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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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가 작년에 제일 많이 팔린 소설이라한다.

아직 읽지는 못했다.

5월에 영화로 개봉한다는데 개봉전에 책으로 먼저 읽어야겠다.

이 작품은 얼마나 또 유쾌할지 기대가 된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여덟살을 앞두고 있는 일곱살 엘사의 얼굴이 표지 가득하다.

책을 읽는 동안 표지를 자꾸만 들춰보았다.

역시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엘사는 꼭 이렇게 생긴 아이로!

고품격 문학인 해리포터를 달달 외울정도로 좋아하고,

궁금한 것은 위키디피아에서 꼭 찾아 보는 아이.

남들은 특이하다고 하지만 특이한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할머니의 말을 믿는 아이.

유일한 친구인 할머니가 일흔여덟살을 앞두고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엘사에게 남긴 미션은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미션을 위해서 엘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할머니와 엄마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래서 책 앞에 있는 아파트 입주민들에 대한 설명을 "숙지"하는게 좋다.


 

 

 

 

 

엘사보다 더 특이한 할머니와의 일화들이 유쾌하다.

이웃들에게 남긴 편지에는 할머니가 미안한 일들이 써있는데 정말 엉뚱할때도 있다.

비록 돌아가셨지만 할머니는 엘사에게는 많은 걸 남겨주었다.

손녀를 생각하는 할머니의 마음과 엄마를 미워하는 엄마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일곱살인 아이에게는 힘겨운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이야기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므로 괜찮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이야기지만 엘사와 할머니의 유쾌발랄한 말들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건 "우라지게" 완벽하게 사실주의적이지도 않고 전적으로 가짜라고 볼 수도 없는 이야기다.

 

p. 78

그러니까 선생님들의 판단은 틀렸다.

엘사는 집중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저 집중해야 하는 곳에 집중할 따름이다.

할머니의 주장에 따르면 머리가 둔한 사람들이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들을

항상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며 몰아세운다.

"안 바보들은 생각을 끝내고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갔는데 바보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해.

그래서 바보들이 늘 그렇게 안절부절못하고 공격적인 거야.

바보들은 똑똑한 여자아이를 가장 무서워하거든."

p. 85

할머니가 그 방 한가운데에서 엘사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백합 향기가 난다.

할머니는 좋아하는 꽃이 없다.

할머니네 집에서는 어떤 식물이든 스물네 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데다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손주의 열렬한 지지 아래,

어느 꽃 하나만 예뻐하는 건 우라지게 불공평한 짓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p. 98

교장선생님은 할머니의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엘사의 눈을 멍들게 한 남자아이에게

"겁쟁이들이나 여자를 때리는 거야"라고 얘기했지만,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조금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다.

"겁쟁이들이나 여자를 때리는 거라니 말이 됩니까!"

할머니는 교장선생님한테 고함을 질렀다.

"여자를 때리면 쓰레기가 되는 게 아니라 아무나 때리면 쓰레기가 되는 거요!"

p. 257

엘사는 "완벽하게 사실주의적이지도 않고 전적으로 가짜라고 볼 수도 없는 이야기가 가장 훌륭한 이야기"라고 했던

할머니의 말을 기억한다.

할머니가 어떤 이야기를 가리켜 "사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된다"고 하면 바로 그런 의미였다.

할머니가ㅏ 보기에 전적으로 사실이거나 전적으로 허구인 이야기는 없었다.

전부 다 모든 면에서 진짜 같으면서도 동시에 그렇지 않았다.

p. 363

"(중략)...너를 미워하는 사람을 미워하다 보면 그 사람이랑 똑같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봐."

엘사는 어깨가 귀에 닿을 정도로 으쓱한다.

"할머니가 그랬어요. `발로 똥 차지 마라. 온 사방이 똥 천지가 될 테니까!`"

p. 493

"인간은 관심을 쏟을 대상이 필요하거든, 엘사.

누가 뭐에든 신경쓰기 시작하면 너희 할머니는 `잔소리`로 간주했지만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가 없어.

그냥 존재하는 거지......"

p. 495

"`우리는 남들이 우리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브릿마리가 읊는다.

"`그게 안되면 존경해주길. 그게 안되면 두려워해주길.

그게 안 되면 미워하고 경멸해주길.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들에게 어떤 감정이라도 불러일으키길 원한다.

우리의 영혼은 진공상태를 혐오한다. 무엇에라도 접촉하길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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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라서 더 기대를 했나보다
하늘나라 선녀님 우리집에도 한번 와주세요~
요구릉 할머니와 많이 닮았다
어쩌면 그 선녀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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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4
구도 나오코 글, 호테하마 다카시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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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참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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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동안 내내 마당을 나온 암탉이 생각났다
나만...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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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그리스 신화로 보는 우리 내면의 은밀한 심리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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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로 보는 우리 내면의 은밀한 심리를 볼 수 있는 책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세상을 절대 못바꾸는 15분> 이라는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 강의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다양한 채널로 심리학을 친숙하게 전하고 있는 분이다.

그리스신화는 아주 오래전, 20년전쯤 읽었는데 이 책은 심리학 관점에서 보는 신화를 이해하는 거라

좀 독특하고, 흥미롭다.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주인공의 입장에서 항변하는 페이지가 먼저 나오고,

그 후에 그리스신화를 심리학적으로 풀었다.

우월감, 갈등, 의존과 독립, 보상심리와 공명심, 사랑과 정신의 성숙, 집착과 상실감,

오만과 겸허, 영웅심리와 권력, 소유욕과 정체성, 소중함 등 심리학적 주제로 10가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각 신화와 관련된 명화들도 볼 수 있다.

다만, 도판이 흑백이어서 아쉽다.

 

 

 

 

재미있는 그리스신화,

거기에 심리학적 관점을 실어 아하~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었다.

오래전에 읽어서 신화속 주인공들의 가계도를 다시 그려봐야 이해할 수 있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설명이 있어서 쉽게 책장이 넘어간다.

프시케 psyche는 영혼이나 정신을 의미하고, 정신과 psychiatry, 심리학 psychology이

여기에서 유래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이와 비슷한 영어의 어원과 관련된 몇가지 상식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스신화를 다시 한 번 완독하고픈 욕심이 생기게도 한 책이다.

저자처럼 이번에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p.81
무조건적인 모성은 자식이 어머니에게 맹목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독립하는 것을 막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성장하기 때문에 작은 어려움만 닥쳐도 어머니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어야 하며, 어머니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페르세포네의 유괴는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비극적인 일이겠지만, 상징적으로 본다면 천진난만한 소녀가 어른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을 떠나야 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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