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 혁명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대화 기술 60가지
손석한 지음, 홍승우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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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홍승우의 그림은 익숙합니다. 《한겨레》에 <비빔툰>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 1999년이니까 벌써 9년째입니다. 남편 '정보통', 아내 - 이름을 잘 모르겠네요, 딸 '정다운', 아들 '정겨운' 등 네 가족의 이야기는 친근하다 못해 마치 나의 이야기인 양 빠져들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남편과 아내의 문제가 전부였으나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육아와 관련된 각종 에피소드를 때론 코믹하게 때론 가슴 찡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다운이가 커가고, 겨운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이 마치 옆집 이야기인 양 친근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은 다운이네 가족 중 엄마만 쏙 빠지고 나머지 세 식구가 등장합니다. 글은 TV를 통해 비교적 자주 얼굴이 알려진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가 쓰고, 홍승우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아이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를 아빠의 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7가지 아빠의 유형을 보여줍니다. 친구처럼 가까운 민주적 권위형 아빠에서 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는 아빠까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아빠인지 먼저 짚고 넘어갑니다. 그런 다음 약 50여 사례를 통해 아이의 정서 상태에 따른 대화 노하우, 칭찬과 야단, 사랑을 표현하는 대화 기술을 보여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것입니다. 만화 또는 일러스트가 반이니 읽는 데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평소에 아이에게 무관심했거나 아이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대화를 했던 아빠들이 반성하며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실생활에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을지 그건 좀 의문입니다. 쉽게 읽히는 만큼 쉽게 잊혀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냐하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그 어떤 '사상' 또는 '원칙'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대화법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늘 말씀 드리는 것처럼 토머스 고든의 《부모 역할 훈련》이나 하임 G. 기너트의 《부모와 아이 사이》를 먼저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칭찬이 올바른 칭찬이고 그렇지 않은지 단순히 몇 가지 사례만 들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칭찬과 그렇지 않은 칭찬을 가르는 근본 원리를 먼저 충분히 납득한 다음 사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는 이 책이 다루는 사례의 양에 비해 전반적인 원리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사례 중심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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