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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주변에서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아이폰을 쥐어 줬단다.
지인도 역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들려 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달라졌다는데,
난 반댈세.
그렇지만 어떤 내용이길래 생각이 바뀐걸까? 궁금했다.
읽으면서 그래, 어디 나를 설득해봐, 설득당하지 않겠다! 이런 닫힌 마음으로 읽었다.
그럼에도 설득당하면 그래,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지.
포노 사피엔스의 창조주인 스티브 잡스가 혁명적이었던 건
"사람"이 중심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한 "아날로그"에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시대라지만 그 바탕은 역시 아날로그라는 걸 나는 이 책을 읽고 오히려 더욱 확신을 가졌다.
참 아이러니이자 딜레마이다.
초반부에는 스마트폰의 유용성과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읽다보면 이건 포노 사피엔스=4차 산업혁명을 달리 표현한 게 아닌가 싶게
주제에서 많이 이탈한 내용들이다.
(p. 101) 디지털화에 성공한 삼성과 다른 기업들을 비교하면서
포노 사피엔스의 창조주 애플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도 신뢰를 떨어뜨린다.
(p. 111)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모르면 세계 7대 기업에 입사할 수 없다고 했다.
폰을 사용할 줄 모르면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없다...이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폰을 사용해라 이건데,
꼭 first mover가 되어야만 하는지, 이 세상 모두가 그래야 하는지도 나는 모르겠다.
물론 그러려면 스마트폰을 사용해라라는 뜻이겠지만.
p. 112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이제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는 검색뿐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란다.
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은 좀 배워두고 방송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요? 어렵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뼛속부터 디지털인 세대가 아날로그로 태어나서 디지털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와 달리
이 세상을 적응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저자는 이 세상을 선도하려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난 반댈세.
know-how의 시대에서 know-where의 시대로 변한 지금, 디지털 기기는 그 방법이자 도구일 뿐이며
그건 디지털 기기를 다뤄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돌도끼를 사용하다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자라온 환경이 스마트한데
급격한 변화도 아니고 새로운 기기에 적응하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다.
저자의 말을 납득하지 못하는 내가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어서인가? 자주 자문해 보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동어 반복이 심해서 저자가 전문가가 맞는지 의심이 들구,
한편으로는 중국시장 전략서이자 학습서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매너 교육서까지 겸했다.
결국 폰은 툴이다.
나는 아직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최신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읽어볼 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