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채우는 만다라 컬러링
마리 콘텐츠 지음 / 생각의집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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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복잡한 생각 없이 색의 조화를 즐기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하는 몰입의 경험. 색으로 감정을 치유하는 만다라 컬러링의 마법을 만나보세요.


만다라(Mandala)는 원, 중심을 뜻하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문양입니다. 마리 콘텐츠의 <마음을 채우는 만다라 컬러링>은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치유의 만다라 컬러링을 선사합니다.





휴의 時間.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걱정을 덜고 마음을 온전히 쉬게 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컬러링에 몰입하다 보면 무심히 손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안쪽 깊은 곳까지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만다라 컬러링 샘플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어 만다라 컬러링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도전의 진입장벽을 낮춰줍니다. 40여 종의 정교하고 다양한 만다라 도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원형을 기본으로 한 방사형 패턴, 꽃잎 모양의 반복 구조, 복잡하면서도 규칙적인 선의 배치 등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정교한 도안들이 등장합니다. 중심에서부터 바깥으로 퍼지는 대칭 구조 덕분에 보는 것만으로도 안정감과 집중력이 극대화되는 기분입니다.


오늘은 어떤 색깔의 하루를 살았나요? 오늘의 마음은 어떤 색일까요? 입는 옷, 먹는 음식, 좋아하는 물건까지 모든 것이 색의 영향을 받습니다. 감정 또한 색을 통해 이해될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우울해서 회색이 떠오르고, 또 다른 날은 들뜬 기분으로 노란색을 칠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감정의 변화를 억누르지 않고 고스란히 색으로 드러내어봅니다. 정답 없는 색의 세계를 온전히 누려보세요.


색을 고를 때는 규칙도, 순서도 없다는 걸 일깨워 줍니다. 내 손이 가는 대로의 자유를 만끽해 봅니다. 완벽하게 칠하지 않아도, 선을 벗어나도, 색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음 페이지엔 또 다른 그림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일상의 잡념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현재에 몰입하게 됩니다.


같은 도안이라도 색칠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탄생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생각의 과잉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마음을 채우는 만다라 컬러링>. 조용히, 그리고 다정하게 나를 다독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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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글쓰기 - 30년 글쓰기 전문가가 알려 주는 글센스를 높이는 비법
이가령 지음 / 유노책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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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단 한 줄이라도 내 진심이 잘 드러나는 문장을 쓰고 싶다는 바람, 복잡한 생각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갈망. 감정이 먼저 읽히는 문장을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보여주는 글쓰기의 기술 <고수의 글쓰기>를 읽어보세요.


30년 넘게 글쓰기를 연구하고 지도해온 이가령 저자는 잘 쓰는 글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 글을 쓸 수 있는지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딱딱한 작문 교본이 아니라 삶의 감각을 언어로 길어올리는 글쓰기 책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글쓰기의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고수의 글쓰기>는 글은 넓게 펼치는 것이 아니라 좁게 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막연한 이야기보다 하나의 장면, 하나의 감정,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하자고 합니다.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왜 이 글을 쓰는가'라는 물음이라고 합니다. 자기 인식과 동기의 확인이야말로 글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글감 찾기를 단순한 소재 선정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주제를 정할 때는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과잉 설명 대신 진정성 있는 사소한 이야기로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노견과의 일상을 쓸 때에도 전체 관계를 설명하려 하지 말고, 따뜻한 물에 사료를 불리는 그 순간, 조용히 기다리며 물소리를 듣는 한 장면만 포착하라는 조언은 글쓰기의 본질을 콕 집어 줍니다. 사소한 이야기가 지닌 힘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나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이야말로 글쓰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오해입니다. 중요한 것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서사는 연출이 아니라 해석이라고 합니다. <고수의 글쓰기>는 서사력의 핵심을 관찰과 거리두기에서 찾습니다. 일상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의미의 맥락을 찾아 서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멀리서 봐야 한눈에 보인다는 말처럼, 일상을 이야기로 전환하려면 그 장면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지우지 않는 태도, 이 모순된 자세가 글의 깊이를 더합니다. 기억은 어떻게 끌어내는가, 체험에 어떤 옷을 입힐 것인가 같은 질문을 통해 서사력을 키우는 법을 들려줍니다.


저자는 설명하지 말고 겪게 하라는 포인트를 짚어줍니다. 분노를 표현할 때 "너무 짜증이 났다"라는 것보다, "손에 힘을 주면서 볼펜을 세게 눌렀다. 종이가 찢어질 듯했다. 입술을 깨물면서 애써 참았지만, 결국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와 같이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좋은 글은 유리창과 같다고 합니다. 글쓴이의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도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감정을 전달하려면 그 감정을 낳은 행동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라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감정을 겪게 하는 글이야말로 고수의 전략입니다.


글쓰기에서 어휘력은 문장미를 넘어 글의 설득력과 신뢰도를 결정합니다. <고수의 글쓰기>는 어휘력 향상을 선택의 정확성 문제로 접근합니다. 특별하게 쓰고 싶다면 더 구체적으로 라는 말처럼, 구체화는 독자를 설득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다만 '아주, 매우, 몹시, 대단히, 굉장히, 엄청나게' 같은 수식어를 남용하지 말고, 실제 감각이 전달되는 단어를 사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어휘 선택은 감정 전달의 열쇠입니다. 낡은 단어 대신 시대에 맞는 언어를 사용할 것을 주문합니다. 배려를 담은 언어는 글의 윤리성을 높이고, 시대적 감각도 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시작하는 용기와 수정하는 용기를 가질 것을 일깨워 줍니다. 글쓰기는 멈추지 않는 과정이며, 실패해도 괜찮은 싸움이라는 것을 누차 강조합니다.


글은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합니다. 기록은 자기 인식이며, 쓰는 행위는 자기 삶을 다시 살아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언어를 찾고 싶은 사람, 경험을 의미 있는 이야기로 바꾸고 싶은 사람, 감정을 설명이 아닌 장면으로 전달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글쓰기의 기술을 넘어 감각을 익히고 싶은 모두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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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리더십 - ESG 경영을 추구하는 CEO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장신애 지음 / 라온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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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기업의 성장 동력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높은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성공의 지표였다면,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벌었는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ESG 경영 리더십>은 이런 시대적 전환점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어떤 자세와 전략을 갖추어야 하는지 제시하는 실천형 가이드입니다.


장신애 저자는 언론과 학계, 기업교육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젊은 리더로서 ESG를 유행이 아닌 생존의 조건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사람 중심의 리더십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풀어냅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수집한 사례와 실행 전략을 통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등장은 윤리 경영 차원의 이슈가 아닙니다. 투자자, 소비자, 정부가 동시에 요구하는 새로운 운영 표준이자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특히 MZ세대가 기대하는 리더상의 변화에 주목합니다. 위계에 기반한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리더로서의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ESG 시대에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변화에 민감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자기 역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물상입니다.


기업이 ESG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 규제 대응, 투자 유치, 소비자 신뢰 확보, 인재 확보, 리스크 관리 등 ESG는 단지 좋은 일을 하자는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생태계를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과거에는 ESG가 주로 대기업의 과제였지만 이제는 중소기업에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요구사항이 되었고, 이를 무시한 채 운영되는 기업은 점차 공급망에서 도태될 겁니다.





변화는 위협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ESG를 통해 탄생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혁신 가능성에 주목한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리더가 그 기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방향을 짚어줍니다.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리더들의 사례를 통해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구체화합니다. 책임감, 윤리성,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사고,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감각이 핵심 키워드입니다.


실제로 ESG 리더는 조직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ESG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내부 저항을 설득하며,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조율해야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SG는 내부 혁신의 과정이며, 결국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서번트 리더십은 실행력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서번트 리더십은 구성원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전통적 방식과는 달리, 섬기는 리더로서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ESG의 핵심 가치와 맞닿아 있습니다.


ESG는 결국 신뢰받는 조직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리더가 먼저 신뢰를 주고, 구성원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며, 조직의 장기적 가치를 중심에 둘 때 ESG 경영은 실현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나와 다른 이들의 삶을 연결하고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ESG와 서번트 리더십은 그 질문에 대한 실천적 해답입니다.


ESG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구체적인 실행 가능성으로 연결한 <EGS 경영 리더십>. 어떻게 ESG를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리더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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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의미를 찾아서 - 양자역학의 세계관을 구축한 과학자들의 도전
폴 핼펀 지음, 강성주(항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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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과학이 단 하나의 이론으로 세계를 설명하려 한 여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물리학자 폴 핼펀 저자는 <우연의 의미를 찾아서>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과학적 탐구의 거대한 맥락을 경이롭고도 명쾌하게 정리해냅니다.


빛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해 양자역학이라는 미지의 심연에 도달하기까지, 그 여정을 따라가며 물리학과 철학, 심리학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만나게 됩니다.


과학사상 가장 혁명적인 이론이 탄생하기까지의 인간적 드라마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우연의 의미를 찾아서>. 과학자들의 이론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이 나온 배경과 인물들의 철학적 신념과 성격적 차이까지 묘사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먼저 고대 철학자들의 빛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됩니다. 피타고라스, 엠페도클레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의 거장들이 수백 년간 벌인 논쟁. 지금에서야 보면 웃음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사고실험이 얼마나 중요한 토대가 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저자는 고대 철학자들의 틀린 직관조차 과학발전의 디딤돌이 되었다는 걸 짚어줍니다. 빛의 속도는 유한한가, 태양은 왜 빛나는가와 같은 의문들은 훗날 원자의 발견, 중력의 존재, 운동의 이유를 탐구하는 단초를 제공했으니까요.


중세를 넘어 근세로 오면서 과학은 실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됩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와 아이작 뉴턴의 등장은 빛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만들었습니다. 케플러의 발견은 인상 깊었습니다. 화성의 궤도가 완벽한 원이 아닌 타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고대의 잘못된 관념에 얽매이지 않은 채 관측 자료가 보여주는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과학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이론보다 차가운 데이터를 선택한 순간 현대과학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빛의 속도가 유한한지 밝히는 것은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였던 것처럼,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우주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뉴턴의 운동법칙이 등장하면서 물리학은 놀라운 예측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같은 법칙으로 설명된다니! 19세기 말, 과학계 상당수는 모든 자연현상을 정확한 원인과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계론적 세계관은 곧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근본적인 도전을 받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공간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뒤흔들었습니다. 고전역학에 균열을 일으킨 첫 지점이자 이후 양자역학의 출현을 자극한 결정적 모멘텀이기도 합니다. 3차원 공간에 시간을 네 번째 차원으로 더한 4차원 시공간 개념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발상이었습니다. 이론과 실험,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면서 20세기 물리학 혁명을 완성해냅니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은 양자역학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양자역학의 태동은 고전적 인과성의 붕괴에서 출발합니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은 자연 자체에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했거든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고 믿었던 결정론적 세계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파울리의 배타원리,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 등은 단지 과학적 발견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인식론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이론의 미묘한 철학적 함의에 집중합니다. 양자 얽힘의 개념은 그중 백미입니다. 양자 얽힘은 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작용이라고 불렀던 현상입니다.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순식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게 말이 될까요? 하지만 실험은 이 기이한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저자는 이 현상이 현재의 양자 컴퓨터 개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카페인 분자 분석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더불어 물리학자들의 직관과 철학적 질문이 결국 실용 기술로 이어졌음을 강조하면서, 과학이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생활로 스며드는 과정을 조명합니다.





<우연의 의미를 찾아서>에서는 물리학자 파울리와 심리학자 카를 융의 20년에 걸친 교류를 중요한 축으로 다루기도 합니다. 이들의 만남은 친분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과학과 심리학이 만나 탄생한 공시성 개념은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를 설명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학문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지식이 교차할 때 어떤 새로운 사유가 탄생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처럼 이론물리학의 심오한 세계 속에서도 우연처럼 보이는 인간적 만남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과학 이론의 방향을 바꾸었는지를 파고듭니다.


과학자들이 이상적으로 믿었던 자연의 질서, 특히 대칭성이 깨지는 순간을 다룬 챕터도 흥미롭습니다. 패리티 위반(parity violation)의 발견은 자연이 언제나 조화롭고 균형 잡혔으리라는 인간의 믿음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었습니다. 패리티 위반은 과학자들이 포기하지 못하는 통합 이론의 미학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건이었고, 이후 과학은 오히려 불균형과 비대칭의 질서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됩니다.


<우연의 의미를 찾아서>는 양자역학의 완성으로 과학의 여정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명확히 합니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파울리 등이 궁극적으로 자연의 단 하나의 이론을 찾고자 했음을 강조하면서도, 그 이론이 반드시 우리가 예측한 형태일 필요는 없다고 시사합니다.


원자보다 작은 세계의 불확정성과 중첩, 얽힘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첨단 기술의 근간으로 자리 잡으며 물리학을 넘어 컴퓨팅, 암호, 센서 기술까지 급속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2025년은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입니다. <우연의 의미를 찾아서>는 양자역학 세계관의 이론적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양자적 사고방식이 우리 현실을 어떻게 다시 구성하고 있는지를 조명합니다. 양자과학의 본질적 의미와 철학적 여운까지 짚어내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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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 지금 집값보다 더 높게 파는 홈스테이징 재테크, 개정판
장미정 지음 / 라온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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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어디든 사 두면 언젠간 오른다는 말이 통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요? 이제는 오를 집이 아니라, 팔릴 집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는 홈스타일링 인테리어 책이 아닙니다. 집을 팔리는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서이자, 위태로운 시장 속에서도 살아남는 생존 매뉴얼입니다.


저자 장미정은 홈스테이징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전문가입니다. 숙명여대 연구교수, 한국홈스테이징협회 설립자이자 대표, 그리고 일본 홈스테이저 1급 자격을 한국인 최초로 수료한 인물입니다.


인테리어를 넘어 건축, 공간 연출, 브랜딩까지 총체적 접근을 해온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그만큼 이 책도 이론과 실용성이 균형 잡혀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불황, AI 기술 패권 경쟁, 저출산과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기존의 부동산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요가 공급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공급을 해도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부동산은 ‘가격’이 아닌 ‘보이게 하는 법’이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이게 하는 법이란 소비자가 그 공간에 살고 싶게 만드는 일, 그 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연출, 그리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감정적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핵심 원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방 수와 평수가 아니라, 느낌이 집값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현재 입주 중인 집은 연출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설명이 인상 깊습니다. 가구와 짐이 가득한 상태에서 집을 보러 온 방문자는 본인의 삶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살고 있는 흔적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작용하기에 인테리어보다 공간이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팔기 위한 집은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만의 홈을 상상할 수 있는 중립적 공간이어야 하는 겁니다.


“좀 더 비싸게 팔고 싶다면 불편을 즐겨라.”라는 말이 현실적입니다. 홈스테이징은 단순한 치장이나 리모델링이 아닙니다. 이 집이 얼마나 나의 삶에 어울리는지 느끼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홈스테이징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매물의 특성과 조건에 따라 어떤 콘셉트를 기획하고, 어떻게 입지를 분석하며, 어떤 시각적 전략으로 연출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줍니다.


홈스테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상품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스토리와 체험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마케팅 플랫폼처럼 바라보는 사고 전환을 유도합니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색 구성 팁도 구체적으로 짚어줍니다. 책장의 책을 정리할 때도 따뜻한 색에서 차가운 색으로 그러데이션을 주듯 정리하는 식으로 말이죠. 저 역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내놓으려면 책 정리가 1순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깔끔히 책장을 정리한다 한들 색깔별로 정리하는 것만큼 깔끔한 느낌을 주는 건 없을 듯해서 공감합니다. 책 찾을 땐 불편하겠지만, 집이 팔리려면 불편함을 즐기라고 했으니 따라야겠습니다.





홈스테이징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원칙과 필수 전략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용기는 이 책에서도 등장합니다. “판매자는 스스로 버리지 못하고 집 어딘가에 저장해두려는 습성이 있지 않은지 한 번 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라는 말에 뜨끔해집니다.


정리가 곧 브랜딩이며, 여백이 곧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 우리는 이것을 소비자의 심리에서 읽어야 합니다. 공간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실전 테크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닥, 벽, 천장이라는 기본 요소부터 시작해 가구와 소품의 색 대비와 조화까지 디테일한 연출법이 소개됩니다. 스테이징에서는 소품이 너무 베이스와 같은 컬러여도 안 되고, 너무 개성적이어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예쁜 공간이 되어선 안 됩니다. 팔리는 공간은 감정적 연계가 형성된 곳입니다. 소비자의 정서적 동선을 짚어주며 공간 연출은 심리 마케팅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공간을 사고파는 사고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잘 팔리는 부동산은 따로 있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 임대사업자, 집값을 높이고 싶은 실거주자, 스타일링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중개사 등 부동산을 보이는 상품으로 전략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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