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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와 야크 - 네팔 ㅣ 땅별그림책 14
버트 도드슨 그림, 앤드리아 스틴 스트리어 글, 정회성 옮김 / 보림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보림의 땅별그림책이 완간됐다.
'땅별'은 지구를 뜻하는 우리말로 지구 또한 가지각색의 뭇별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기던 옛사람들의 세계관을 담아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여러 나라의 새로운 이야기와 낯선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그림책 시리즈로
<카미와 야크>는 15번째 지구촌 이야기다.
카미는 네팔 고산지대에 사는 소년이다.
아빠와 형은 등반가들을 안내하는 일을 한다.
새벽이면 늘 산에서 알아서 내려오는 야크들이 오늘은 내려오지 않았다.
아빠와 형은 횃불을 들고 야크들을 찾아 헤매고 있다.
호루라기를 불면 야크들이 듣고 찾아오는데 오늘은 이상하다.
카미는 호루라기 소기를 들을 수 없지만, 그 떨림으로 호루라기 소리를 알 수 있다.
눈보라가 올 것 같은 날씨, 아무래도 불안하다.
카미도 야크들을 찾아 나섰다.
야크들을 찾긴 했으나, 데려올 수는 없었다.
형과 아빠의 도움이 필요했다.
날씨가 더 안좋아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치 야크 우유로 만든 버터를 발라 놓은 것 같이 미끄러워 계곡 아래로 떨어질 뻔한 위기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카미는 말없이 혼자 나갔다고 아빠에게 혼이 났지만
그건 혼났다기 보다 부모의 안도가 더 느껴진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카미는 말도 할 수 없다.
손짓 발짓으로 아빠에게 야크의 소재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함께 야크를 찾아 무사히 돌아온다.
모두 카미 덕분이다. 잘했어, 카미!
카미가 야크를 찾으려고 호루라기를 부는 장면에서, 호루라기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떨림으로 알 수 있다는 표현이나
야크 우유로 만든 버터를 발라놓은 것처럼 미끄럽다는 표현이 아이에게도 신선했나보다.
딱히 설명하지 않았어도 뭔가 느낌이 있는 표현들, 번역이 참 맘에 든다.
네팔이라는 나라이름도, 히말라야라는 이름도, 셰르파라는 직업이름도 나오지는 않지만,
낯선 지구촌 문화를 그림과 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카미가 혼자서 야크를 찾아 나섰다가 겪는 힘든 과정에는 숨죽이며 긴장하는 아이의 표정도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엔 원문이 실려있다.
영어는 아닌것 같고 이게 뭔가...한참을 들여다 본다.
세상에는 한글과 영어만 있는게 아니란다...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는 눈을 대놓고 가르치기 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