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변영현



파란 동그라미를 그려요
당신은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들어요

팔랑팔랑 헤엄쳐요
바다처럼 넓고 깊어요 파란 동그라미
속의 당신이 파랗게 물들고
나를 찾아봐, 하는 목소리에
물이 뚝뚝 떨어져요
안 보여요 안 보인다니까요
여기 있어, 하는 목소리에
숨이 헉헉 차오르네요

파란 동그라미 위에 파란색을 더해요
내게는 다른 색이 없거든요
조금 다른 파란색이면 당신을 찾을지도 몰라요
몰랐어요 더 깊어질 뿐이라는 걸
바닥을 찾지 못할 거예요
하늘을 찾지 못할 거예요
파란 지구별에서 나갈 수 없듯
당신은 거기서 허우적거리겠죠

파란 동그라미 파란 동그라미
블루칩 같기도 하고 버튼 같기도 해요
속는 셈 치고 한번 눌러 볼까요?
잭팟이 터질까요, 당신이 튀어 오를까요?
하나, 둘, 셋!
아, 물감이 덜 말랐네요
파랗게 질린 손바닥 좀 보세요
당신이 묻어 있는 건 아니겠지요

파란 동그라미를 그려요
파랑이 파르르 떨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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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5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O
  い_cノ (ニニニ)
 c/・・ っ (>∀<* )
 (˝●˝ )___とと )
  ヽ  ⌒、 |二二二|
  しし-し ┻━┻

이누아 2021-12-26 00:20   좋아요 1 | URL
멋진 산타와 함께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scott님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새해 맞으시길 빕니다.

나탈리 2022-01-25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르르 떨고 있는 파랑의 이미지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요. 마음에서 작은 불씨로 남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또 누군가는 펑펑 울기도 하겠죠. 바다가 될 때까지요. 이누아님, 아름다운 시 잘 읽었습니다.^^

2022-02-24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7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7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