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양사전 - 대한민국의 창조적 소수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인식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출간되었을때 당장  보관함에 넣어놓고...그 후 장바구니로 옮겼다가 다시 보관함으로 되돌려놓기를 몇번이나 거듭한 책이다. 무척 흥미로워 보이고 꼭 읽어보고 싶기는 했지만 책값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다가...직업적 필요...라는 구실을 만들어 결국 지르고 말았다. (지금 과학과 미래학에 관한 책을 번역하고 있어서...전문용어와 개념 등을 참조하기 위한 일종의 참고문헌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쭈욱 훑어보면서 구성을 살펴보니 그야말로 참고서적으로 제격인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ㄱ에서 ㅎ까지 표제어를 제시하고 각 표제어별로 짧게는 한 두 단락에서 길게는 몇 쪽에 걸쳐 설명이 붙어있는 사전식 구성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전이나 백과사전 등의 딱딱한 문장이나 건조한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다루고 있는 정보들은 아주 전문적이고 특수하고 세부적인데 그걸 전달하는 방식은 쉽고 친절하고 재미있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어쩌면 독서 능력이 뛰어난 초등학생들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고 개념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위압적이지 않다. 이건 사실 줄타기를 하듯 절묘한 균형이 필요한 일이다. 내용이 전문적이다보면 결국 아는 사람들끼리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독자 눈높이에 맞춘다고 쉽게쓴 교양서(특히 과학서)는 내용이 빈약한것이 보통이다.

과학에 대한 내용이 주가되지만 역사와 문화, 사회 등 저자의 인문적 지식과 통찰도 듬뿍 들어있다. 아니, 과학이 주가 된다기 보다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되고 있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의 "인간의 삶"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과학과 인문학의 접목, 미래학 분야에 일반인이 재미있게 접근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저자의 독서이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르네상스인"이라는 칭호가 걸맞을 것이다. 이런 저자가 있다는게 고맙고 자랑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고백컨대....칼럼 등으로는 간혹 접했지만....이인식씨의 책을 사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와 대중 사이에 다리를 놓는 지식의 가공자라는 역할이 무척 중요하고 박수칠만한 일이지만 사실 아직까지 척박한 국내의 토양 위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저자를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새로울게 없는 내용을 글재주로 포장해서 내놓거나 심지어 이미 일차, 이차 가공된 외국의 저작물을 뭉텅뭉텅 짜집기한 저서들(요리에 비유하자면 라면 끓이기ㅡ,.ㅡ)이 상당했기 때문이다...(나의 선입견도 없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국내 저자들의 책도 참고문헌 표기를 좀 더 자세하게, 엄격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고 그 측면에서는 이 책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한 서적들을 맨 뒤에 알파벳 순서로 제시하고 있는데 각 표제어 별로 따로 제시해주었다면 더 깊이 알고싶은 독자에게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책의 전반적인 장점은 그 정도의 아쉬움을 가리고도 남는다. 그리고 참고한 문헌을 그대로 인용했다기보다는 저자가 완전히 소화해서 그의 머릿속에서 새롭게 자아냈기 때문에 (요리에 비유하자면 모든 재료들을 솜씨있게 다듬고 양념하고 지지고 볶고 끓여 맛이 푹 우러난 찌게???...) 읽다보면 참고문헌 표기 여부는 연연하지 않게 된다.

또 한가지...

워낙 새로운 최첨단 용어들이 많아서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용어들의 번역만으로도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가능한 한 적절하게 한글화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원어를 음역해서 표기한 것으로 보이는 용어 번역에서도 상식적인 균형감각이 엿보인다.

이 방대한 책을 다 읽은건 물론 아니고...사실 오늘 처음 책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아무 항목부터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정말 재미있고 풍부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정보가 가득~하다.

퍽 비싼 책이지만....책 값의 몇배 몇십배되는 정보와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그리고...아쉬움...아니 바램이 있다면...이 책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다른 항목들도 추가되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나갔으면 한다...지금 어린 나의 아이들이 자라난 5년 10년 후에도 추천해주고픈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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