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Paperback)
스티그 라르손 지음 / Vintage Books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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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이 책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들었다.
유럽에서는 해리 포터를 능가하는 신드롬을 일으킨 책이라고......

좌파 경향의 경제 전문 기자인 미카엘 브롬크비스트(Michael Bromkvist)가 두 기업의 비밀과 연루되어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다. 브롬크비스트라는 발음하기도 힘든 성(이름)은 스웨덴이 자랑하는 아동문학가 아스트린드 린드그렌에 대한 오마쥬일까? 이름때문에 미카엘은 칼레 브롬크비스트라는 별명으로 불리고(린드그렌의 유명한 동화 "소년 탐정 칼레") 그 이름이 암시하듯.......그는 저널리스트라는 본분에서 더 나아가 탐정일을 떠맡게 되어 범죄와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는 어릴적 루팡, 홈즈, 미스마플과 포와로 시리즈를 졸업한 이래로 거의 완전히 관심을 꺼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주인공이 금융 및 기업세계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설정이 나의 관심을 자극했다. 재작년의 금융위기 이후로 금융이니 경제니 하는 주제들은 나의 관심 키워드의 목록에 항상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알고보니 금융/기업 드라마가 아니라 오히려 싸이코 스릴러, 시리얼 킬러물이었다!
.............으흐흐흐........그런줄 알았으면 솔직히 아예 읽기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ㅡ,.ㅡ

아가사 크리스티 이후로 추리소설을 읽지 않는데서 알 수 있듯, 나는 범죄소설, 스릴러 따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까지 할 수는 없더라도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서 읽고 싶지도 않다. 그냥.....워낙......나의 성정이......평화를 사랑하고 피튀기는 걸 싫어하기에...흠흠...

더구나 범죄인(?)이 성경 구절의 대목을 은유적, 상징적 암호로 사용하고 주인공이 그것을 해석하여 비밀을 풀어나가고 어쩌고....
이런 류의 설정도 솔직히 신물이 난다. 영화니 소설 여기저기에 너무 많이 등장해서.

더 이상의 디테일은 스포일러가 될 듯.

나는 원래 서평/독후감을 쓸 때 나만의 기록을 위해 읽은 책의 줄거리를 자세히 적는 편이지만.........
이런 추리소설(?)의 특성상 스포일링은 훗날 책을 읽으실 수도 있는 잠재적 독자들에게 예의가 아닌듯 하야...줄거리는 생략.

이렇듯, 내가 좋아하지 않는 쟝르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과연 재미는 있다. 엄청.
 
처음에는 그냥 그랬다.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문체. 쏘 쿨~ 하고 드라이한 인물들. (이런것이 하드보일드 소설의 특징인가? 잘 모르겠다. 거의 읽어본게 없어서.)
 

그래도 은근 사람을 잡아끄는 줄거리의 흡인력에 책장은 잘 넘어간다. (스웨덴어를 영어로 번역한 책인데 영어도 무척 쉽다.) 처음 1/3 정도는 그냥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집어들고 조금씩 읽었기 때문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러다가 책의 후반부에 이르면서........책의 광고에서 예언한 대로 밤잠을 줄여가며 읽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 나의 컨디션은 말이 아니다.)

굉장히 재미있기는 한데..........이 책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지금도 정확히 꼬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책을 중간쯤 읽을 무렵, 너무 재미있어서 저자와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 마구 관심이 증폭되었다. 

주인공인 Michael Blomkvist는 저자인 스티그 라르손의 문학속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는 좌파 경향의 잡지(책속에서는 Millenium, 라르손이 발간한 잡지는 EXPO)를 운영하는 기자로 극우파 기업가들에게 끊임없히 협박을 당하고 살해기도마저 겪었던 라르손은 실제로 미카엘과 마찬가지로 잡지의 공동발행인인 여자친구와 평생의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그런데..라르손은 이 책을 포함 밀레니엄 시리즈 삼부작을 탈고한 다음 얼마 안있어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한다.  

50세의 나이에 권 당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처녀작 소설 세 권을 연달아 내놓고 그 소설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걸 채 보지도 못하고 꼴깍 죽어버리다니...............What a life!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인 듯.)
책에 나오는 지명을 구글어스에서 찾아보기도 하고....
스웨덴이 2차대전 당시 어떤 정치/외교적 역학관계에 놓여있었는지........
정치적 무풍지대이고 한없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듯 한 이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최근까지도 신나치 운동이 기승을 부렸다는 생소한 사실도 접하게 되었다. (구글질을 하다보니 이케아의 창업주이자 CEO인 인물도 젊은시절 나치인지 신나치운동에 가담했었다고...ㅡ,.ㅡ)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성에 대하여 개방적인 북구인"이라는 스테레오타입도 거의 재확인된다. 
주인공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만나는 여자들과 우정과 섹스를 나누지만 사랑은 글쎄..............

또 다른 주인공인 Lisbeth Salander는 정신적으로 disabled 판정을 받을 정도로........자폐적인...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의심되는...천재적이지만 감정과 사회성이 미숙하기 이를데없는 여성이다.

또 다른 악의 축의 무리들........

그들은 아마도 저자가 평생 적으로 삼았던...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부정하게 돈을 모은 기업가, 정치적 우파, 신나치주의자(인종적 우월성과 타인종, 이민자에 대한 혐오로 가득한 일부 스웨덴인들), 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는 인간성이 심하게 훼손된 새디스트, 변태성욕자 등을 상징적으로 대표한다고 생각된다.

그들의 비리를 파헤치고 복수(?) 하는 방법이 불법적이었다는 점은 또 다른 생각거리를 주지만...........어쨌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리스베스의 복수방법은 통쾌하기 이를데없다.
(앞부분의 작은 일화에 지나지 않지만 리스베스가 자신의 후견인인 변호사에게 벌인 복수는 특히 마음에 든다.)

책의 마지막은 속편을 진하게 암시하고 있다. 리스베스의 개인적 비밀과 상처도 설명되지 않았고 그녀의 마음에 자라고 있는 미카엘에 대한 감정도 정리되지 않은채 책이 마무리되었다.

2권을 읽고싶은 욕구가 적지 않지만............당분간 쉬어야겠다.  

폐인모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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