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트의 바닷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1
줄리앙 그라크 지음, 송진석 옮김 / 민음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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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중. 우리의 처지다. 남발공약으로 징병제 폐지를 들먹인다거나 정치/경제/외교적으로 얽힌 독도에 깜짝쇼식으로 한 번 갔다온다거나 해서는 곤란하다.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지지 철회로 압박하는 일본도 웃기지만 그보다 웃긴 건 내부분열하는 우리다. 그래서인지 <시르트의 바닷가>가 색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독도에서는 벌써부터 군경 통틀어 풀가동 수비를 서고 있고, 윗 대가리들 싸움에 괜한 말단들만 고생하는 게 이 세계 룰이긴 하지만 휴전이 장난인가? 심심하다고? 권태? 위험과 불안을 도발해보시겠다고? 시르트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한반도에서는 무슨 일이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갑자기 일본과 북한과 한국의 관계가 삼각으로 섞인 게 한탄스러워져 나온 문장들.. 안보리 상임 이사국은 되고 싶고, 고귀한 역사를 지닌 타국의 영토인 독도는 자기네 땅 하고 싶은 게 지금 일본이다. 안보리의 기본적 역할에 대해 모르는 건가. 상임 이사국이 돼서 이 나라 저 나라 운명을 손에 쥐고 아무렇게나 표결만 갈기면 그게 국익인가.  

 


이 소설은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데, 오히려 문학적 도발에 10페이지 읽어내리기가 벅찬데, 문학과는 달리 세상은 참 시끄럽기만 하다. 


쥘리앙 그라크는 1951년 이 작품으로 받게 된 콩쿠르 상을 거부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왜 거부했는지에 대해서는 책날개에 씌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은둔하는 이미지를 획득하면서 주류 문단과는 영영 결별하는 셈이 되어 자국에서조차 그라크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베일에 쌓여있다고 한다. 사연이 궁금하지만 그런 건 찾지 않는 게 옳다. 알려지기 싫다잖아. 작품으로 승부하고 싶다잖아. 잊혀지고 싶은 사람은 잊혀지게 두고, 나오고 싶어할 때 반기고 그럼 안되는 걸까.

 

<시르트의 바닷가>를 읽으면서 내 안의 이중성을 발견했다. 그림에 있어 늘 초현실주의보다는 인상주의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줄거리보다는 문체에 감탄하는 취향이라 이게 문학으로 오니까 인상주의보다는 초현실주의로 탈바꿈한다. 다중이로 좀 살아보지 뭐. 라고 일단 둘러친 다음.

 

몽환적이면서 아득한 문장이다. 지루하지 않다고는 안했다. 이 지루함은 취향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지 재미없는 걸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법. 여전히 잘 읽히지는 않지만 집중하면 다음 문장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문체의 매력이 상당하다. 그래서 호불호 또한 심하게 갈릴 것이다. 이건 문체에 대한 것일 뿐이지만 내용도 상당히 없다. 한방이 없고 여기저기 서걱거리며 겉돌기만 한다. 앞 문장이 뒷 문장을, 뒷 문장이 앞 문장을 부연하며 소설이 한 편의 시처럼 씌어졌다. 적막한 시르트 기지에서의 공허한 낮과 밤을 인상적 풍경화로 스케치하고, 탁월한 시적감각과 감수성으로 승화시킨다. 환상적이고 마술적이다. 처음에는 스페인의 극작가 로르카를 연상했지만 로르카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사유한다면, 그라크는 서술을 하고있다. 상당히 다르다. 비슷하지 않다. 연상이 틀렸다. 안고 안긴 문장을 단번에 캐치하기도 어렵지만 단 한 문장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할 휘발성 마력을 지닌 글이라 탐냈다. 

 

사건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기까지를 스케치한다. 아무 일도 없는 상태를 모든 일이 있는 것처럼 그리려니 얼마나 세세한 터치가 필요했을까. 실제로도 가장 넓은 곳에서 가장 구석진 곳까지 세세히 묘사한다. 알갱이가 보라빛, 핑크빛, 회색빛으로 각각 반짝거린다. 그곳에 있는 해군과 관리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인데 읽는 나는 망원경으로 그들이 겪는 삶의 풍경을 관찰하는 것처럼 재밌다. 날카로운 시어가 관통하는 권태로운 일상은 마치 평화를 넘어선 평화를 연상시킨다. 바다 가운데 나홀로 남은 낙후한 요새의 풍경과 일상을 한 편의 시로 쓸 줄 아는 작가라면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의 문장들은 또 얼마나 황홀할까.

 

그라크라는 작가가 세상에서 숨어버린 게 수긍이 간다. 작가는 오로지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 옳다.


은밀하면서도 경이로운 꿈이 가상 국가 오르세나의 버려진 땅 시르트로 전근간 젊은 귀족 알도의 눈을 통해 펼쳐진다. 낡게 버려진 땅, 문을 열고 나가면 끝없이 푸른 잿빛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곳을 지키는 해군기지 간부들은 바다 건너편 이웃 국가 파르게스탄과의 휴전 이후 할 일이 끊긴 지 오래다. 권태로운 일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곳. 이미 전쟁이 끊긴 지 300년 지난 이 요새 같은 곳에 모인 이들은 양치기나 동물 사냥 등 이득되는 일과 한량의 취미생활에 집중한다. 안보를 위해 파견된 땅에서 돈놀이가 급급해지고 모두들 권태에 찌들었다. 아무 일이든 일어나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기대와 어떤 일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규칙적 평온 사이의 갈등은 내밀하게 그려진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어느 쪽을 더 원하는 지에 대해서는 그들 자신도 알지 못한다. 이곳을 오래 지켜온 마리노 대위는 안정을, 감찰대장으로 파견된 젊은 알도는 불안을 원한다. 고요한 물결을 흐리는 한낱 파도처럼 시르트의 기지에 폭풍전야의 긴장이 감돈다.

 

나는 규칙 없이 살았다. 시간표는 해군기지의 모두에게 단조롭지 않았다. 날씨의 우연과 바다의 변덕에 좌우되며, 느리고 매우 모호한 활동 가운데 시간표는 거의 농부들의 것에 가까운 다양함과 불연속성을 띠었고, 나는 그 누구보다도 쉽게 그것의 미미한 제한에서 벗어났다. 처음 며칠 동안 나는 자유와 공허에서 오는 일종의 얼떨떨함으로 고생했다. 나는 동료들이 즐길뿐더러 견디기 어려운 고독의 시간을 짧게 해주는 격렬한 운동에 맹렬히 뛰어들었다. (p.34)

 

알도는 금새 이유모를 불안을 감지한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서 오는 권태적 회의와 비일상적 풍경이 주는 기시감이다. 사무실 책상 위에 해도가 펼쳐져 있다. 건너편에는 우리와 같은 이들이 지키는 요새가 있을 것이다. 미지의 공간을 공상처럼 펼치며 이 세계의 균열과 앞으로의 삶과 생활과 수없이 보내야 할 낮과 밤에 대해 생각한다. 간혹 전에 있던 도시의 화려함이 떠오르지 않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이곳에서의 예외성이 마음이 든다. 예외적 존재이자 감시관 알도를 좋아하면서도 불안해하는 마리노 대위와의 긴장감은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불안을 감지하는 이, 불안에 다가가는 이, 불안을 회피하는 이, 불안에 맞서는 이들의 욕망이 한곳에서 만난다. 건너편에 존재하는 국가의 변화에 대한 미온적 감지는 이곳 사람들에게 희망인 동시에 절망이다. 희망과 절망이 서로의 반대말이 맞다면, 이 예외성은 평온한 상태를 거부함으로서 권태와 환멸을 제거한 채 올바른 위기로 기능할 것이다. 알도가 희망하면서 희망하지 않는 것, 마리노 대위가 평생을 바쳐 지키고자 한 평화 속 균열, 알도가 느끼는 이곳과 저곳의 차이, 선택의 기로, 당신은 어느 쪽을 원할 거냐는 물음까지, 소설은 완벽하게 나아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때로 더 두려운 법이다. 제거할 대상이 뚜렷하지 않을 때 제거해야 할 것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시르트는 300년간 평온 속의 불안을 견뎌왔고, 그것이 일상이 된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결말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바깥 세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한편 독자를 기가 질리게 만든다. 번역이 이 정도라면 원문은 어느 정도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어딘가 갇혀 사흘쯤 아무 할 일이 없을 때, 가진 책이 달랑 이것 뿐일 때 최고속도로 읽힐 것 같다. 생각이 없으면 진도는 나아가기 마련이다. 급하지 않으면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는 강박도 사라진다. 한여름 전국일주를 하면서 포항과 영덕 사이 작은 해수욕장 근처 작은 민박에 묵은 적이 있다. 문을 열고 나오면 바다냄새가 훅 끼쳐오는 바닷가 마을이었는데 <시르트의 바닷가> 표지그림이 잊었던 시간을 떠오르게 한다. 문을 열면 바다로 뛰쳐나갈 수 있는 바닷가 마을을 한 군데 알고 있다. 내내 로망이었던, 하지만 살기에는 겁이 났던, 어떤 곳.

 

이 아름다운 소설이 언젠가 시르트의 바닷가 추억을 나만의 바닷가 추억으로 전환시킬 지도. 하루에 한 권, 일주일째 소설이 참 잘 읽히는 시절을 살고 있다. 시르트 바닷가에 머무른 날은 단 하루였기에, 빛나는 햇살 아래 잔잔한 물결이 넘실거리는 바다처럼 푸르고 평화로웠기에 절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숨이 막힌다. 세상에서 버려진 땅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또 하나의 여름을 과거로 보내는 중이다. 몸이 약한 엄마가 이 무더운 여름을 꼬박 다 보내고 여름의 막바지에 가서야 날 낳았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물론 가을 중순에 태어나야 할 내가 한 달이나 일찍 태어나 막바지 여름과 초가을 한 달을 어느 바다 동네 언덕 위에 있는 아동병원 인큐베이터에서 하루 3만원짜리 잠을 자긴 했지만. 내 처음 한 달은 고귀하고 벅차고 걱정스런 삶이었다. 거의 다 들은 말에 의한 거지만. 죽을까봐 안지도 못했다고 엄마와 아빠는 말했다. 나는 죽지 않고 살았다. 철마다 지독하게 앓는 감기몸살과 비염 외에는 아픈 적도 거의 없었고(그것들이 진짜 독했다) 내가 느끼기에도 충분할 만큼 아들인 동생보다 더 사랑받았다. 내 동생은 짧은 인생 자체가 다소 롤러코스터 같은 아이였다. 뭐 거의 본인이 저지른 일이니 훈장처럼 달고 살아도 좋겠지만. 욕심도 많고 고집도 세고 성깔도 있어서 그애가 늘 불안한 반면 또 애착이 컸기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은 늘 그애에게 쏠려있었지만 내가 받은 믿음은 더 컸다. 지금은 내가 좀 더 내다버리고 싶은 자식인 것 같지만. 어쨌거나 시작부터 끝까지 내 인생은 바다를 빼면 남는 게 없다. 바다는 설렘과 고독과 시끌벅적함과 외로움과 시림과 차가움과 시원함을 동시에 가졌다. 모든 시작과 마지막을 바다에서 할 것이다. 사랑의 순간들까지도. 그 중에서도 곧 다가올, 여름이 지난 후 쓸쓸히 버려진 쌀쌀하고 달콤한 늦가을과 초겨울의 밤바다를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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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런 책은 읽기가 버거워요. 진짜 한적한 바닷가 민박집에 이 책 한 권만 가지고 가면 읽을 수 있으려나? "내용 이전, 문체의 매력" 얘길 하니까, <작은 것들의 신> 생각이 나네요. 완전 예찬하면서 읽다가 갑자기 뚝 끊긴 이후로 5년 이상 중단된 책. 이 책도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었지요. 근데 <시트르의 바닷가>는 이 책보다 왠지 '난독'으로 치면 한 수 위일 것 같은 느낌!! ^^ 이런 책도 읽다니 아이리시스님 대단!

아이리시스 2012-08-21 19:46   좋아요 0 | URL
이건 정말 누구한테 읽으라 그럴수도 없고..(돌 날아올테니까요) 참..근데 나름 매력은 또 있거든요. 그냥 저나 읽죠 뭐ㅎㅎ 그냥 여행 포기하고 도시로 올 듯ㅋㅋㅋ

<작은 것들의 신>이 문체가 좋구나, 저도 그 책 있어요. 작년에 샀어요. (진짜 저 뭐 안 산 책이 없나봐요) 그치만 그 책은 줄거리도 좋을 것 같아요. '난독'은 이 책이 대단해요. 이런 책은 차라리 속독해야 그나마 끝까지 볼 수 있어요. 아니면 철저히 문학적 모드로 접근해야 해요. 대단한 건지 미련한 건지..

다시 도시생활 화이팅이에요, 섬님^^

댈러웨이 2012-08-2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환적, 아득한'에서 이건 내 책이야 했다가, '문체, 세세한 터치'라고 해서 고개를 저었다가, 결과는, 올려 놓은 본문 인용 글 + 아이님 리뷰 = 책 산다.

하루에 한 권이라는 독서력은 대체 얼마의 내공을 쌓아야 가능한 거에요? 좀 알려줘요. (4일이 지나도록 지금 읽는 이 책은 이제 절반. 무슨 책인지 알죠? 처음엔 한 시간에 한 10페이지 읽었어요. 원서 읽는 것도 아니고, 나 어떻게??? ㅠ.ㅠ 문체, 중요할 텐데, 장식은, 이번에 아주 질리고 있어요.)


설령 갖다 버리고 싶더래도 고 쪼만했던 아이가 지금까지 잘 살아 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워요. 고마워요.

아이리시스 2012-08-22 00:02   좋아요 0 | URL
책의 질이 다르면 돼요! (저 아직 안갔어요..) 에잇 모르겠다, 잘 읽히는 책 읽으면 돼요. 근데 거기에 [자기만의 방]이랑 [말테의 수기]가 들어가니까 좀 신기한 거지만.. 저는 너무 재밌더라고요. 묘사많은 거, 문체 좋은 거, 그런 거 좋아요. 댈러웨이님은 다 빡빡한 책들만(!) 보시니까 그런 거고, 저는 안 빡빡한 책도 많이 봤거든요. 거기로 건너가려면 다 한 문학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을 것도 같아요. 하루만에 확 읽혀봐요, 댈러웨이님 기둥 뿌리 뽑아야 할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 책 가진 거.. 좀 읽었는데.. 예전에는 아름답다고는 생각을 안하고 그분이 왜 그 책이 좋다고 했을까..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을까.. 했거든요. 솔직히 얼마나 지겨워요, 댈러웨이님이 아름답다고 하셔서 아~ 하게됐죠. 주렁주렁해요, 문장이. 근데 재밌는데요, 제 기억력은 얕은 것도 아니고 아예 없나 봐요. 저는 그냥 읽을 당시에만 기억해요( '') 그 책은 꼭 봐야 해요, 제가 좋아하는 책이니까요. 오홋.

걱정마세요, 아직은 갖다버리고 싶다고는 안하셨어요ㅋㅋㅋ (아마도 참고 계실 듯..)

댈러웨이 2012-08-22 00:45   좋아요 0 | URL
잠깐만, 저 이 댓글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아, 저 이해력 지금 엄청 떨어지고 있어요. 아이님때문에 정신 공황 상태라. 무슨 책 우리 얘기하고 있는 거에요? <마담 보바리>? 저 그 책 아름답다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채털리->가 아름답다고 했는데. <마담->은 지금 읽는 중이니까 끝까지 읽어야 뭐라 말할 수 있겠어요. 아이님이 좋았다면, 일단은 참을만하겠어요. 그래요, 문장이 주렁주렁, 미치겠어요 아주. ㅠ.ㅠ 이 차이가 더 극명한 이유는 로렌스 읽다가. 로렌스 문장 아주 똑똑 끊어져요. 난 이런 글이 더 좋다는 걸 이제 알겠어요.

어쨌거나, <말테->, 저 이 책도 고생 엄청했는데. 초반부에서만 좀 휘어잡혔는데 중간에서 영 삼천포로 빠졌어요. <자기만의 방>은 참 좋아요. 읽었다니 막 고마워지네요. ㅎㅎㅎ

근데, '거기로 건너가려면'이 무슨 말이에요? 불문학? 유럽문학?

p.s. 아이님 이렇게 온라인에서 오래 놀 때는 대작 준비하고 있는 거에요. 저 지금 기대 만빵하고 있어요. ㅎㅎㅎ

아이리시스 2012-08-22 00:59   좋아요 0 | URL
왜 이러는 거예요, 자꾸 이러심 진짜 김연수 미워할 거예요!(ㅋㅋㅋ) '거기로 건너가려면'은 바다 건너가면, 이란 뜻이고(배송료 엄청 든단 뜻이고). 책은 저한테 둘 다 별 차이 없거든요. 둘 다 대학 때 읽었던 거라서.. 누가 뭐래도 다 제가 읽은대로 기억하니까.. 엉뚱한 소릴 저렇게 하는 거예요ㅋㅋ 그래도 보바리가 더 좋은데, 저는 프랑스 작가가 좋아요. 다 비슷한 시절에 읽어서, 제가 쓸 때의 뜻은 김화영 쌤의 번역이 아름답단 얘기를 하는 거였을 거예요, 아마도.

로렌스는 저기 위에 [아들과 연인] 좋대요. 한 5년 전부터 보려던건데ㅎㅎ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친구가 추천해줬어요. 근데 뭐가 좋다고는 말을 안해줬는데..(안 좋으면 어쩌지..)

아니에요, 고장난 동안 못본 드라마 엄청 다운받고 있는 거예요. 아몬드 먹으면서요ㅋㅋㅋ

2012-08-22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2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2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2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8-2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 좋아하시는구나..좋아하실 수 밖에 없나? ㅎㅎㅎ
전 바다가 없는 곳에서 살아서 자주 바닷가에 놀러갔었는데 물을 무서워해서 그런지 바다는 동경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예요. 넘실대는 파도가 배 위까지 차 오르면 그때부터 숨쉬기가 곤란해져요.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식성도 한 몫 할지도 몰라요. 바다 내음 나는 식품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언젠가 포항과 부산의 도심을 걸은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화려한 도시 가운데서도 바다 냄새가 난다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난 바닷가 도시에서는 살기 어렵겠다...는 생각도..ㅎㅎㅎ
하지만 여행은 좋아요!

벌써 1년이네요! ㅎㅎ

아이리시스 2012-08-23 16:29   좋아요 0 | URL
바다 자체보다는 바다의 상징을 좋아하는 걸 거예요. 농촌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은 도시의 편리함에 길들여지면 농촌의 한적함보다는 불편함만 눈에 들어오니까 좋아할 리가 없는 것처럼, 알기 때문에 로망도 있고ㅎㅎㅎ 예를 들어, 지금 그린란드나 노르웨이나 덴마크나 스웨덴이 그냥 북유럽으로 묶여 기억되는 것처럼.. 근데 저는 여러 바다를 알고 있으니까 바다마다 다 특색이 있는 것 같고..물놀이는 해본 적이 없는데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단막극을 잘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맘님 들통 많이 났어요. 수영도 못하고 해산물도 안 좋아하시고! (저랑 똑같아요ㅎㅎ) 저는 원래 가리는 음식, 잘 못먹는 음식이 많은 편인데(글쎄, 그렇더라고요) 부산사람이 회나 조개구이, 해산물 못 먹는 건 외계인 같다면서요. 저는 그거 다 잘 못 먹어요. 먹는 유일한 해산물 아니 음식이 미역국.. 미끌한 거 싫은데 그건 맛있더라고요ㅎㅎㅎ 심지어 조개 넣으면 한 알 맛까지 기억해요. 싫어ㅠㅠ 이건 제가 한 수 위일 걸요. 조개국물맛이 다들 시원하다고 하니까.. 이 얘기 하니까 생각난 건데요, 콩밥이 싫은데 엄마가 자꾸 콩을 넣으려고 하셔서 맨날 싸우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하기 전에 얼른 쌀 한바가지 퍼서 현미밥 해놔요. 007작전...ㅎㅎㅎ

아~ 그런데 정말 도심에서 바다냄새가 나요? 저는 자갈치나 송도 바닷가 정도에서 그걸 느껴요. 근데 거긴 수산시장이 있는 곳이니 당연한데, 타지역 친구들이 부산역에서 내리기만 해도 그렇다고 해서 이해를 못해요. 하긴 우리집에서도 베란다너머로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이니, 못 맡는 거지 안 난다고 하기도 어렵겠어요.

벌써 1년은 세계지도 후 1년을 말하는 거죠? (그때 주신 스케줄러는 아직도 잘 모시고 있는 중임)

저 어릴 때 강릉하고 정동진 차례로 찍었는데 좋던데, 사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바다풍경 중 하나가 해운대예요. 시끄럽고 정신없고 부딪치고 온갖 주점에다가..글쎄, 해운대 뒷골목에는 창녀촌도 있어요!

p.s. 이거 무슨 초딩 편식일기 같아요ㅎㅎㅎㅎㅎㅎㅎ

cyrus 2012-08-23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은 좀 어렵네요. 우리 집에 있는 민음사시리즈 세트에 있긴 한데, 과연 이 책을 언제 읽을 수 있을까요??
ㅎㅎㅎ 원래 여름방학 때 민음사 세트 완독 목표였는데 공부와 다른 책들에 치이다가 읽은게 별로 없네요.
그나마 읽은 게 고작 <설국>뿐이에요 ^^;;

아이리시스 2012-08-27 01:36   좋아요 0 | URL
이 책 이제 더 읽기 싫겠죠? 모르고 도전하면 나은데, 알고나면 더 힘들잖아요.

책읽기가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라 확 쏠릴 수밖에 없잖아요. 저 지지난달엔가 세상에서 읽고싶은 책이 [십자군 이야기] 뿐이었거든요. 책만 사놓으면 안 좋은 게 사놓고 묵히다 신간가격으로 산 게 구간에 팔리고 있으면 언제부턴가 짜증스러워서 꼭 읽고싶은 것만 사기로 했는데, 그걸 하루이틀 묵히다 구입을 한 달 딱 늦췄더니 관심이 싹-하고 날아갔어요. 저는 이 정도-ㅎㅎ

언젠가 다시 보긴 하겠지만 다시 전쟁이나 세계사에 미쳐있을 때여야겠죠. 시루스님은 책 엄청 읽으시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