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
존 휘트모어 지음, 김영순 옮김 / 김영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교육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교육에 관심이 깊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로젠탈 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합니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입니다. 그가 조각한 여신상을 스스로 너무 사랑한 나머지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가 그 여신상에 생명을 주었다는 신화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 심리학의 설명입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1968년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던 레노오 제이콥슨의 실험이 이를 방증합니다. 그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다음 무작위로 20% 학생을 뽑습니다. 그래놓고는 교사에게 명단을 건내면서 '지적 능력이나 학업 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교사들에게 그렇게 믿게 만드는 것입니다.

8개월 후 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명단에 있던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다른 학생들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학교 성적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중요한 요인이 된 것입니다.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 대한 별도의 특별한 가르침은 없었습니다. 그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 자체가 학생의 성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반면 또 하나의 학생집단에게는 학습부진아 그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바로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학생들만 그럴까요?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잠재능력은 겉으로는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업무 성과만으로는 그 사람의 모든 능력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직장에서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 코치인 존 휘트모어는 평상시 사람들은 자신의 잠재능력 중 40% 정도밖에 발휘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어 최대의 성과를 올리도록 만드는 기술, 이를 일러 '코칭'이라 합니다. 우리에게 아직은 생소한 코칭에 대한 개념과 방법, 기술 기법 등을 다룬 책이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입니다. 전세계적으로 22개 언어로 번역되어 5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책을 반쯤 읽을 무렵 저자가 방한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국리더십 센터에서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의 올해 주제가 Coaching for Performance이고, 주제 강연을 존 휘트모어가 했습니다. 바로 어제였습니다. 다행히 기회가 되어 직접 그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강연은 '과거의 경험 중에서 당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조부모와 선생님을 기억해 보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분들은 당신이 어떻게 느끼도록 했는지에 대해 짧게 고민한 후 옆 사람과 얘기해보라고 했습니다. 어떤가요? 여러분들은.

그들은 대개 나의 말을 경청하고 나를 차별 대우하지 않고 나를 믿어주었고 큰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 나에게 주의를 기울였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반면 나에게 큰 지식을 가르쳐주거나 좋은 기술을 가르쳐준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감성적으로 영향을 끼친 인물들입니다. 그들에게는 감성능력, EQ가 탁월했습니다.

존 휘트모어는 이러한 예로부터 감성지능(EQ)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하여 업무성과를 향상시키는 데에 감성지능이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코칭의 원리이자 목적입니다.

대개의 방한 강연자들이 그러하듯이 책에 있는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이미 언론에 공개된 이야기를 다시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책에 전혀 없는 내용으로 말문을 여니 신선했습니다. 물론 그 외에는 거의 책에 있는 내용들을 다시 얘기하였습니다^^

책의 내용과 존 휘트모어의 설명을 종합하면 코칭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강연에서 존 휘트모어는 '이것이 전부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Coaching (코칭)

KEY PRINCIPLES (주요 원칙)
- Awareness and Reponsibility (자각과 책임)

SKILLS (스킬)
- Effective Questioning (효과적인 질문)
- Active Listening (적극적 경청)

STEPS : GROW (단계, 일명 GROW)
- G - GOAL    What do you want? (목표설정 - 무엇을 원하는가?)
- R - REALITY    Waht is happening now? (현상확인 -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 O - OPTIONS    What could you do? (대안파악 - 당신은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가?)
- W - WILL   What will you do? (실행의지 -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


좀 어려운 것 같지만, 쉽게 말하자면 코칭은 곧 대화기술입니다. 대화를 통해 그들 스스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고, 스스로 그 책임을 깨닫도록 하여 실행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일방적인 가르침, 지시, 통제와는 전혀 다른 식의 접근입니다. 이는 상대방의 잠재능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대화의 구체적인 단계가 바로 GROW로 표현되는, Goal - Reality - Options - Will 의 프로세스입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책을 보기 전까지 저에게 '코칭'은 아주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어제 강연에 패널로 참석한 포스코 인재개발원 김영헌 부원장과 LG전자 러닝센터 최종국 상무의 사례 코칭 사례 발표를 보니 이미 수년 전부터 경영에 크게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LG전자의 최종국 상무는 코칭의 중요성과 효과를 매우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의 선진적인 인재양성시스템을 듣고나니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잘되는 기업은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성과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은 오래전에 출간된 도로시 리즈의 『질문의 7가지 힘』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도로시 리즈가 말한 『질문의 7가지 힘』은 이렇습니다.

①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②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③ 질문은 정보를 가져다 준다
④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⑤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⑥ 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⑦ 질문은 스스로를 설득시킨다

질문의 대상은 상대방일 수도 있지만, 바로 자기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잠재능력을 일깨우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의 잠재능력부터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순서일 것입니다. 존 휘트모어 역시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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