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기계의 진화 - 뇌과학으로 보는 철학 명제
로돌포 R. 이나스 지음, 김미선 옮김 / 북센스 / 2007년 4월
구판절판


반복해서 말했듯이 뇌는 실재 묘사기이다. 그 계가 닫혀있다. 따라서 아주 다르다는 말의 의미는 그게 '모든 것(everything)'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뇌 활동은 다른 모든 것을 위한 은유(metaphor)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인간은 기본적으로 현실세계의 가상 모형을 건설하는 꿈꾸는 기계이다. -144쪽

이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 중에는 동물에게 주관적 느낌(감각질)이 있다는 걸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증명이 될 때까지는 주관성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러한지를 입증할 책임은 동물의 주관성을 부인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나는 가장 원시적인 진화 수준에서조차, 신경계는 모두 주관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168쪽

'나'는 언제나 굉장한 수수께끼였다. 나는 믿는다. 나는 말한다. '나는' 다음에 무엇이 오든. 그러나 물리적인 '나'라는 존재란 없다는걸 알아야 한다. 그것은 그저 특별한 정신 상태일 뿐이다. 우리가 '나' 혹은 '자아'로 부르는 것은 어쩌다 생겨난 추상적 실체에 불과하다...(중략)....그래서 자아란 무엇인가? 자, 그것은 아주 중요하고 유용한 구조이고 복잡한 고유벡터(eigen vector)이다. 오직 계산된 실체로만 존재한다.-188쪽

색깔, 냄새, 맛, 소리와 같은 감각의 2차적 특질들은 본질적인 중추신경계 의미론(semantic)의 발명품 혹은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189쪽

인간이 학습한다는 사실은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그러나 특정 사람이나 동물이 학습하는 내용은 발달 도중에 경험한 수많은 필요와 사건, 즉 개체의 삶이라 불리는 풍요로운 꿈의 산물이다. 개체의 삶은 즉각적이며 생물학적 유산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우리의 기억은 우리와 함께 죽는다.-252쪽

우리는 잘 배선된 뇌와 그 유전적 배선에서 유도되는 놀랄만한 양의 지식을 지니고 태어난다. 이는 신경과나 정신과 의사와 같은 직업이 있다는 사실로도 쉽게 증명된다. 그런 직업이 있는 이유는 사람의 뇌는 유사하므로 유사한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서 유사한 증상이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어마어마하게 많은 지식을 습득한 사람도 완전히 무식한 사람과 신경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다는 뜻이다.-253쪽

이러한 관찰은 단세포 안에 원시적인 방향의 지향성, 즉 원시 감각 기능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과 관련된 어떤 능력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감각질이 그러한 원시 감각 기관이 전문화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출발하여 더 고등한 유기체가 보여주는 다세포의 '공동 느낌' 현상까지 이동하는데에도 개념적으로 무리가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받아들이는데 무리가 없다면, 감각질은 근본적으로 단세포의 성질에서 일어나는 것이 틀림없다는걸 이해하게 될 것이다. -301쪽

모방은 같은 행동의 공통성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동물의 내부 상태와 지각되는 행동 간의 연상을 일으킨다. 나는 이렇게 느낄 때 이것을 한다.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을 보아하니 아마 너 역시 내가 그 행동을 할 때 가졌던 느낌이겠구나. 그러므로 무한히 긴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쳐 유기체간에 의미가 진화된다.-338쪽

생물학이 물리학과 별개라고 믿을 엄밀한 이유가 있을까? 지난 1백여 년에 걸쳐서 수집된 과학 지식은, 놀랍도록 복잡한 생물학이 물리학이ㅡ 법칙을 따르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따라서 의식은 물리적 유기체에 의해 주어질 수 있다. 우리는 어쩌가 그것을 생물학 체계라고 부르게 되었을 뿐이다.....(중략).....내게는 그것이 생물학의 살아있음 대 물리학의 죽어 있음의 문제라기보다는, 기능적 구조를 가진 물리적 자유도의 문제로 보인다.-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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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8-03-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님, 먼 곳으로 가신담서요!
기획회의 글, 이번엔 다른 경로 통해 또다시 저한테 와버렸네요.
근데 이네파벨님이 너무 좋은 글들을 많이 쓰셨던지라... 주눅이 들어서... ㅠ.ㅠ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과학에 대해선 완전 문외한인데
이것도 인연이다 싶어, 우선 한번만 써보겠다고 했어요.
근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당황스러워 하고 있답니다.

딸기 2008-03-18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이네파벨님, 결국 저 못하겠다고 전화했어요... 포기했어요
담달 출장도 있고... ㅠ.ㅠ 욕심내지 않으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