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Q채널에서 금요일마다 "꿈의 거리, 브로드웨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지난 금요일에 1,2부를 해주었고 다음 주와 그 다음주 금요일(10시부터 12시) 총6부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뮤지컬 광인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방송이 아닐 수 없다.
시대별로 뮤지컬의 역사를 다룬 프로그램이라 지난 주 방영분은 뮤지컬의 태동기...유럽의 오페레타와 미국의 뮤지컬 코미디, 보더빌쇼... 등등이 어떻게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이어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고딩때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픈 꿈을 품었을 정도로...뮤지컬에 반해버렸던 나에게...뮤지컬은 대략 세 범주로 나누어진다.
오페라의 유령, 선셋 블러바드,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들과 그밖에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등 동시대의 대형 뮤지컬(대개 카메론 매킨토시가 프로듀싱한)....대개 90년대 초였던 대학시절 처음 접했던 작품들이다. 직접 공연을 볼 기회는 거의 없었으나(캣츠와 지저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몇번 공연해서 그떄마다 가서 봤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음반"을 사 모으며 듣고 또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폈던....
좀 더 오래된 브로드웨이 히트작들(아가씨와 건달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 남태평양 등 로저스-해머슈타인 콤비의 작품들.....대개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덕분에 가장 먼저(중고딩 시절) 접했던 작품들이다. 명절때면 공중파 방송에서 심심찮게 해주었던 이 영화들을 녹화해놓고...되풀이해서 보고 또 보고...사전 펴놓고 비됴 리플레이 해가면서 가사 찾아 외우던 기억...
그 다음 더 더 오래된...1930년~50년대의 뮤지컬의 원조격 작품들... 이 작품들은 사실 "뮤지컬" 그 자체로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다. 더 이상 브로드웨이고 어디에서고 공연도 하지 않고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일부이며 그나마 영화도 접하기 어렵다. 단지 그 작품에 나왔던 히트곡들만 "어메리칸 팝 스탠다드 넘버"로서의 영생의 삶을 얻어 재즈 연주가들에게 수백 수천가지로 재해석되며 지금까지도 연주되고 있다.
재즈는 뮤지컬과 또 다른 갈래의 나의 열정의 대상이고 이 재즈와 뮤지컬이 거슬러 올라가다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이 곳이다. 20세기 초 중반의 브로드웨이 작품들....틴 팬 앨리의 송 라이터들....내가 가장 동경하는 시공간이 있다면....바로 이 시기의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틴 팬 앨리일 것이다.......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어빙 벌린, 제롬 컨, 그리고 거쉬인 형제들이 다루어졌다. 젊은 시절의 해머슈타인, 리처드 로저스와 로렌츠(래리) 하트도 조금씩 얼굴을 비쳤다.......유명한 스탠다드 넘버들과 함께 많이 들어보았던 "쇼 보트"라는 작품도 자세히 다루었다. 콜 포터는 다음주 쯤에 나올까?
아무튼...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여기저기서 조금씩 주워 듣고 찾아 읽고 끼워 맞추어가며 쌓아온 뮤지컬의 역사에 대한 어렴풋한 감에 확실한 지식으로 틀을 잡아주고...무엇보다 가슴속 깊이 그리워하고 동경해온 인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