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읽고 후기를 남깁니다.

리튬이온전지의 역사

리튬이온전지 개발의 역사

▶ 개구리 근육을 관찰하다가 전기 현상을 발견한 갈바니, 금속이 이온화될 때 발생하는 고유 전압의 차이에 의해 전류가 흐르는 것을 이용해서 전지를 만든 볼타를 배터리, 즉 전지 발명의 첫 돌을 놓은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 전지 중에서도 이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와 달리 계속해서 충전해서 쓸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최초의 이차전지는 1859년 가스통 플랑테가 발명한 납 축전지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도 일반 자동차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휴대용 이차전지에는 1980년대에 니켈카드뮴 전지가 쓰였다. 양극에는 수산화니켈, 음극에는 카드뮴, 전해질로 수산화 칼륨을 사용한다.

▶ 카드뮴의 독성을 배제하고 전지의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음극의 카드뮴 전극을 수소저장 합금으로 대체한 니켈수소전지가 발명되었다.

▶ 1990년대 중반까지 니켈카드뮴전지와 니켈수소전지 시장을 지배한 국가는 일본이었다.

▶ 니켈수소전지의 단점은 사용하지 않을 때 자연적으로 방전되는 자가방전 특성이다. 이런 특성을 극복하고 개선한 것이 리튬이차전지이다.

▶ 뉴욕주립대 스탠리 휘팅엄 교수가 리튬이차전지를 처음 제안했다. 양극에는 이황화티탄(TiS2)을 음극에는 리튬 금속을 사용했다.

▶ 1970년대 옥스포드대 존 구디너프 교수는 양극에 리튬코발트옥사이드(LCO)를 사용해서 오늘날로 이어지는 양극 소재의 길을 닦았다. LCO의 경우 코발트와 산소가 층상 구조를 이루어 리튬 이온이 들락날락할 수 있다.

▶ 그런데 음극에 리튬이나 리튬합금을 쓸 경우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환원되어 금속화될 때 침상형(수지상)으로 덴드라이트를 형성하는데 이것이 분리막을 뚫고 양극과 음극 내부단락을 일으켜 화재와 폭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1985년 일본의 아키라 요시노 박사가 흑연계 소재를 음극으로 이용한 이차전지를 개발해서 현대의 리튬이온전지 모델을 완성했다.

▶ 스탠리 휘팅턴, 존 구디너프, 아키라 요시노, 세 사람은 2019년 노벨상을 받았다.


리튬이온전지의 산업화의 역사

▶ 1991년 일본 소니에 의해 상용화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노트북 방송장비 정도 말고는 딱히 적용할 시장이 크지 않았다.

▶ 2006년 소니는 대규모 이차전지 리콜사태로 큰 소실을 입고 이차전지지 사업을 다른 자회사와 합병 후 대부분으 무라타 제작소로 넘겼다.

▶ 일본에는 소니 외에도 산요, 파나소닉, GS유아사 등이 이차전지 기업이 있었고 2010년까지는 세계의 리튬이온전지 시장 50% 이상을 점유한 이차전지 선두 국가였다.

▶ 산요가 독보적인 1위였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인수합병으로 파나소닉에 흡수된다. 이 인수합병은 파나소닉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고 2013년 무렵 큰 적자를 보고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 무렵 파나소닉은 삼성SDI나 LG화학에 밀리고 있었다.

▶ 파나소닉은 2014년 테슬라와 합작으로 기가팩토리를 설립하면서 공격적 투자를 시작하고 2017년 세계 1위 이차전지 생산 기업이 된다. 당시 다른 기업의 전기차가 주행거리가 200km 이하였는데 400km 이상으로 끌어올린 테슬라의 모델 시리즈는 독보적이었다.

▶ 이차전지 지형에서 일본 그룹의 몰락과 한국과 중국 기업의 성장을 가져온 동력은 스마트폰의 탄생이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2010년 삼성의 갤럭시가 출시되면서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리튬이온전지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중국의 ATL(CATL의 오타가 아닌가 했는데 찾아보니 CATL의 모회사 내지는 전신에 해당되는 기업)을 통해 리튬이온전지를 공급받았고 삼성과 LG의 스마트폰은 각각 삼성 SDI와 LG화학의 배터리를 썼다.

▶ 2010년대에 우리나라가 세계 주도권을 잡은 이유는 1991년 초기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98Wh/kg(220Wh/L)였던 것을 현재 250Wh/kg(600Wh/L) 수준으로 세배에 가까운 기술 발전을 주도했기 때문.

배터리 품질의 개선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

▶ 전기차는 용량이 큰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회생제동시스템을 적용해서 주행거리를 향상시켜왔다. 회생제동시스템은 모터를 발전기로 사용하여 감속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

▶ 저온 주행거리가 문제였는데(혹한기에 거의 20% 감소) 히트펌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충전기술 발전으로 개선함(10~15%).

▶ 양극 활물질에서 코발트 대신 니켈 함량 증가시키면서 에너지 밀도(배터리의 단위중량 또는 단위부피당 용량) 높아진다.

에너지밀도(Wh/kg)

에너지밀도(Wh/L)

일충전 주행거리(km)

NCM333

140

230

190

NCM622

210

575

400

NCM811

270

625

450

NCM9055

300

750

550

* N은 니켈, C는 코발트, M은 망간으로 뒤의 숫자는 각 금속의 비율을 말한다. 9055는 니켈90%, 코발트 5%, 망간 5%)

▶ 이렇게 에너지 밀도가 계속해서 향상되어왔지만 여전히 화석 연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디젤을 100으로 할 때 리튬이온전지는 7~8% 수준이다.

▶ 배터리 출력 밀도는 단위 시간 당 뽑아낼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그런데 전기차에서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는 서로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도전재 등으로 보완하긴 하지만 출력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밀도의 희생을 감수해야한다.

배터리 소재와 가격

▶ 배터리 가격은 수요 확대에 따라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8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현재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2021년부터 배터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

▶ 배터리 생산워가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3%. 이 중 양극 활물질이 52%, 음극 활물질 14%, 분리막 16%, 전해액 8%.

▶ 양극재 4대 원료(코발트, 니켈, 알루미늄, 망간) 모두 급격한 가격 상승 일어남.

▶ SK온은 스위스 글렌코어와 25년까지 코발트 구매 계약. 에코프로비엠과 10조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

LG엔솔은 중국 그레이트 파워에 지분 투자(350억, 4.8%), 호주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스와 니켈, 코발트 장기구매 계약(2024~2030)

배터리 화재와 안전성

▶ 배터리 화재가 큰 우려가 되고 있다. 분리막 손상에 따른 단락(양극과 음극이 내부에서 접촉) 또는 BMS의 냉각시스템과 각종 제어장치의 오류에 의해 배터리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전해액의 분해에 의한 폭발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 리튬이온전지에서는 리튬염을 녹일 수 있는 가연성 유기용매를 전해액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

▶ 셀 내부 온도가 장기간 60 ℃를 상회하면 음극 표면의 얇은 고체막층(SEI층)부터 분해 시작, 100 ℃ 넘어가면 전해액과 음극간에 부반응 일어남, 130 ℃ 이르면 분리막 녹아내림(→ 셀 내부 단락 발생), 200 ℃ 이르면 전해액 분해 시작됨(→ 불화수소(HF) 발생), 300 ℃ 이르면 전해약과 양극 간의 부반응 일어남(→ 산소 분압 발생).

▶ 2차전지 화재가 일어났을 때 물을 뿌려 진화하는데 엄청나게 시간이 걸리고 많은 물이 소모됨(2021년 테슬라 모델S 사고 현장에서 화재 진압에 7시간 걸렸는데 이때 사용한 물의 양이 소방서 전체가 한달 쓰는 양, 미국 가정 2년치 물 사용양이었다 함).

안전하고 저렴한 리튬인산철(LFP)전지

▶ 리튬인산철(LFP, LiFePO4) 전지는 앞서 언급된 니켈코발트망간 전지보다 항속거리는 짧지만 저렴하고 안전한 편.

▶ LFP도 발화 및 폭발사고 일어나긴 하지만 NCM 전지가 약 200 ℃에서 연쇄적 반응이 일어나는데 비해 LFP 전지는 500 ℃에 도달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 LFP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 시장에서 39%까지 증가. LFP 채택한 상하이GM의 홍구앙 미니EV가 중국 전기차 1위

▶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 벤츠 등 일부모델에 적용. 현대차도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LFP) 채택

▶ LFP는 NCM이나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대비 20% 정도 저렴.

전고체전지 기술 전쟁

▶ 일본 도요타가 2010년 황화물 고체 전해질 사용한 배터리 시제품 공개.

▶ 고체 전해질 소재는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로 나눠지는데 황화물 고체전해질 소재가 가장 앞서 있다. 이온전도도가 높고 전극과의 계면밀착특성이 우수. 단점은 수분에 민감하게 반응해 유해가스인 황화수소(H2S) 발생.

▶ 산화물은 딱딱한 재질 특성 때문에 음극, 양극과의 물리적 접촉 부재에 따른 성능열화 문제.

▶ 고분자 기반 소재는 소재 범위가 넓어 유망해 보이나 이온 이동도가 황화물 대비 1/10 정도이고 고온에서 기계적 강도가 다른 재료보다 약하다다.

▶ 전고체전지는 이론적으로 500Wh/kg의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함.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거의 2배.

▶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2020년 3월 '석출형 리튬음극'을 적용해서 수명과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전지 기술 발표. 음극 두께를 거의 없다시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대폭 올린 것이 기술의 핵심. 1회 충전으로 800km 주행, 재충전 1000회 이상 가능.

▶ 미국의 퀀텀스케이프(폭스바겐이 투자)는 2020년 12월 15분 이내에 80% 충전할 수 있는 전고체전지 실험결과 발표.

▶ 대만의 프롤로지움은 2021년 8월 전고체전지 개발했다고 발표.

▶ 도요다는 2020 도쿄 오토쇼에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모델 선보이겠다고 했으나 미실현.

▶ 미국의 SES(Solid Energy System)이 2021년 11월 제1회 SES 배터리 월드라는 온라인 이벤트에서 아폴로라는 리튬메탈전지 공개. 솔벤트 인 솔트 전해질을 쓰고 리튬이온전지와 전고체 전지의 중간 형태이며, 107Ah, 에너지 밀도는 417Wh/kg, 고속 충전 가능. 리튬메탈 기반 전고체전지 업체 중 상용화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듯.

▶ 현대차그룹은 2018년 미국의 아이오닉 머티리얼즈와 솔리드파워에 투자, 2021년 미국 팩토리얼에너지와 전고체전지 개발 제휴, SES에도 투자. 2021년 서울대와 공동으로 배터리 연구센터 설립.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관계

배터리-완성차 협력 관계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선도 업체가 수십 년의 시행착오와 천문학적 투자를 바탕으로 이룬 성과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움. (특허기술 우회, 대량생산 어렵고 자사 자동차에만 공급하게 되면 수익성도 낮음)

새로운 전기차 업체들

▶ 미국의 루시드 모터스, 리비안, 로즈타운 모터스, 피스커, 카누, 중국에 30여개 기업

▶ 루시드 모터스는 2007년 테슬라 부사장 출신 버나드 체와 오라클 출신 샘 웽이 창업. 2021년 애리조나 공장에서 첫번째 전기차 루시드 에어 양산 돌입. 삼성SDI와 LG엔솔의 원통형 배터리 장착. 2023년 도심형 CUV 그래비티 출시 예고

▶ 리비안은 픽업트럭(R1T)에 주력. 2022년 사전주문이 71000대 기록했으나 실제 인도한 차량은 미미함. 아마존이 주요 투자자로 물류배송용 전기 밴 10만대를 선주문.

▶ IT기업들도 전기차 개발에 참전.

  •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네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장치)에 주력하는 합작 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설립.

  • 애플은 2021년 BMW 수석부사장 출신 울리히 크란츠 영입해서 애플카 개발 선언. 2025~2027년으로 전망.

  • 중국 바이두는 지리차와 협력해 전기차 사업 진출

  • 알리바바는 상하이차 및 정부 지원으로 전기차 제조사 즈지자동차 설립

  • 소니도 전기차 진출 준비. 2022 CES에서 전기차 비전-S02 공개


책을 받고 10일 정도 안에 서평을 올리는 것이 출판사와의 약속이어서...일단 책 내용 중 반 정도 요약한 내용을 올리고자 합니다. 나머지 부분도 다 읽고 조만간 올리도록 할께요~

서평은 어디까지나 서평이고 책을 요약할 필요는 없지만, 나 자신이 참조하기 위한 "쓸모 있는 기록"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가급적 책을 읽으면 기억해둘만한 중요한 내용들, 새롭게 배운 것들은 요약해서 남기고자 합니다.

이차전지에 관해서 어디선가 들어본듯 한 조각조각 파편의 지식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하나로 꿰어지는 느낌입니다. 사실 이차전지라는 섹터가, 대부분 주식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정말 많이, 거의 항상 듣게 되어 대충은 아는거 같으면서도, 막상 관련 리포트를 읽거나 공부를 하려고 하면 어렵고 막막했던 분야였습니다. 그동안 숲속의 울창한 나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맸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높이 올라가서 bird's eye view로 전체 숲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이제 2차전지 산업 리포트든, 관련 기업 리포트든 자신감 있게 펼쳐서 제대로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이차전지 전쟁터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시느라 바쁜 연구자인 저자분들이 시간을 쪼개서 일반인을 위한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 만들어주신 출판사에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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