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청년백수 부동산경매로 50억 벌다
차원희 지음 / 지혜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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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만 해 온 운동선수 출신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난 일입니다.

솔직히 50억이라는 돈에 눈길이 끌리진 않았어요. 얼마를 벌었다는 것 보다는 어떻게 전혀 다른 분야로 과감히 인생의 변화를 줬고,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인지 그 과정이 궁금했답니다.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게 참 대단하지 않은가요. 이전의 삶이 죽을 만큼 힘든 상황도 아니고 그 분야에서는 우수한 길을 걷고 있었거든요. 유도를 포기하고 경매를 하기 위해 백수가 되는 길을 선택한 사람. 뭔가에 탁 꽂히면 열정을 발휘하게 되지요. 남이 보면 별것 아닌 것에도 우리는 누구나 한가지씩은 꽂히는 뭔가가 하나쯤은 있을 겁니다. 저자는 바로 경매에 꽂혔네요. 그러니 백수가 되어도 가슴은 활활 타오르는 상태였어요.

 

처음 경매 세계에 뛰어들어서는 무료강의, 무료특강부터 들어봤지만 결국 교묘한 투자자 모으기 수단일 뿐이어서 실망스러웠다는 솔직한 이야기에서부터 믿음직스러웠어요. 의미 없는 특강 대신 그는 직접 발품을 팔며 현장을 다녀봅니다. 그러다 자신감이 생겼을 때 1,700만 원을 투자해서 한 달 만에 500만 원의 수익을 내며 그의 부동산경매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네요.
 

 

 

경매의 기본인 '얼마나 좋은 물건을 고르느냐'를 위해 기본적인 이론 공부는 물론이요, 무엇보다도 인터넷으로 시세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발품을 팔며 움직이더라고요. 보통 부동산경매로 실패하는 이유는 오히려 경매를 조금 안다는 사람들이라고 해요. 하지만 이 책에서도 나오듯 다양한 변수가 생기더군요. 아무리 이론을 갖춰도 현장의 느낌은 또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큼 뛰어다녔습니다.

 

많은 변수 속에 돌파구를 찾는 행동력은 확실히 배울만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혼자만 이익을 보려는 구조가 아닌 매도를 하더라도 다음 사람까지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접근하는 태도라니.......



 

 

경매와 관련한 알짜배기 정보도 빠질 수 없죠. 경매와 공매의 차이, 진행할 때 주의할 점, 탐정처럼 풀어가는 권리분석 과정, 수익형 부동산, NPL(부실채권), 유치권 등은 물론 전업투자가 아닌 실수요자로서 잘 낙찰 받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위험요소를 최대한 줄이며 자신 있게 접근하는 방식, 오히려 남들은 머뭇거리는 분야를 찾는 특별한 시선, 최소한의 종잣돈으로 투자하는 것이기에 역시 물건 고르는 감각은 아무래도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감각을 갖추고 있다해도 열심히 뛰지 않는 이상 좋은 물건이 그냥 굴러들어오지는 않죠. 그저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팔자좋은 방식이 아니라는 것.

 

개인적으로 NPL에 대한 정보가 참 흥미롭더라고요. 10억에 가까운 물건을 매도하면서 양도세 0원, 이게 법적으로 가능한 사례를 보니 신기하네요. 경매의 매력이 확 생기더라고요. 유치권 있는 짓다 만 상가건물 경매 사례는 참 스펙타클했네요.


 

저자는 경매의 꽃은 명도보다 매도라고 합니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는 것은 낙찰자 능력, 전소유자나 임차인과의 문제는 법적 테두리에서 충분히 해결되는 명도지만, 매도 혹은 임대는 낙찰자 측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에 빠른 임대, 매도를 위해 알려주는 팁도 도움이 되네요. 이 책에서 명도 과정에 생기는 어떤 변수도 착착 해결해나가는 사례들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당장은 경매에 관심 없는 이들도 저자의 제2의 인생 도전기에서 얻을 점이 많아 보입니다.

운동을 하며 다져진 배짱과 마인드 컨트롤은 전혀 다른 분야의 이 일에도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임차인을 만나러 갈 때는 행여 말을 더듬는다거나 당황, 긴장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이 본문에 언급되었거든요. 그만큼 열성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이런 자세라면 경매가 아닌 다른 일을 해도 결국 해낼 분 같네요. 부동산경매 책이지만 딱딱한 정보제공 형태보다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 읽는 재미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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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자들 이야기 재밌밤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조미량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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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도 읽기 좋은 교양도서, 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 저는 예전에 재밌어서 밤새읽는 화학이야기를 만나고부터 이 시리즈 참 괜찮구나 싶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지만 공부하고 이해하는데는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거든요. 특히 수학 시리즈는 저한테도 큰 도움이 되네요.

 

재밌어 밤새읽는 시리즈에서 수학 관련 책은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초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자들 이야기> 이렇게 비슷한 세 권이 나와 있어요.

 

 

수식을 좇던 수학계 슈퍼스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네이피어, 뉴턴, 세키 다카카즈, 아인슈타인, 보어, 니시나 요시오, 페르마, 다니야마 유타카, 라마누잔을 위주로 그 외 관련 수학자들이 소개되는데 뭔가 고개가 갸우뚱할만합니다. 물리학자도 꽤 많거든요.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이 책을 보며 실감했네요. 일본 저자의 책이어서 일본인이 두 명이나 포함되어 있구나 삐딱하게 봤는데 사실은 세계적 위상을 떨친 이들로, 우리나라 수학자, 물리학자는 없어서 이 부분은 많이 부럽더라고요.

 

 

수학 공식은 '발견'이라고 부르는 까닭도 알게 되었네요. 수학, 물리학은 자연법칙이기에 법칙이나 정리는 '발견'이지 '발명'이 아니라 합니다. 그래서 수학 세계는 특허가 없는 것이고요.

뉴턴의 사과 이야기의 진실도 나오네요. 사과나무 아래 있다가 사과가 뚝 떨어지는 걸 보고 유레카~그림들 때문에... ;;

지긋지긋한 로그. 보통 수학교과에서 이쯤 진도 나가면 로그라는 말만 알고 수학을 포기한 상태인 사람들이 꽤 될 겁니다. 하지만 로그 속에 숨어있던 스토리는 멋졌어요. 수학자도 아니고 물리학자도 아닌 그저 귀족 출신 네이피어는 바다에서 길을 잃는 선원의 목숨을 위해 쉽게 바닷길을 계산할 방법을 알아내다 로그를 발견합니다. 요즘 같으면 공학용 계산기로 가능한 계산을 무려 20년간 하고서 결국 만들어낸 로그표. 네이피어에게 수학은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아인슈타인 이야기.

블랙홀의 존재도 밝혀내는 상대성 이론을 도라에몽 이야기로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좋았어요. 멀게만 느꼈던 상대성 이론이 현실에 응용된 사례들도 알려주고 있고요.

 

『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계를 끌어안는다. - 아인슈타인

 

 

물리학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도 나오네요.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과 양자 역학의 보어. 둘 간의 논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요. 서로의 이론을 완전히 이해한 두 사람이기에 논쟁은 대단했습니다. 현실 세계에선 양자 역학이 대활약 중이고요. 물과 기름 같은 두 이론이 공존하는 현대 과학입니다.

 

그 외 그 유명한 페르마의 정리도 빠질 수 없죠. 절대 페르마에는 손대면 안 된다는 나름의 법칙이 있었지만 페르마에 홀린 이들은 참 많았습니다. 300년 이상 수학자들을 고민하게 한 난제는 결국 1994년 영국 수학자 앤드루 와일스가 증명해냈지요. 그리고 저자가 극찬하는 라마누잔. 상대성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없었다 해도 2년 이내 누군가가 발견했을 거라 하지만 라마누잔 공식은 그가 없었다면 아직도 발견하지 못했을 거라고 하니 경이롭기만 합니다.

 

이해 불가인 수식 속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수학자는 문자도 기호도 없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이를 표현하는 언어로서 문자와 기호를 만들어 개념을 완성합니다. 그렇기에 수식은 언어를 표현한 것일 뿐이죠. 뉴턴의 유명한 운동방정식도 뉴턴이 수식을 만들지는 않았더라고요. 뉴턴은 이야기로 풀어냈고 이를 깔끔하게 수식화한 것은 오일러였네요.

수학은 이야기라는 것을 수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책 <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자들 이야기>. 수포자였던지라 각종 함수, 로그 수식에서는 눈이 빙글 돌아버렸지만 그래도 수학과 조금은 친해진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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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우연 - 세계 석학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적 순간
필립 코틀러 외 지음, 허병민 엮음, 오수원 옮김 / 다산3.0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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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금으로 이끈 순간이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터닝 포인트를 이야기하는 책 <준비된 우연>. 좋은 글귀가 가득하네요. 포스트잇에 일일이 적어 눈 닿는 곳에 턱턱 붙여두고 싶을 정도로요.

 


이 책은 허병민 지식공학자의 기획으로 탄생한 책인데 세계적 석학과 리더 78명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에게 받은 답변이라니 (4명은 자서전, 저서를 재구성한 글) 열정이 대단하다 싶더라고요. 즉 그들의 인생을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직접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셈이지요.

 

 

 

 


각각의 분야에서 권위를 가진 인물들이어서 흥미진진했습니다.

마케터, 교수, 저널리스트, 과학자, 작가, 디자이너, 안무가, 전략가, 기업가, 요리사, 사상가, 신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려 78명의 인생 이야기를, 그것도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스펙타클했던 순간을 듣는 것이니까요. <준비된 우연>에 등장하는 78명은 경제적 부를 거머쥔 이도 있고,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더라도 그 일을 통해 인생의 충만함을 느끼는 이들입니다. 
 

 

 


터닝 포인트는 참 다양했어요. 강연 때 청중이 던진 질문, 해고당한 것, 더 올라갈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수업시간에 한 질문, 콘서트를 보며, 바닥에 펼쳐진 안내 책자를 보고, 스케치북을 집에 놓고 와서......

 


터닝 포인트 자체는 찰나일 때도 있지만, 그 계기로 인생이 변하기 시작하죠. 인생은 하나하나의 선택으로 이뤄진다 하죠. 그 선택은 나 자신이 하는 것이고요. 당시에는 미처 몰라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때 그것이 바로 결정적 순간이었구나 깨닫고요. 그렇기에 터닝 포인트는 드라마틱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중요한 것은 '떠날까 말까'의 여부가 아니라 '언제 떠날 것인가'였다. 』 - 동기 부여 전문가 체스터 엘튼
 

 

 


갈등을 극복하고 나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보며 터닝 포인트를 통해 나 자신만의 길을 창조하고 걸어갈 수 있는 선택권을 얻은 그들의 인생 방향을 볼 수 있습니다.


『 삶의 굴곡을 이기고 살아남은 사람의 내면에는 단단한 힘이 쌓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이들이 내 잠재력을 알아보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 - 마케팅 전문가 잭디시 세스

 


예전엔 고통과 갈등이 찾아왔을 때 이겨낼수록 단단한 내공이 쌓인다는 걸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무기력감과 자괴감에 허우적거리는 단계까지만이었거든요. 하지만 그건 제대로 생각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랬던 거구나 싶더라고요.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컸던 거지요.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의 힘을 당시엔 깨닫지 못했어요.
 

 

 

 


베스트셀러 작가 존 아쿠프는 마케팅 분야에서 인생의 정점에 올랐을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세 가지 들더군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일이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든지, 하던 일을 바꾸든지, 완전히 다른 일을 하든지.

앞에 두 가지는 결국 같은 한계에 부딪히기에 그는 세 번째 선택지를 골라 몇 주 동안 방문객 단 한 명인 블로그를 하며 결국 꿈을 이룹니다. 그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습니다. 가치 있는 일을 이루기란 어렵다는 걸 여실히 알려주지요.

 


『 나는 내 인생이 내가 믿고 실천하는 꿈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는 행동을 통해 매순간 세계를 창조한다. 그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기적, 그 자체이다. 』 - 조직 혁신 컨설턴트 마이클 휴고스


『 우연도 우리가 제대로 준비를 했을 때 찾아오는 법이다. 』 - 테크놀로지 경영학자 엔리케 단스


『 고작 한 순간이 인생을 통째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 』 - 안무가, 공연감독 빈센트 패터슨


『 나는 내가 만든 감옥을 탈출한 덕분에 자신을 발견했다. 』 -  체스 그랜드마스터 모리스 애슐리

 


자신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이용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그것은 언제든 변화할 기회를 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패의 진짜 모습이 축복이라는 사실은 먼 훗날 그것을 반추하는 여유를 가졌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설령 그 선택이 실수였다 판단된다면 그 실수조차 귀중한 교훈으로 삼으면 됩니다. 오히려 그걸 했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당시로써는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결국 자신만의 길을 창조하고 걸어갈 수 있는 선택을 한 그 순간, 그들의 터닝 포인트를 통해 허병민 저자가 도출한 결론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기회를 바라보는 관점. 두 번째,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잡을 준비. 세 번째, 행동.

 


살아가면서는 사실 인생의 경로가 바뀌는 때를 인지하지 못하지요. 그렇기에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꿈만 꾸며 사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까지 준비된 우연을 하자는 것입니다. <준비된 우연>에서 그들은 당시 배경과 상황, 그것이 가져올 장기적 결과를 토대로 이야기합니다. 그 결정은 대단치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해 왔던 것에서 기존의 사고방식을 탁 건드리는 거더군요.

 


우리는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지요.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준비된 우연을 잡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준비된 우연>의 78명이 들려준 터닝 포인트를 생각하며 행동하다 보면 나에게 찾아올 수많은 기회,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이런 것이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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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는 지식교양서
보헤미안 지음 / 베프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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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일명 '뻔지르'는 시사, 경제, 역사 분야를 촌철살인의 명쾌함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고 의견을 덧붙인 글을 쓰는 블로거 보헤미안 님의 글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종이신문 안 보는 집이 더 많을 테고요, 낚시질 제목투성이에다 단편적인 인터넷상의 뉴스는 솔직히 보기도 싫고요. 개인적으로 뉴스 자체보다는 오히려 보기도 민망한 광고 배너들이 짜증이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나 몰라라 하기엔 뒤처지는 느낌도 드니...... 이럴 때 속 시원하게 '이게 요즘 이슈야! 그런데 제대로 알고는 있니?' 하며 찔러주는 책 한 권이 참 고마웠네요.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는 경제, 시사, 역사 파트로 나눠 우리가 당연시해왔던 것들의 문제를 짚어줍니다.

예를 들어 이자는 당연한가 챕터는 이자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이자 없이 운영하는 이슬람권의 금융을 비교하며 현대금융시스템을 비틉니다. 돈을 빌려줬다는 이유만으로 이자를 받아야 한다는 권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하며 의문을 제기하죠.


 

 

 

한 편당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어렵지 않게 이슈의 핵심을 콕콕 짚어준다는 게 참 매력적이네요. 경제, 시사에 취약한 저로서는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거품경제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단어만 알 뿐 그 본질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평소에 딱히 찾아보거나 하지도 않았거든요. 검색해봤자 어려운 말로 풀어내거나 너무 간략한 경제용어를 사용해 읽어도 이해하기까지 시간 낭비가 많은지라.


그런데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는 바로 그 점을 파악해 쉽게 쉽게 설명하고 있어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이 책에 실린 글은 모두 오류와 왜곡이 없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글입니다. 거기에 저자의 주관적 의견을 더한 것이고요. 각종 음모론은 빼고 큰 틀에서 경제, 시사, 역사 개념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게 당연시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 어떤 것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각 개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가지고 있는 신념도 다르기에 하나의 법칙으로 사람의 일을 판단하는 것에는 항상 주의해야 하지요. 』 - p12


그렇기에 저자의 주관적 의견에 이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실한 의견 소통이 아닌 편향적이네 뭐네하며 억지만 부린다면 그 역시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테지요.


 

 


이 책은 비판의식이 무뎌진 언론 때문에 탄생한 것일겁니다. 세월호 1주년 때만 해도 전날 실시간 영상이 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조선일보 기사 제목을 보니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이 책에도 언급되는데 2014 물수능때 수학만점자 기사 제목이 '올해 수능 만점자 이승민만 3명. 초대 대통령과 이름이 비슷해서?' 였다고 합니다. 나아질 기대 자체를 버렸습니다. 다행인 것은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언론이 못한 역할을 뻔뻔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특히 역사는 왜곡된 지적이나 진실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단 것을 알려줍니다. 끊임없이 역사를 기억하는 정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에서 오류를 파악하고 바로잡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역사적 왜곡이나 미화가 드라마, 영화 등에서 쉽게 일어나는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오락성과 재미를 위한 역사 왜곡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 문제 제기는 공감이 많이 되었네요. 요즘 우리는 역사 교육도 흐지부지 상태인데 왜곡, 미화된 미디어를 보며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역사 왜곡 없이 사랑받은 정도전과 그와는 반대로 다양한 매체의 역사 왜곡, 미화 사례를 알려줍니다.
 

 


마지막 편은 덕혜옹주 이야기네요. 조선의 정통성이기도 했던 마지막 황족 덕혜옹주의 삶을 통해 우리가 시대정신을 가지고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만 하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 내 삶과 큰 관련이 없는 그들의 연애, 결혼 등에는 관심을 좀 덜 두고, 내 삶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사회, 정치, 경제적 사건을 늘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 - p187


각 편당 기사를 토대로 한 거라 많은 상식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얼마나 뉴스를 안 보며 살았는지 반성하기도 했는데, 그저 보기 싫은 언론 기사라고 나 몰라라 할 게 아니라 그 기사를 통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단 걸 깨달았네요.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알아두면 좋을 시사, 경제, 역사를 쪽집게식으로 알려주는 책입니다. 어려운 용어 남발하지 않아 편하게 이해할 수 있으니 시사, 경제, 역사 분야에 약하다 싶은 분들이나 뉴스 기사는 꼬박꼬박 보면서도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이는 분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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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력 -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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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인 저자는 요즘 대학생들의 독서력에 경악한 느낌을 이 책에서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데요, 학교 교육에서 독서가 별개인 것에 한탄하더라고요. 대학생이라면 각종 논문과 전공서적을 읽으며 핵심을 요약하는 읽기의 힘을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대학입시를 위해 어린 시절 그나마 책을 손에 쥐었던 습관마저도 끊게 하는 교육이니. 하긴 공교육뿐만 아니라 한때 집집이 백과사전 전집과 세계문학 전집을 책장에 꽂아두는 풍토마저도 사라지니 문학과 교양에 취약한 가정환경이기도 하지요.


사이토 다카시 저자는 동시대에 호흡하는 지식인일 수 있는 방법은 독서라고 합니다. 그러려면 쉽고 즐거운 독서를 위해 필요한 내 몸에 맞는 읽기의 힘을 키워야 하지요. 저자가 <독서력>에서 말하는 독서는 단순한 오락 본위의 독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정신의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를 뜻합니다. 조금 어렵다 싶은 책을 읽어냈을 때의 만족감은 읽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죠.


<독서력>은 왜 독서를 해야만 하는지, 책과 어떻게 친해지는지. 책 잘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독서를 즐긴다 vs 독서력이 있다


추리소설, 역사소설, 잡지, 초단편소설처럼 흥미 위주의 책만 읽는 사람은 독서를 즐기는 사람에 포함되지만, 독서력이 있다고 장담하진 못한다 해요. 저자는 독서력이 있는 사람을 문학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읽은 사람으로 기준 정합니다. 이 정도쯤 읽으면 정신의 긴장을 동반하는 독서가 습관화된다고요.


『 독서는 단순히 정보를 섭취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사고력을 단련하고 사람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 - p18


저자가 말하는 책을 읽은 조건은 책의 주장과 핵심내용을 이해해 요약할 수 있는가입니다. 반만 읽어도 요약할 수 있다면 읽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하네요. 이 방법은 논리적으로 파악한 요약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소설보다 교양서가 적합하기도 합니다.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효율적 독서법은 사회에서 정보처리 능력과 관련 있기도 하지요. 빠른 시간 내 척척!

 


 


 

"그래, 독서가 좋은 행위인 것은 알겠어. 하지만 난 책 읽는게 익숙하지 않아." 하는 분들에게 도움될만한 정보. 독서에 익숙해지는 과정도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책 읽는 소리를 듣고, 소리 내어 읽고, 밑줄을 그으며 읽고, 속도 조절하기라는 네 단계인데요. 어렸을때부터 그림책 읽는 소리를 듣는데서 독서는 시작되는데 성인이라면 훌륭한 어린이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으로도 좋을겁니다. 음독을 하면 자신의 책 읽는 능력을 점검할 수 있기도 하고요. 밑줄을 그으려면 오락 위주의 책이 아닌 긴장하며 읽는 책이어야 할테고요. 이쯤되면 책마다 속도를 조절하며 읽는 노하우도 생깁니다.
 

 

 

 


책을 꽂는 방법, 메모하는 능력 등 다양한 독서 관련 기술도 흥미로워요.

메모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단락에서 맥락을 찾는 연습이 자연스레 되거든요. 책을 통해 요약 능력을 쌓으면 실제 대화에서 요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고요.

 



독서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독서는 자신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며, 다양한 인간상을 음미해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좋아하는 책만 읽게 되면 이 생각 저 생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의 기술이 단련되지 않겠지요. 독서는 완전히 자신과 일치하는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면의 마찰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법을 연습하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구어체와 문어체의 미묘한 차이도 잘 알려주네요.

독서를 통해 기르는 문어체 구사 능력이 오히려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요.



 

<독서력>을 읽으며 정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암묵지'라는 표현을 이야기할 때에는 이 책을 읽는 제 경험과도 일치하더라고요. 자신은 좀처럼 의식할 수 없지만, 무의식이나 몸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하는 암묵지.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어도 어렴풋이 몸으로 알고 있는 암묵지는 책을 읽으면 비로소 분명하게 떠오르게 된다 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일이 저자의 표현으로 명확하게 언어화되는 경험 말이지요.


요즘 유행하는 태그 기반 소셜의 인기 태그를 보면 책 관련 태그를 사용하는 비율은 음식, 일상 관련 태그에 비교하면 처참합니다. 소수의 사람만이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더라고요. 그만큼 요즘은 독서가 필수는커녕 선택 사항에서도 한참 뒷전으로 밀려나 있네요. 독서는 사고 활동의 바탕이 됩니다. 그저 문자를 읽는 행위가 아니라 자아 형성의 강력한 방법이자 커뮤니케이션 향상에 꼭 필요한 도구라는 것. 책과 친하지 않은 분들에게 <독서력> 읽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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