 뚫고 거침없이 달려가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론을 지었습니다. 미국인이 지프에 대해 갖고 있는 코드는 바로 '말(HORSE)'이다.
그는 덧붙였습니다. 지프를 SUV로 만들지 말라. SUV는 말이 아니다. 말은 화려한 장비가 없다. 안장도 부드러운 가죽이 아니라 거칠어야 한다. 문은 뗐다 달았다 할 수 있는 착탈식이어야 하고, 지붕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말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알아내기 위해 광범위한 시장조사를 했던 크라이슬러 경영진이 보기에는 황당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미국에서의 판매상황이 좋지 않던 터라 일단 만들어 봤습니다. 전조등도 원형이 아니라 사각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세련된 SUV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거친 이미지였습니다. 광고도 마치 옛 서부영화의 주인공이 말을 타고 석양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연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라파이유 박사는 소비자들의 말을 철저하게 무시합니다. 말은 무시하고 그 안에 담긴 '구조'를 파악합니다. 우리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그들의 말도 아니고 내용도 아닌 바로 '구조'라는 겁니다.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가 있습니다.
하나는 생물학적인 구조인 유전자(DNA)이고, 두번째는 '문화'입니다. 마지막 구조는 개체입니다. 유전자가 비슷해도 각각의 개체는 무언가 다른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그는 두번째 구조인 '문화'에 집중합니다. 언어와 예술, 거주지, 역사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는 독특한 개성인 문화에 집중합니다.
제 목 : 컬처코드
지은이 : 클로테르 라파이유 / 김상철, 김정수 옮김
펴낸곳 : 리더스북 / 2007.1.20 초판 발행, 2007.11.7 발행한 26쇄를 읽음 ₩13,000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입니다. 미국인들은 지프에 대해 '말(HORSE)'라는 무의식적인 이미지를, 유럽인들은 '해방자(LIBERATOR)'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소비자에게 호소를 하려면 이 코드에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말만 믿고 기능이나 디자인의 세련됨만을 추구하다가는 뼈아픈 실패의 경험만 더 쌓을 뿐입니다.
그는 문화적 무의식, 즉 컬처 코드를 발견하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말합니다.
1.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말라.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질문을 받으면 지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먼저 작동합니다. 그는 사람들의 본능을 지배하는 파충류 뇌(reptilian brain)에서 원초적인 답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2. 감정은 학습에 필요한 에너지다. 이 말은 무언가가 머릿속에 각인되려면 강인한 감정적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사물,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알아내려면, 그들이 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믿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3.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역시 말을 믿지 말고 그 안에 담긴 구조를 파악하라는 겁니다. 그 구조에 대해서는 위에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구조는 곧 '관계'입니다. 만약 자동차에 대해 예를 든다면, 운전자와 자동차와의 관계, 운전 경험과 그에 따른 감정의 관계를 알아내야 합니다.
4. 각인의 시기가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 첫 경험은 일생에서 한 번뿐입니다. 그 첫 경험은 대개 7세 때까지 모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힘이지만, 7세 이후에는 논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5. 문화가 다르면 코드도 다르다. 미국에서 식품은 안전해야 합니다. 프랑스에서 식품은 맛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인구는 프랑스 인구의 다섯 배나 되지만, 해마다 잘못된 음식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미국보다 프랑스가 훨씬 많습니다. 음식에 대한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입니다. 반면 독인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입니다.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시죠?
이러한 제3의 무의식을 저자는 '문화적 무의식'이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컬처 코드(Culture Code)'입니다.
이 책에는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가정과 저녁 식사에 대한 코드,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를 분석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분석한 그 코드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나열만 해서는 그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설명을 봐야 합니다. 이 분야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공합니다.
참, 아래에 열거하는 코드는 모두 미국인들의 코드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의 코드는 하나도 없습니다. 한국인들의 코드는 우리가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 코드가 바로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를 푸는 열쇠일 것입니다.
사랑 =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
유혹 = 조종(MANIPULATION)
섹스 = 폭력(VIOLENCE)
아름다움 = 남자의 구원(MEN'S SALVATION)
비만 = 도피(CHECKING OUT)
건강과 행복 = 활동(MOVEMENT)
의사 = 영웅(HERO)
간호사 = 어머니(MOTHER)
병원 = 가공공장(PROCESSING PLANT)
젊음 = 가면(MASK)
가정 = 접두사 '재(RE-)'
저녁식사 =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
직업 = 정체성(WHO YOU ARE)
돈 = 증거(PROOF)
품질 = 작동한다(IT WORKS)
완벽함 = 죽음(DEATH)
음식 = 연료(FUEL)
술 = 권총(GUN)
쇼핑 = 세상과의 재결함(RECONNECTING WITH LIFE)
사치품 = 군대 계급장(MILITARY STRIPES)
미국대통령 = 모세(MOSES)
미국인이 보는 미국 = 꿈(DREAM)
프랑스인이 보는 미국 = 외계인(SPACE TRAVELLERS)
독일인이 보는 미국 = 존 웨인(JOHN WAYNE)
영국인이 보는 미국 =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
프랑스인이 보는 프랑스 = 사상(IDEA)
영국인이 보는 영국 = 계급(CLASS)
독일인이 보는 독일 = 질서(O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