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옛집에서

                                                                  -윤중호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아닐까?

 

더 추운 곳으로, 기러기 진즉 떠난 윗말 강어귀에

도리어, 강바람 싸늘하고 봄비 서러워

이미 닫힌 사립문 앞에서 서성대다, 비에 젖어

멍하니 저무는 하늘만 바라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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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09-07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아닐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비로그인 2005-09-0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누아님도 이 시를 골라주셨군요. 으흠..시어가 싸르락거리면서 머릿속을 막 돌아댕겨요. 계절 탓인가..

이누아 2005-09-0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저도 제일 먼저 첫 구절이 눈에 띄었어요. 첫 구절이 이상하게 익숙하다 했는데 아마 기형도의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에서의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이라는 싯귀와 겹쳐 느껴졌던 모양이에요. 기형도의 저 시를 좋아하거든요.
복돌님, 고향, 옛 집에 홀로 서 있는 그런 느낌을 줘요. 이제 아무도 살지 않는 할머니집처럼. 고향에 왔지만 이미 너무 늦은 걸까요? 하늘조차 저물고 있네요.

2005-09-08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