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우울모드는 24시간이 지나지 못해서 완전히 해제되었다. 무슨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때문에 걱정하느라 평온이라는 귀한 선물을 뺏길 순 없다!

우린 저녁에 수박을 맛있게 깨어먹으며 평온모드로 돌아왔다. 어차피 저질러진 일은 할 수 없고, 어떻게 해볼 도리없는 일은 해볼 도리가 없으니 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집이 우울한 날은 닥친 바로 그날뿐이다.

돌아보면 작년엔 거래처가 부도가 나고, 차사고가 두 번이나 나고, 수술하고...정말 일이 많았는데 우리집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모두 놀란다. 모르는 일도 아닌데 우리가 잊으니 다른 가족들도 잊어버린다.

문제를 문제로 만들지 않고, 서로 탓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신랑 덕이다. 양가집 모두 물러터진 아이 둘이 산다고 걱정하시지만 우린 천생연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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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7-1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듣기만 해도 좋습니다~^^

혜덕화 2004-07-1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출근길엔 성철 스님의 빙그레 웃으시는 모습이 생각나서 운전하는 내내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고심원에서 삼천배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성철 스님 동상을 올려다보니, 스님의 동상이 빙그레 웃고 있지 않겠습니까? 평온 모드로 돌아온 님과 낭군님의 지혜에 감사.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