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망상 - 욕망과 광기의 역사에 숨겨진 인간 본능의 실체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노윤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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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연구소 카페에 게시된, 포레스트북스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받은 책을 읽고 쓰는 서평입니다.)


신경과 전문의이자 금융 이론가이자 역사학자인 윌리엄 번스타인이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과 그로 인한 군중심리를 고찰한 책이다. 번스타인은 서론에서 19세기 영국 저널리스트였던 찰스 맥케이가 쓴 <대중의 미망과 광기(Memoirs of 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라는 책을 소개한다.

번스타인은 이 책을 출발점으로 해서 같은 주제를 가지고 현대까지 시계열을 확장하고 신경과학, 심리학, 진화론 등 현대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고찰을 추가해서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찰스 맥케이 책의 확장, 비평, 해설판이자 오마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찰스 맥케이의 책은 앞의 3개 장이 금융 버블에 관련된 내용이고 뒷부분은 십자군 전쟁, 마녀 사냥, 종말론 등 종교적 광기를 다루고 있다. 번스타인의 이 책에서도 '종말론'과 '금융 버블'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중심 축으로 삼아 시대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종말론과와 금융 버블이라...

나와 같은 무식한 독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생뚱맞은 한 쌍이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종교에 관심 있는 독자와금융에 관심 있는 독자는 대형 서점의 주제별로 분류된 서가에서든 일상에서든 서로 만날 일이 별로 없을것 같은데...? 나도 이 책을 받아들고 처음 "으잉?" 했다. 가투소 이벤트에 당첨되어 만나게 된 책이니만큼 금융버블이라는 주제에는 흥미를 느꼈지만, 종말론이라는 주제는 나에게 마치 고대의 연금술이나 중세의 유니콘과도 같이 느껴지는 주제여서....

이처럼 서로 무관해보이는 두 주제가 딱 만나는 지점이 "인간의 광기와 미망"이다. 사람들의 결핍과 욕망이 마른 낙엽처럼 켜켜이 쌓여가고, 여기에 불을 지피는 스토리텔러가 있고(성공하면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실패하면 사기꾼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는), 다른 이를 모방하도록 진화된 우리의 본성이 있다. 이것이 적절한 시점, 적절한 장소에서 만날 때 폭발적인 광기가 일어난다.

저자는 1, 2, 5, 8, 9, 10, 11, 12, 15장에 "종말론 종교" 관련 주제를, 3, 4, 6, 7, 13, 14장에 "금융 버블" 관련 주제를 배치하고 있다.

2주 안에 어마어마한 두께의 벽돌책을 다(!) 읽고, 알차고 집약된 내용을 추려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서평을 올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어서 일단 가투소 분들도 더 관심을 갖고 계실만한 주제, 금융 버블에 관한 장들을 먼저 읽고 그에 대한 내용을 일부나마 소개해보기로 각을 잡았다. 그런데 처음에 순서대로 읽으면서 접한 종말론 관련 사건들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단 숙제로 받은 서평을 먼저 쓰고, 나머지 장들도 순서대로 다 읽어볼 생각이다. 미국인 가운데에는 예수님이 재림하고 true-believer들은 산 채로 하늘로 올라가는 휴거가 자신의 생애 내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1/3 정도라고 한다. 100년이나 50년 전 통계가 아니라 현재의 통계이다. (물론 그들의 믿음 체계...스스로 믿는다고 믿는 믿음과 진짜 믿음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니 종말론은 결코 유니콘이나 연금술처럼 과거로 사라져버린 사소하고 무해하고 귀여운 주제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인간 역사에서 두드러졌던 금융 버블 사건들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해보고자 한다. 책의 서술 방식과 관계 없이 각 사건의 주인공인 인물 중심으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18세기의 쌍둥이 버블 1: 존 로와 미시시피회사

존 로(John Law) 스코틀랜드의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금세공사들은 금을 보관해주는 일도 했는데 고객이 금을 맡기면 인증서를 발행해주었고, 그 인증서가 지폐와 같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은행업을 겸했던 셈이다. 금세공사들은 맡아놓은 금보다 더 많은 양의 인증서를 발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여기에서 "신용의 확대"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로는 청운의 꿈을 안고 런던으로 갔으나 결투로 사람을 죽인 후 지명수배자가 되어 대륙으로 도망쳤다. 그는 유럽을 떠돌다가 프랑스의 섭정이었던 오를레앙 공의 눈에 들어 그의 원대한 꿈을 펼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경험뿐만 아니라 유럽을 전전하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얻은 상업과 금융에 관한 견문도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먼저 그는 방크 제네랄 프리베라는 은행을 설립해서 지폐를 발행했다. 그 다음 신대륙 무역 독점권을 갖고 있으며 왕실이 운영권을 가진 미시시피회사에 눈을 돌렸다. 존 로는 프랑스 정부를 움직여 다른 무역 독점권도 이 회사에 안겨주고 주가를 부양했다. 한편으로 왕실의 부채를 미시시피 회사가 사들이도록 했다. 1718년에는 방크 제네랄 프리베를 왕립은행으로 승격시켰다. 은행은 돈을 찍어내서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고 미시시피회사는 정부의 채권을 매수했다. "정부 채권은 부채였기 때문에 이것이 주식과 교환돼 소각되는 것은 왕실 부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했다" (<-사실 이 부분은 정확히 이해가...)

이 과정에서 미시시피 회사의 주가가 올랐고, 주식 수요가 늘어나자 은행은 돈을 더욱 찍어냈다. 사람들은 미시시피회사의 주식을 갖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귀족들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배정받기 위해 존 로에게 줄을 섰다. 존 로가 살던 루 드 켕컹프라는 지역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바글거렸고 임대료가 15배 올랐다고 한다.

미시시피 회사의 사업과는 무관하게 돌아가던 버블 게임의 종말은 엉뚱한 곳에서 찾아왔다. 1720년 회사 주식을 원하는 만큼 할당받지 못한 것에 분개한 귀족 콩티 공이 왕립은행의 지폐 다발을 가득 실은 마차 몇 대를 보내 금화, 은화로 교환을 요구했다. 은행은 당연히 지급할만한 금과 은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 이후 주가 하락과 화폐 가치 하락이 앞서거니 뒤서거니하 면서 그동안 부풀어오른 자산 거품을 끌어내렸다.



역사는 존로를 악당으로 묘사하지만 후대의 경제사학자들은 한편으로 그를 귀금속에 연동하지 않는 화폐로 경제를 운영한다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한 시대를 앞서간 인물로 평가한다고 한다.



18세기의 쌍둥이 버블 2 : 존 블런트와 남해회사

영국에서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난 존 블런트(Sir John Blunt)는 상업과 금융의 다양한 직종에서 사업 경력을 쌓았다. 유능한 수완을 보였던 블런트느 국가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던 재무부 장관 로버트 할리에게 발탁되었고, 채권에 복권 개념을 도입한다든지 복권 사업을 벌여서 성공을 거둔다. 할리는 정부 부채를 인수할 목적으로 남해회사를 설립했다. 남해회사는 국가 부채를 떠안는 대신 남아메리카 무역 독점권을 얻었다. 상황은 미시시피회사와 흡사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연금수령권'이라는 형태로 채권을 팔았는데, 국민들은 이것을 미시시피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의했다. 남해회사의 독점 사업권은 사실상 스페인이 남미 패권을 잡고 있던 당시 상황에 의미 없는 사업권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주가는 치솟았고, 주가가 오르자 사람들은 더욱 더 남해회사의 주식을 갖고 싶어했다. 바다 건너 프랑스 파리에서는 존 로의 집이 있던 루 드 켕컹프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면, 런던에서는 왕립 거래소 주변의 익스체인지 앨리(Exchange Alley)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부유한 자본가들이 조기 청약으로 취득한 주식을 이곳에 내다 팔았고, 매수하려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근처의 커피하우스에서 매매가 이루어졌다. 당시 이 곳의 광경을 묘사한 네덜란드 변호사에 따르면 "수용소의 미치광이들이 한꺼번에 탈출한다고 해도 이보다는 차분할 것"이라고 했다.

미시시피 버블이 터지던 해와 같은 1720년, 버블의 수혜를 입어 계속해서 상장하는 회사들로 자금이 몰려가는 것이 보기 싫었던 블런트는 의회를 구워삶아 "버블 방지법(Bubble Act)"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부메랑처럼 남해회사로 돌아왔고 대폭락이 일어났다. 10월 말 남해회사의 주가는 고점에서 80%정도 하락했다.


미시시피회사 버블과 남해회사 버블은 거의 같은 시기에 거의 비슷한 궤적을 그린 쌍동이처럼 닮은 버블이었지만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첫째, 미시시피회사가 한 개의 회사였다면 남해회사는 다양한 사업을 추구하는 수많은 회사들이 버블에 동참했다. 모발 거래, 영원히 움직이는 바퀴, 열풍 맥아 건조, 수은으로 금속 만들기, 뇌에 공기 주입, 이집트 병사들이 홍해에 빠뜨린 보물을 찾는 바닷물 배수 사업 등....

둘째, 미시시피회사도 15%의 계약금만으로 주식을 살 수 있었지만 남해회사는 극단적으로 높은 레버리지가 가능했다. 어떤 경우에는 주식 가격의 0.005%만 내고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셋째, 존 로와 달리 존 블런트 경은 오만하고 과대망상적 인물로 오늘날 에고 과잉인 CEO들의 전형과 같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넷째, 존 로는 신용 확장에 대한 신념과 프랑스 경제 재건에 진심을 갖고 있었지만 존 블런트 경은 사익 추구에 집중했고 경제에 어떤 이로운 점도 이바지 하지 못했다.

다섯째, 신기하게도 남해회사 버블의 경우 사업 범위가 좁아서 금융 부문에 대한 파급 효과가 비교적 경미했고 버블이 사라졌을 때 딱 버블만큼만 사라졌다고 한다.



이 두 이야기는 이 책의 15분의 1 정도 되는, 한 챕터(3장)에 나오는 사례이다. 사실 존 로나 미시시피 회사, 영국의 남해회사 버블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어졌고, 사실 나무위키 등을 찾아보면, 이 책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일목요연하고 조리있게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의 가치와 매력은 이런 역사적 사실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저자의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해설과 논평에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주제가

  1. 인간은 모방하는 존재라는 점

  2. 인간은 이야기를 창조하는 유인원이라는 점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수많은 연구 결과와 학술 문헌을 인용해 논리를 전개한다.

먼저 인간은 모방하는 존재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인간의 진화는 카약을 만들고, 버팔로를 사냥하고, 독침을 만드는 능력을 그대로 유전자에 심는 대신 모방을 통해 하나의 기술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인류는 다양한 기후와 환경을 가진 지구 곳곳으로 이주하고 적응하면서 그 환경에 맞는 생존 기술을 재빨리 습득하지 못하는 자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모방은 최고의 생존 가치를 지닌 특성이었다. 우리는 대개 남을 모방하려는 충동이 유전자에 새겨진 조상들의 후손인 셈이다.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서로 모방하고 한 쪽으로 쏠리는 군중심리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예를 들어 유명한 투자자인 조엘 그린블라트가 학생들에게 유리병에 담긴 사탕의 갯수를 어림해서 말해보라고 했을 때 각자 답을 적어서 내자 평균은 실제 사탕 개수에 가까웠다. 그런데 말로 답해보라고 하자 평균값이 실제 개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다른 이들이 말한 답을 참조해서 답을 하는 경우 추론이 점점 진실에서 멀어진 셈이다.

좀 더 정교한 실험으로, 솔로몬 애시라는 심리학자가 선의 길이를 묻는 실험을 했다.

위와 같이 두 카드를 보여주고 두번째 카드에서 첫번째 카드와 같은 길이의 선을 찾으라는 질문이다. 이런 식의 카드 질문을 12번 반복했는데 별다른 장치가 없다면 12번 모두 정답을 맞출 확률이 95%인 아주 쉬운 질문이었다.

그런데 애시는 6명이 피험자 중 5명을 조교들로 집어넣어 그들에게 틀린 답을 말하게 했다. 거의 맨 뒤쪽에 배치된 진짜 피험자는 앞 사람이 답을 말하는 것을 듣고서 대답하게 되었다. 이 실험에서 12세트의 카드를 다 맞춘 사람은 오직 25% 뿐이었고, 놀랍게도 5%는 12개의 정답 중 하나도 맞추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은 이렇게 다른 이의, 특히 다수의 의견에 휘둘리는 존재이다.

그 다음, 인간은 이야기를 창조하는 유인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사실이나 수치보다 설득력 있는 서사(narrative, 이야기)에 더 크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 주장을 가장 참신하게, 가장 극단까지 밀어붙여 주장한 책이 바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아닐까 싶다. 하라리는 인류의 모든 제도, 문명, 종교, 국가, 관습 등이 이야기를 지어내고 그것을 믿는 인간의 인지적 특성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에서는 왜 사람들이 그토록 "이야기(narrative)"를 좋아하는지 탐구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태생적으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고 한다. 그래서 엄격한 분석보다 휴리스틱(heuristics)을 택하기 쉬운데 설득력 있는 서사야말로 가장 강력한 휴리스틱이 된다.


한편, 이것을 신경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인간 사고의 두 가지 유형'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심리학자인 키스 스타노비치와 리처드 웨스턴이 인간 사고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고 이름을 붙였다.

시스템 1 : 인간 뇌의 깊은 곳에서 작용하는 신속한 감정 반응.

인간의 탐욕과 공포를 관장하는 뇌의 구조물은 '파충류의 뇌'라고 불리는 변연계에 좌우 대칭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측좌핵(nuclei accumbens)와 편도체(amygdala)이다. 측좌핵은 보상과 욕망, 즉 음식이나 성적 자극, 사회적 만족, 금전적 성취에 반응하고 편도체는 공포와 혐오, 분노에 의해 활성화된다.

시스템 2 : 변연계 바깥에 있는 피질 수준서 작용하는 훨씬 느린 추론과 분석.

인간 뇌의 피질 또는 신피질은 진화론적으로 변연계보다 훨씬 나중에 나타난 조직으로 기억, 사고, 언어, 각성 등 의식의 고차원적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간단히 말해서 시스템 1은 감정, 시스템 2는 이성과 분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 진화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시스템 1의 신속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인 현대에는 시스템 1 우위 체제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서사(이야기)는 시스템 1에 호소한다. 우리가 소설이나 드라마에 빠져들고 예술 작품에 도취되는 것은 시스템 1의 반응이다. 이것은 우리를 현실로부터 떼어놓는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시스템 1에 호소해야 한다. 서사뿐만 아니라 음악과 같은 예술도 전형적으로 시스템 1에 호소하는 장치이다. 군중을 선동할 때 음악과 노래가 동원되는 것도 그 효과를 잘 아는 사람들의 노림수인 것이다.


"음악은 서사장치보다 더욱 강렬하게 시스템 1을 자극한다. 청각 정보는 내이의 유모세포를 통해 청각 신경으로 전달된 다음, 중계장치를 통해 하부 뇌간에서 상부 뇌간으로 전달된 후 시상(thalamus)에 도달한ㄴ다. 이곳에서 청각 정보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배분된다.

시상 한 쌍은 뇌간 상단에 놓여있으면서 전달되는 감각 정보를 뇌로 이송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시스템 1, 특히 측좌핵과 편도체에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각각 쾌락과 혐오감을 자극한다. 시상은 또한 청각 정보를 시스템 2의 청각 담당 부위로 보내는데, 시스템 2는 해슬 이랑(Hescle's gyrus)으로 알려진 측두엽 일부와 그 위의 연합 치질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부위들이 활성화되면 우리는 소리를 해석하고 의식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스템 2가 시스템 1에 비해 간점적이고 느린 속도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


위의 설명을 정리해 보자면, 음악이나 소리와 같이 감각에 일차적으로 호소하는 신호는 우리가 태고적부터, 동물이었던 조상부터 물려받은 파충류의 뇌(변연계)에 직접 호소하는 신호이다. 한편 인간은 신피질이 발달하면서 단순한 감각 이상으로 사고하고, 분석하고, 반성하고, 추론함으로써 세상을 좀 더 과학적이고 종합적이며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을 이용해서(manipulate)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똑똑한 인물들은 이런 인간의 능력과 속성을 이용해서,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섞어 이야기(narrative)를 만들어서(자신의 시스템 2를 동원) 수많은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설득해서(타인의 시스템 1을 이용) 군중을 광기와 망상에 빠뜨린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 사실에 과학적 고찰을 곁들이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자 진가라고 생각된다. 일단 방대한 책의 첫번째 에피소드, 18세기의 쌍동이 버블을 간단히 요약하고, 저자의 설명 스타일도 맛보기로 소개해보았다. 이어진 장에서 소개되는 또 다른 금융 버블 이야기들.......영국의 철도 버블, 1920년대의 버블과 대공황, 2000년대 초 IT 버블 등의 이야기도 나중에 요약해볼 생각이다.





인간은 합리성(rationality)보다 합리화(rationalization)에 더욱 치중해왔다.......인간의 ‘합리성‘이라는 것은 인간의 잔꾀와 망상이 들끓는 가마솥 거품 위에 위태롭게 얹힌 깨지기 쉬운 뚜껑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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