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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수면법 - 수험생과 직장인의 두뇌를 100% 활용케하는
후지모도 겐고 지음, 최운권 옮김 / 백만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이불 속이 그립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속에서 "5분만~, 5분만~" 하다가 지각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충분한 자고 눈을 떴는데 5시밖에 안 된 경우도 있습니다.
"뭐야, 아직 5시밖에 안 됐잖아. 1시간 더 자도 되겠네. 한숨 더 자자."
이렇게 더 자고나서는 또 깰 때쯤 되면 "5분만~, 5분만~" 하다가 허겁지겁 출근을 합니다. 아침 식사는 생각도 못합니다. 회사에 도착해 책상 앞에 앉으면 11시부터 점심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드디어 점심 시간,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기름진 음식으로 배불리 먹습니다. '으~ 이제 살 것 같다', 배를 내리쓸며 회사에 들어와 오후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만복 후의 나른한 기분이 곧 찾아옵니다. 다량의 음식이 위에 채워지면 대뇌에 있던 혈액이 일제히 밑으로 내려와 소화 흡수를 위해 분주해집니다. 머리의 혈액 소통이 급감하고 사고력은 썰물처럼 밀려 나갑니다.
점심의 만복감은 저녁 식사를 더 많이 먹고 싶게 합니다. 과도한 식사의 반복이 되고, 이는 내장의 피로를 증가시켜 그것을 회복하자면 오랜 시간 잠을 자야 합니다. 수면 시간이 길어지면 지방은 걷잡을 수 없이 체내에 축적되어 에너지 과잉 상태가 되고 세포의 신진 대사 리듬은 깨어지고 서서히 건강까지 손상되게 됩니다.
어, 내 얘기네,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 주위를 둘러봐도 많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수면 시간만 줄여도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오히려 저를 걱정합니다. 10년 가까이 함께 산 아내조차도 걱정합니다. 하루 서너 시간 자고 어떻게 버티는지 걱정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아예 '체질'이 다른 사람으로 예외 처리합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독한 놈~~~"
중학교 때 《4시간 수면법》이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일본인이 쓴 책이었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너무 감명(?)을 받은 나머지 《3시간 수면법》, 《5분간 가면법》을 연달아 사서 읽었습니다. 당시 책은 곧 진리였습니다. 활자로 찍은 모든 인쇄물은 거역할 수 없는 진리라고 여길 때였습니다. 어렵지 않게 실천에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때 읽은 책을 다시 보려고 서점을 뒤졌지만 없었습니다. 《3시간 수면법》, 《4시간 수면법》이라는 제목의 책은 대개 절판 또는 품절이 되었고, 후지모도 겐고가 쓴 이 책만이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백만문화사에서 나온 《3시간 수면법》을 읽었습니다.
교과서와 참고서 외에는 별로 읽은 책도 없는 상태에서 워낙 감동적으로 읽고 실천에 옮겼던 책이라, 거의 기억하고 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읽으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 읽고 실천할 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다시 실천에 옮길 때,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중학교 때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혼란하고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공부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 거의 365일 술을 마시며 보낸 탓에 수면 주기는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생존'을 위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몇 시간은 꼭 자야한다는 생각이 애당초 없었기 때문에 다시 실천에 옮기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책을 봤습니다.
남보다 한 자라도 더 공부하기 위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비록 책에는 여전히 수험생과 직장인의 경쟁심을 유발하는 문구가 많지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그 어떤 방법도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을뿐더러 자신의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듦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와의 경쟁도 싸움도 아닌 오직 저 자신을 위한 수행과 수양을 위해 다시 읽었습니다.
3시간 수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식(小食)이 필수입니다. 수면은 대뇌 뿐만 아니라 내장이 피로하여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내장을 피로하게 하는 큰 요인이 위장의 소화활동입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내장을 피로하게 하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수면이 필요해집니다.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필요 이상으로 자야 합니다.
3시간 수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써야 합니다. 두뇌를 써야하고 몸을 써야 합니다. 열정을 다해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써야 합니다. 모든 것이 비어버린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주 깊은 숙면이 필요합니다. 뇌와 육체와 내장(자율신경)이 함께 푹 쉬면 그것이 곧 숙면입니다. 숙면은 수면의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입니다.
3시간 수면을 하면 새벽이 내 것이 됩니다. 누구를 위해 싸우는 새벽이 아닌, 순전히 나를 위한 새벽 시간을 갖게 됩니다. 여명의 순간이 '잠에 취한 잠'으로 소비되지 아니하고 나를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으로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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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아침형 인간을 위한 건강 수면법'과 '식사법'이라는 제목으로 주베트남 대사관 이상학님의 글이 여러 블로그에 올라와 있었습니다(원본 글은 찾지 못했습니다). 잘 정리해 놓은 것 같습니다. 검색의 수고를 덜고자 그 중 하나를 아래에 링크해 두었습니다.
- '아침형 인간'을 위한 건강 수면법 (바로가기-클릭)
- '아침형 인간'을 위한 건강 식사법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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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보면 4, 6, 8시간 수면이 좋다고 하는데, 이는 수면의 주기를 2시간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수면 주기는 1시간 반에서 2시간 사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1시간 반이 수면 주기인 사람은 4시간이 아니라 3시간이라도 충분한 숙면이 된다는 뜻에서 《3시간 수면법》이라는 책 제목이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