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타임 9 to 5 - 걱정을 달고 사는 직장인 구하기
라리나 카스 지음, 이은주 옮김 / 지훈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12월 1일 KBS의 인기 프로그램의 하나인 《스폰지 2.0》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행동억제'에 대한 실험인데, 행동억제란, 쉽게 말하면 습관이나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을 말합니다(그림1). 행동억제가 안 되면 횡단보도 건너편의 친구만 보고 신호등도 보지 않은 채 뛰어들 수도 있고(그림2),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거나 수학 부호를 정확하게 보지 않고 문제를 풀기도 합니다(그림3,4). 마트에서 충동 구매를 하거나 TV 홈쇼핑에서 습관적으로 필요 없는 물건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행동억제력이 떨어지면 공부도 못할 뿐더러 실생활에서도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러한 행동억제력을 쉽게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었습니다. 《스폰지》에서는 '지는 가위바위보', '청기백기 게임', 'Go or No Go 게임'이 소개되었습니다.

지는 가위바위보는, 오랜 기간 동안 상대방을 이기려는 '습관'을 억제하고 '판단'을 통해 지는 가위바위보를 해야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바위를 내고 있으면 바로 가위를, 보를 내고 있으면 주먹으로 재빠르게 바꿔줘야 합니다(그림5,6). 보기에는 쉬운데 그렇지 않나 봅니다.

TV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방법은 청기백기 게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몸은 뇌의 지시대로 움직입니다. 행동억제력이 좋지 않을 경우 청기 올리지 마라는 지시를 듣고 뇌가 청기를 올리지 않게 지시를 하려고 해도 지시 보다 먼저 손이 올라가버려 틀리게 됩니다(그림7).

그러나 청기백기 훈련을 하게 되면, 일단 자세히 끝까지 들어야 합니다. 집중력이 있어야 하고 그 지시에 따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반복함에 따라 행동억제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뇌의 행동억제를 담당하는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적용이 되어 문제를 끝까지 읽어보거나 충동 구매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먼저 서울대생 등 우등생을 대상으로 청기백기 테스트를 해보았더니(그림8) 신기하게도 단 한 사람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일반인 중 행동억제력이 좀 모자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더니 그 결과가 형편없었습니다. 대부분 100명 기준 50등 이하인 평균 이하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주간의 청기백기 게임 훈련을 통해 눈에 띄게 성적이 향상되었는데, 심지어는 100명 기준 91등에 머물렀던 한 회사원이 2등까지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TV 프로그램이 끝난 뒤 색종이와 빨대로 급조한 청기 백기를 가지고 딸과 청기백기 게임을 해봤습니다. 눈을 꼭 감고 제 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집중력에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재미있어 하구요.

회사일을 할 때도 행동억제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업무 성과가 달라집니다. 다음은 《해피타임 9 to 5》의 일부분입니다.

짐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싶어 나를 찾아왔다. 짐은 직장 생활에서 불안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일해야 했고, 실적을 올리라는 상사의 압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다. 상담 과정에서 근무 시간에 이메일, 전화, 동료와 대화 등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면서 주의가 분산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었고 항상 압박감에 시달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루 일정을 좀더 분명하게 구분하여 정하기로 했다. 이메일 확인하는 시간,전화하는 시간, 동료와 업무 논의하는 시간 등을 모두 별도로 정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전화를 받거나 동료와 대화하지 않았다.
전화기를 들고 싶은 유혹, 이메일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려도 꾹 참고 계획한 대로 실행했다. 마침내 주의가 분산되었던 습관이 고쳐졌고 덕분에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졌다. (p.53)

일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입니다.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보면 금새 하루가 지나갑니다. 습관에 몸을 맡겨 행동억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유용한 방법이 '잡다한 일'은 시간을 정해놓고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실천하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 단순한 행동 하나에도 일에 대한 목적의식과 열정, 습관 등이 모두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해파타임 9 to 5》는 걱정을 달고 사는 직장인을 구하기 위한(?) 책입니다. 성공의 걸림돌인 사소한 걱정을 없애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전 더 이상 이런 류의 책은 보지 않습니다. 부정적이거나 불필요한 걱정이 별로 없는 편이니까요. 지인께서 추천해 주셔서 주말에 봤습니다. 비록 '나'에 대한 문제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회사에서 이러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걱정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사실 그 걱정들 대부분이 불필요한 걱정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월요일 아침입니다. 산뜻하게 한 주일을 시작합시다. 불필요한 걱정, 불안 따위는 버리시기 바랍니다. 걱정 대신 성공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일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오늘의 일과를 먼저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을 이용해 동료들과 청기백기 게임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