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 우울증 걸린 런던 정신과 의사의 마음 소생 일지
벤지 워터하우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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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설명되지 않는 마음을 기록한 한 정신과 의사의 고백, 벤지 워터하우스의 회고록 『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저자는 영국 NHS에서 수련의로 일하며 환자들을 돌보다가 스스로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환자로서, 병동이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들을 마주하고 기록했습니다. 고통의 이면에서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길어 올리는 블랙코미디적 시선이 매력적입니다.


1부 전구증에서는 수련의 초기 경험을 통해 정신 병동이 단순한 치료 공간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복잡성이 응축된 극장임을 보여줍니다.


당직 근무 중 자살 시도 환자를 무심히 대했다가 몇 분 뒤 그 환자가 자신의 환자임을 알게됩니다. 이 사건은 저자의 내면에 깊은 균열을 남기고 결국 무력감과 죄책감 속에서 우울증 진단으로 이어집니다.





"환자들은 가공 처리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움직이는 과일과도 같다. 사과, 오렌지, 바나나 등에 붙는 스티커 대신 우리의 베스트셀러는 조현병, 양극성 장애, 우울증, 감정 불안정성 인격 장애다." p105


저자가 수련 과정에서 배운 이른바 F코드 붙이기 장면은 정신의학의 기계적 측면을 드러냅니다. 환자들은 가공 처리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움직이는 과일과도 같다며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는 훈련은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개인사의 복잡성을 지워버리는 폭력이기도 합니다. 『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는 진단 체계라는 객관적 장치 뒤에 가려진 인간의 서사를 끊임없이 환기합니다.


경계성 인격 장애를 앓는 페이지와의 에피소드도 인상 깊었습니다. 학대받은 과거에도 불구하고 팔에 '아빠' 문신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아빠잖아요. 아마 항상 사랑하긴 할 거예요. 가족이란 게 복잡해요. 아시죠?”라며 상처와 애정이 공존하는 가족 관계의 역설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 장면을 통해 정신 병동의 환자와 자신의 개인사가 겹쳐지는 순간을 목격합니다.





2부 질병 편에서는 저자가 환자들을 돌보는 동시에 자신이 환자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아이러니한 장면은 그가 평소 환자들에게 처방하던 플루옥세틴을 자신이 복용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자는 우울증을 신경 물질의 이상으로 일축해버리는 것은 삶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환청을 친구 삼아 살아가는 조현병 환자 말콤의 에피소드는 정신의학의 근본적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말콤은 목소리들 중 어떤 건 친절한데다가 그 목소리들이 자기 말 상대가 되어준다고 말했습니다. 정신질환이 단순히 제거해야 할 병적 증상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의학적 개입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환자들의 주관적 세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갑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의 개인사와 환자들의 사연이 교차하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희미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 장 3부에서는 회복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여기서 말하는 회복은 완벽한 치유가 아니라, 복잡성과 모순을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더 이상 고통을 단일한 병명으로 환원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마음 자체를 인정하는 태도를 회복의 본질로 제시합니다.


팬데믹 시기 겪은 팬데믹 블루, 환자를 돕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또 다른 억압으로 작동하는 선의의 지옥, 그리고 가족과의 화해 등 개인적, 사회적 층위에서 동시에 회복을 탐구합니다.


벤지 워터하우스 저자는 정신의학을 절대적 권위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상 부족, 전산 오류로 인한 오진, 강제 입원의 역설 등에서 시스템의 허점을 유머와 풍자로 풀어냅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들은 정신 병동이 사회의 축소판임을 보여주며 인종, 젠더, 계급 문제가 그대로 반영되는 공간임을 드러냅니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무너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용기 있는 고백 『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정신의학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인간 정신의 다층성을 탐구하는 사회적 기록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정신적 고통을 뇌의 화학적 불균형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요? DSM 진단 기준으로 모든 마음의 문제를 분류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진단명과 처방전으로 해결되지 않는 인간 마음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때로는 설명되지 않는 마음과 마주하는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에 이릅니다. 이 회고록은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던 경계선을 지워버리고, 누구나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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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는 수요일
곽윤숙 지음, 릴리아 그림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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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때?”라는 질문에 “별일 없어”라고 답하는 건 대화의 관성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달리해 보면, 그 짧은 대답 속에는 하루를 무사히 건너온 안도의 숨결이 숨어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무탈하게 하루를 마쳤다는 사실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값진 결과지요. 월요일의 무거움도, 금요일의 설렘도 없는 그저 평범한 수요일. 『별일 없는 수요일』은 무탈함의 의미를 아이의 눈을 통해 드러냅니다.


곽윤숙 작가의 글과 릴리아 작가의 그림으로 완성된 이 그림책은 어린이의 짧은 버스 여정을 통해 공동체와 배려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무탈하게 하루를 살아간다는 사실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배려와 따뜻한 손길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열 살 소녀 가영이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잠깐 졸다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게 됩니다. 당황한 순간, 가영이는 자신만의 주문을 외웁니다. “괜찮아 하나, 나는 정가영이니까. 괜찮아 두울, 열 살이나 먹었다고…” 이렇게 자신을 다독이는 장면이 사랑스럽습니다.


자기암시를 넘어, 아이가 지금까지 주변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지지를 재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친구, 고양이, 기도해 주는 할머니까지 가영이가 두려움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줍니다. 우리 아이는 위기의 순간에 어떤 마음의 주문을 가지고 있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림책 속 버스는 사회의 축소판으로 기능합니다. 버스에는 다양한 연령, 배경,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끼리 한정된 공간을 공유하며 서로의 존재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가영이가 졸다 놓친 정류장 사건은 이 공간 속에서 여러 인물들의 은근한 도움을 이끌어냅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넘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눈길을 보내는 어른, 길을 물을 때 차분히 대답해 주는 승객, 눈에 띄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배려의 분위기. 이런 요소들이 모여 결국 가영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별일 없는 하루'를 만들어냅니다.






공동체적 연대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실 일상의 안전은 익명의 타인들의 배려가 얽히고설켜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교통신호를 지켜주는 운전자, 길을 묻는 이에게 답해주는 행인,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누군가... 이 모든 순간이 모여 우리의 하루가 '별일 없는 하루'로 완성되는 겁니다.


아이의 눈을 통해 비친 공동체적 연대는 아주 사소한 배려의 축적에서 비롯됩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나도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주는 눈길이 될 수 있다는 책임감을 일깨워 줍니다. 이제 “별일 없어”는 더 이상 습관적 대답이 아니라, 세상과 서로에게 보내는 감사와 안도의 고백이 됩니다.


평범한 하루의 특별함을 재발견하게 하는 『별일 없는 수요일』. 가영이는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아주 깜짝 놀랄 만한 반전도 기다리고 있으니 결말 스포 접하지 않고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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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 충동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한 처방전
저드슨 브루어 지음, 최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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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도파민 중독 시대, 뇌과학이 제시하는 마음챙김 해법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중독 심리학 권위자가 밝히는 뇌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한 지 5분 만에 다시 손에 들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야식 앞에서 무너집니다. 의지력 부족일까요?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에서는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중독의 실체를 파헤치고 마음챙김 해법을 보여줍니다.


저드슨 브루어 저자는 20년 넘게 중독 심리학을 연구해온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중독의 스펙트럼은 알코올, 담배 같은 중독 물질을 넘어서 소셜미디어, 자아, 생각, 심지어 사랑까지 중독의 범주에 포함시키며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족쇄들을 하나씩 들춰냅니다.


중독은 뇌가 보상을 잘못 학습한 결과라고 합니다. 스키너의 보상 기반 학습 이론을 인용하며 행동이 보상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뇌 회로가 강화되면서 습관의 순환고리가 형성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시험을 잘 본 뒤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아 다시 공부에 몰입하는 것과 스트레스를 술로 풀면서 뇌가 술=위안으로 학습하는 과정이 똑같은 원리라는 겁니다.





오늘날 가장 보편적인 중독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입니다. 저자는 푸시 알림이 도파민 보상 체계를 자극하는 실험 결과들을 보여줍니다.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뇌는 보상을 예측하고, 실제 보상이 오지 않아도 기대감만으로 갈망을 강화합니다.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기는 심리와 같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스크롤링이 사실상 뇌의 조건반사임을 보여줍니다.


흥미롭게도 자아마저 중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타인의 인정을 통해 강화된 자기 이미지는 뇌에서 도파민 보상을 일으키며 점점 더 큰 자극을 요구하게 됩니다. SNS에서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자아를 유지하려는 강박은 결국 자기 피로로 이어지고 뇌의 갈망 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넷플릭스의 '다음 화 자동 재생'은 사실 뇌의 보상 학습을 교묘히 이용한 장치라고 합니다. 재미라는 경험 역시 도파민 회로를 따라 중독적으로 소모될 수 있는 겁니다. 즐거움과 중독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뇌는 더 자극적인 콘텐츠만을 원하게 되고, 사용자는 점점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합니다.


게다가 생각이라는 내면적 활동조차 중독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고통을 행복으로 착각한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걱정이나 자기 합리화가 뇌에서 보상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불필요한 생각을 되풀이하며 오히려 고통을 강화하는 겁니다. 이는 불면증, 불안장애, 강박적 사고와 직결됩니다.


사랑의 뇌과학도 흥미롭습니다. 생물인류학자 헬렌 피셔의 연구를 인용해 사랑에 빠진 뇌와 코카인에 중독된 뇌가 동일 부위를 활성화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낭만적 사랑이 끝난 뒤 자애 명상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충만함을 경험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사랑조차 중독적일 수 있지만, 마음챙김을 통해 보다 건강하고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실증합니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현대인의 집중력 상실을 중독적 보상 회로와 연결합니다. 스마트폰, 이메일, 광고 등은 뇌의 주의력을 분절시키고, 결국 사고 능력을 약화시킵니다. 마음챙김 훈련은 이런 집중력의 산만함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됩니다.


‘행동은 학습된다’는 원리가 강조됩니다. 나쁜 습관이 학습된 것처럼 좋은 습관 역시 학습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보상의 실체를 명료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같은 곳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는 멈춰 서서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고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중독적 몰입 대신 창조적 몰입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도파민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기반으로 한 몰입은 뇌에 긍정적 회로를 만듭니다. 예술, 스포츠, 학문에 몰입할 때 느끼는 몰입의 즐거움은 뇌의 피질 영역을 활성화합니다. 중독적 갈망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합니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회복력 훈련으로 정의합니다. 명상이 종교적 수행이나 뉴에이지 트렌드가 아니라 fMRI와 EEG를 통해 측정 가능한 뇌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학적 방법론임을 입증합니다.


마음챙김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그것과 개인적으로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갈망을 억제하지 않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금연 임상실험에서 마음챙김 기반 훈련 집단이 기존 금연 프로그램 대비 2배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마음챙김 기법들을 소개합니다. 호기심 어린 관찰, 갈망 서핑, 자비로운 주의 같은 기법들은 각각 다른 종류의 중독 상황에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중독은 잘못 학습된 뇌의 습관일 뿐, 새로운 학습을 통해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신경과학적 통찰과 실용적 명상 훈련이 만나는 접점에서 자기 비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길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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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 시크릿을 현실로 만든 한 남자의 이야기
안드레스 피라.조 비테일 지음, 이경식 옮김 / 노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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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행동이 기적을 불러 부와 성공을 끌어당긴 18가지 창조 법칙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자극적으로 들리지만 저자 안드레스 피라의 실제 삶을 들여다보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단돈 100달러와 낡은 텐트 하나로 태국 푸껫 해변에서 노숙하던 스무 살 청년이 오늘날 수십 개 기업을 거느린 억만장자 기업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의 곁에는 '인터넷의 붓다'라 불리는 자기계발의 대가 조 비테일이 동행합니다. 두 저자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긍정 주문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행동 철학으로 실천합니다.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 유명하죠. 하지만 정작 그 책을 읽고 나서 실제로 인생이 바뀐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는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막연한 희망 고문이 아니라, 정말로 밑바닥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방황과 중독, 무기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청년은 이대로는 절대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에 환경을 통째로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끌어당김의 첫 번째 원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루고 싶은 특정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가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가지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막연한 희망이 아닌 구체적 목표 설정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입니다.


실제로 태국에서의 생존기는 그에게 목표 없이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삶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했습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내린 선택의 결과이며, 그 선택을 바꾸는 순간부터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대부분은 자기계발적 사고의 전환을 강조하지만 저자는 감정을 현실 창조의 핵심 도구로 봅니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겁니다. 그는 일상에서 긍정 선언을 반복합니다. 잠재의식이 언제나 우리의 말과 감정에 반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 형식의 자기 확언을 통해 잠재의식에 긍정적 지향을 각인시키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감정의 진동을 현실과 맞추는 과정입니다. 감사와 평온을 증폭시키는 습관은 행동의 동력을 마련합니다.


저자는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가장 오해받는 지점을 짚어줍니다. 바로 '받기'와 '주기'의 관계입니다. 나눔과 감사는 풍요의 에너지를 불러오는 촉매제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누어주면서 황홀감을 느낀다면, 황홀감이 담겨 있는 어떤 것을 보답으로 받게 된다고 말이죠.


여기서 말하는 나눔은 자기희생이 아닙니다. 자발적인 기쁨을 전하는 행위이며, 그 감정의 진동이 배가되어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감정과 에너지의 교환이 곧 부와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매년 초 그는 101개의 목표를 종이에 적는데, 추상적인 꿈이 아니라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구체적으로 적은 행동 지침입니다. 그리고 매일 이를 시각화하며, 그날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합니다. 이 방식이 그를 수십 개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게 만든 핵심 엔진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원리를 조직 전체에 확산시킨 과정입니다. 회사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방법을 전했고,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목표 설정 → 시각화 → 실행의 습관이 조직 전체에 뿌리내리자 성과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시련을 실패로 보지 않고 삶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으로 바라봅니다. 시련과 문제를 넘어설 때 진짜 성장이 시작된다며, 다음 도약을 위한 연습 무대로 삼습니다. 실제로 저자가 시도한 수많은 사업 중 다수가 처음에는 실패했지만, 그 실패에서 배운 교훈이 이후의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부정적인 에너지에 무너지지 않는 힘에 대해 들려줍니다.


책에 소개된 Do-Be-Go-Have (해라, 되어라, 가라, 가져라) 주문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행동으로 연결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기적을 일상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방식에 대한 실전 전략입니다. 두 저자 모두 실제로 극한의 상황에서 이 방법들을 적용해 성공을 이뤄낸 당사자들입니다.


행동 없는 상상은 아무 힘이 없다는 진짜 끌어당김의 법칙의 핵심 메시지를 짚어주는 『노숙자에서 억만장자로』. 이 경험을 내가 직접 누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목표를 위해 얼마나 오래 전력을 다할 수 있을까?, 달성했을 때 나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통해 목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룰 것'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기보다는 내면의 힘으로 현실을 창조해나가는 것,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사고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101개 목표 작성법, 일일 시각화 루틴, 감정 상태 점검법, 나눔과 투자의 구체적 기준 등 실전형 끌어당김의 법칙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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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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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스탠드업 매스'의 맷 파커가 삼각형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기계공학에서 출발해 물리학과 수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교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거쳐 수학 커뮤니케이터가 된 그의 이력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여정이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에 담겨 있습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수학상 IMA‑LMS 크리스토퍼 지먼 메달을 수상하고,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파이(π) 숫자와 본인 이름을 조합해 '(314159) Mattparker'라 명명할 정도로 수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저자. 이번에는 가장 기본적인 도형인 삼각형이 과학, 공학, 음악, 예술, 게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추적합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진 삼각형의 힘은 놀랍습니다. 저자는 삼각형이 인류 문명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줍니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그려진 삼각형부터 현대의 GPS 시스템까지, 거리를 측정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의 근간에는 삼각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도의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되는지도 탐구합니다. 2022년 NASA의 DART 프로젝트는 인류가 소행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각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질량 500kg의 물체가 초속 6km로 돌진할 때, 충돌 각도의 차이가 곧 생존을 결정짓습니다. 삼각법은 우주 규모의 과제에도 필수입니다.


저자의 공학자 친구가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공학자들이 삼각형을 좋아하는 이유는 삼각형이 비틀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사각형은 비틀어져 평행사변형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직사각형이 비틀어지지 않게 하려면 대각선 구조를 첨가해 보강해야 합니다. 삼각형이 만드는 안정성의 과학을 깨닫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의 고층 호텔 옥상에 콘크리트와 유리로 UFO 모양의 바를 만들려던 건축가들의 도전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콘크리트 접시는 쉽게 만들 수 있었지만 유리 돔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지만 결국 해냅니다.


정이십면체의 표면을 수많은 삼각형으로 덮은 뒤 풍선처럼 팽창시켜 윗부분을 지붕으로 사용하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낸 겁니다. 삼각형의 기하학적 특성을 활용한 공학적 혁신의 전형적인 사례로 수학이 어떻게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2023년 수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모자(the Hat)' 타일 발견을 다룹니다. 비주기적 단일 타일, 즉 평면을 빈틈없이 채우지만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는 하나의 타일이 드디어 발견된 것입니다.


50년 넘게 수학자들이 찾아 헤맸던 것이 삼각형의 파생형인 듯한 13변 다각형이라는 상대적으로 간결한 형태였다는 사실은 수학의 아름다움과 예측 불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영국에서는 이 발견이 주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모자'를 3D 프린팅으로 만들고 쿠키로 구워내는 등 대중문화 현상으로 발전했습니다.


삼각형의 연장선 위에 탄생한 원근법, 삼각측량을 이용해 세상을 탐험했던 GPS 이전 시대, 사인파의 조합인 소리 해석, DJ의 요청으로 만든 특별한 디스크 볼 등 삼각형이 어떻게 각 분야를 잇는 매개체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아주 쉬운 실험으로 완벽한 사인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도 주목할 만합니다. 일상적인 행위에서도 수학적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수학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저자가 던지는 기발한 질문들이 재미있습니다. 샌드위치와 빵 껍질의 양이 동일하도록 삼등분할 수 있을지, 오토바이로 경주 트랙을 돌 때 각도가 얼마나 바뀔지, 사각형 말고 다른 모양의 타일로 바닥을 덮을 수 있을지 등 일상에서 문득 떠올릴 법한 궁금증들이 출발점이 됩니다.


맷 파커는 수학의 쓸모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삼각형의 유용한 면과 필수적인 면, 그리고 쓸모없는 면까지 모두 보여주겠다며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 정신 자체에 가치를 둡니다. 그래서인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탁월해 부담 없이 수학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게 만듭니다.


스마트폰의 GPS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술 뒤에는 삼각형과 삼각법이 숨어 있습니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은 수학이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아니라,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언어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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