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우울모드는 24시간이 지나지 못해서 완전히 해제되었다. 무슨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때문에 걱정하느라 평온이라는 귀한 선물을 뺏길 순 없다!
우린 저녁에 수박을 맛있게 깨어먹으며 평온모드로 돌아왔다. 어차피 저질러진 일은 할 수 없고, 어떻게 해볼 도리없는 일은 해볼 도리가 없으니 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집이 우울한 날은 닥친 바로 그날뿐이다.
돌아보면 작년엔 거래처가 부도가 나고, 차사고가 두 번이나 나고, 수술하고...정말 일이 많았는데 우리집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모두 놀란다. 모르는 일도 아닌데 우리가 잊으니 다른 가족들도 잊어버린다.
문제를 문제로 만들지 않고, 서로 탓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신랑 덕이다. 양가집 모두 물러터진 아이 둘이 산다고 걱정하시지만 우린 천생연분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