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받을 일이 있어 마음과 몸이 분주했다. 새해가 되면 서재에도 자주 오고, 글도 좀 쓰려고 했는데 서재 지인들 글 읽는 것조차 제대로 못했다. 못해도 괜찮다, 소리내어 말해본다. 작년이나 올해나 하루는 하루다. 하루가 지는 저녁이다.

 

몇 년 전 모임에서 이규리 시인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슬픔에 관한 이야기였다. 곧 터질 것 같은 슬픔, 슬픔을 에워싸고 있는 침묵 같은 게 느껴졌다. 그 느낌이 나는 좀 버거웠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지금은 버거운 느낌은 바래고 햇살만 남아 있다. [당신은 첫눈입니까]는 시인의 목소리가 그대로 느껴지는 시집이다.

 

[뿔바지]는 읽고 헛웃음이 나왔다. 이준규 시인의 [삼척]에 '뿔바지'에 관한 글이 있다. 이게 뭔가 싶어 검색했더니 품절. 중고책을 샀다. 후반부를 읽다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의 글인 것 같은 느낌. 판권에도 지은이가 자끄 드뉘망으로 나와 있지만 번역자와 해설자를 보고 확신했다. 장난쳤구나. 자기들끼리 재미있었겠다. 나는 재미있지 않았다.   

 

------------------------

 

당신은 첫눈입니까-이규리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이은규

우울은 허밍-천수호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안희연

삼척-이준규

아무는 밤-김안

뿔바지-자끄 드뉘망

 

밝은 방-롤랑 바르트

뭉크-유성혜

저항하는 지성, 고야-박홍규

독서의 궁극: 서평 잘 쓰는 법-조현행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1-31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선 이누아님 돌아오신것 반갑워서 별가루 *˝˝*.*˝˝*.*˝˝*.뿌리고 잘모르지만ㅋㅋ 추카 추카 *˝˝*.*˝˝*.*˝˝*.합니다 ㅋㅋ 뭉크저책 많이 우울해져여 ㅜ.ㅜ 이누아님 1월에 마지막날 따숩고 평안하게 보내세요.^.^

이누아 2021-01-31 22:38   좋아요 2 | URL
별가루까지 맞으니 서재에 올 기분 납니다.^^ 축하할 일이 뭔지 묻지 않고 축하해 주는 이런 배려가 좋아요. 고맙습니다.

바람돌이 2021-01-31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뿔바지 같은 책도 있군요. 음 이런 책이 뭔가 정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시도이거나, 아니면 최고의 성취를 보여주거나 하는게 아니라면 모르고 읽는 사람은 정말 기분 나쁠 듯합니다. 축하받을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좋은일이겠거니 하고 살짝 축하인사를 건넵니다. ^^

이누아 2021-01-31 22:49   좋아요 0 | URL
뭔가 의미가 있는데 제가 못 알아봤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약간 낚인 느낌이에요. 이준규 시인 시집에 몇 번 나오거든요. 이준규 시인이 해설을 썼더군요. 김태용 소설가가 진짜 지은이고. 모두 책 속에선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고요.

살짝 건넨 축하인사, 건네 받아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