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디너 코스요리와 같은 이 책의 마지막는 우뤼의 블리블리 염블리 님의 글이었다. 분량으로나 정보의 양으로나 디저트라고 볼 수는 없고, 메인디쉬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2020년 대상승장에서 "주린이들의 아버지", "염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염승환이사! 미스터 마켓이 조울증에 걸린 듯 오버액팅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정확하게 각 종목의 가치를 매기는 것처럼, 어떤 유명인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인기도, 평가도 그때그때 지나치거나 왜곡되기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자리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전혀 에고 과잉이나 관종 스타일도 아니고, 표현이 쎄거나 확신으로 가득차서 자기 주장을 하는 분도 아니고, 다소 내성적이고 차분해보이는 염승환이사님은 어쩌다가 "염블리"와 같은 별명을 갖게 되었을까? 조금 궁금하기도 했는데............이분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염블리가 염블리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어미새가 아기 새들에게 먹이를 주듯 뭐라도 더, 투자 아이디어 하나라도 더, 한 섹터, 한 종목이라도 더 소개해주고 싶어하는 "퍼주는 인심"이 느껴진다. 또, (새에 비유하자면) 엄마나 아빠 펭귄이 바다에서 물고기를 가득 배에 채우고 육지로 돌아와서 새끼들의 입에 "소화된" 먹이를 넣어주듯, 산업과 종목에 관한 온갖 자료, 리포트, 뉴스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누구든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하고 요점만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앞에서 오종태 이사님, 강영현 이사님은 각종 지표와 그래프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표나 그래프는 어떤 현상의 패턴을 전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툴이지만 그것을 읽는 데에는 따로 수고와 훈련이 필요하다. 염승환이사님의 글은 그냥 구어체로 술술술술 읽히고 눈에 귀에 쏙쏙 박힌다. 마지막으로 굳건한 낙천주의. 세상과 마켓을 궁극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낙관적 시각이 상승장에서는 엄청나게 빛을 발했고, 하락장에서는 조금 빛이 바랬다. 그러나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염이사님이 꿈꾸는 낙관적 전망이 하나하나 실현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결핍"으로 잡았다(바이오 기업들이 누누히 말하는 "unmet needs"라고 할 수 있겠다^^). 2022년 시작된 고물가와 그로 인한 고금리, 경기침체, 우-러 전쟁, 에너지 부족, 신냉전 등등... 어려운 환경의 어려운 시대에 결핍이 두드러지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고 채워줄 기업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크게 세 가지 줄기로
신냉전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와 미국의 중국 공급망 배제(중국 제조업 결핍)
러시아 제재와 이상 기후로 인한 에너지 부족(에너지 결핍)
글로벌 소비 감소로 인한 GDP 위축(GDP 결핍 또는 성장 결핍)
을 꼽고 있다.
그리고 각 줄기마다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경제사회적 배경을 충분히 고찰하고, 그에 따라 부각될 섹터들을 충분히 시간을 기울여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각 섹터와 분야별 유망 기업을 표로 정리해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