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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발음 무작정 따라하기
오경은 지음 / 길벗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6년간 54만 독자를 사로잡은 영어 발음 바이블 <미국 영어 발음 무작정 따라하기>. 오경은 저자는 영어 발음을 연구하며 한국 학습자의 특성과 한계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 교육가입니다.
이 책은 1999년 초판 이후 지금까지 누적 54만 부 이상 판매된, 이른바 영어 발음 교재의 클래식입니다. AI 번역과 발음 교정 앱이 넘쳐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책을 찾는 이유는 발음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입과 귀의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귀가 뚫리면, 입이 열린다는 말로 영어 학습의 본질을 짚습니다. 단어와 문법을 아는 것과 실제 소리를 듣고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훈련입니다. 발음이 교정되는 순간, 듣기가 달라지고, 듣기가 열리는 순간, 말하기가 가능해지는 구조적 연결을 강조합니다.
Part 1에서는 발음이 왜 영어 학습의 핵심이 되는지 설명합니다. 시험 영어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는 소리 자체를 소홀히 했습니다. 사전 속 발음기호와 실제 원어민 발음은 다르다는 사실을 많은 학습자가 간과하는데, 저자는 이 불일치를 파고듭니다.
저 역시 독해는 되는데 입이 안 떨어지는 좌절감을 안고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리듬 인식입니다. 원어민의 말하기는 개별 단어보다 문장 전체의 강약과 리듬으로 이해됩니다. 리스닝과 스피킹을 동시에 열 수 있는 핵심은 바로 이 리듬을 익히는 훈련에 있다는 것입니다.
Part 2에서 다루는 T 발음 8법칙은 이 책의 핵심입니다. t발음만 알아도 영어의 70%가 들린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 8가지 다른 소리로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정석 t 발음부터 시작해서, 굴리는 t(flap t), 콧바람 소리 t(nasal release t), n에 먹힌 소리 t(no audible release), 사라지는 t(silent t), 된소리 t(glottalized t), '츄'로 발음하는 tr의 t, 그리고 s 뒤의 소리 없는 t까지. 저자는 t발음의 다양한 변주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소개합니다.

water가 교과서식 발음으로는 [wɔ:tər]이지만 실제 미국식에서는 [wɑɾər]로 들리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면 원어민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일상 회화에서 자주 쓰이는 발음을 단계별로 훈련할 수 있도록 단어와 문장 예문이 풍부합니다.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 변화를 우리말 표기와 입모양 그림으로 안내해 학습 장벽을 낮췄습니다.
Part 3에서는 영어 알파벳 소리의 확장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æ] 발음을 '애'로만 알고 있나요? 실제 소리는 한국어의 '에'와 '아' 사이 어디쯤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th] 발음도 마찬가지입니다. [θ]와 [ð]를 모두 'ㅅ'이나 'ㄷ'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thank와 tank, they와 day를 혼동할 수 있습니다.
g, d, r, l 같은 발음은 한국어와 미묘하게 겹치지만, 실제로는 다른 조음 위치와 강세를 요구합니다. 이를 단순 암기가 아니라 귀로 듣고 입으로 재현하도록 반복 훈련시키는 방식이 돋보입니다. [r] 발음에서는 'ㄹ'과의 차이를 강조하며, 혀를 굴리는 위치와 입술 모양까지 세밀하게 교정해 줍니다.
영어 발음을 완성하는 단계인 Part 4는 네이티브 리듬을 체득하는 과정입니다. 연음, 축약, 강세, 억양은 결국 원어민처럼 들리게 하는 최종 비밀입니다. want to가 일상에서는 wanna로, going to가 gonna로 들리는 이유를 이해하고 따라 할 때, 영어가 교과서 문어체에서 현실 대화체로 변환됩니다.

문장 리듬 훈련에서는 강조어와 약세어를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원어민이 “I did call you”라고 말할 때, did를 강하게 발음하는 이유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차이를 감각적으로 익히면, 영어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억양과 뉘앙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발음을 FAQ 형식으로 정리해 학습자 스스로 실수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각 단원 끝의 Practice Test는 실제 회화 상황을 반영한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어 성취감을 높여줍니다. 눈-귀-입을 동시에 활용하는 삼중 학습이 가능한 원어민 MP3 파일도 도움 됩니다.
영어로 의사소통할 때 상대방에게 신뢰와 매끄러움을 전달하는 건 발음입니다. 문법이 완벽해도 발음이 어색하면 전문성도 반감됩니다. 결국 발음은 소리 훈련을 넘어 커뮤니케이션의 신뢰 자산이 됩니다.
<미국 영어 발음 무작정 따라하기>는 영어 학습을 시작한 입문자에게는 발음의 기본기를 확실히 다져주는 길잡이가 되고, 리스닝 점수가 정체된 중급자에게는 귀가 트이는 새로운 돌파구가 됩니다.